주말엔 숲으로
이 계절, 수목원만큼 괜찮은 주말 가족 여행지도 없다.
천리포수목원
미국에서 귀화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원장이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해 충남 태안 천리포의 민둥산을 1만5000여 종의 꽃과 나무가 만발하는 숲으로 가꾼 곳이다. 40년 가까이 식물 관련 전공자와 후원 회원의 입장만 허용하다 2009년 3월 1일부터 전체 7개 관리 지역 중 한 곳의 빗장을 풀어 일반에게 공개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해풍이 심해 조금만 파도 소금기 섞인 흙이 나오던 황무지를 개간, 개원 30년 만인 2000년 국제수목학회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지정되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www.chollipo.org
관람 포인트
특정 식물을 집중적으로 키워 일반 관람객은 물론 식물 전문가에게도 인기가 높다. 전 세계에 알려진 500여 종의 목련 중 430여 종을 키우고 있으며, 동백나무와 무궁화, 단풍나무도 각각 380, 250, 200여 종이나 된다. 사계절 화려한 꽃이 만발하는 ‘테마파크형’ 수목원을 지양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펼쳐진 야트막한 언덕과 그 위에 높게 솟은 키다리 나무들이 보기 좋다.
산들소리수목원
불암산의 우람찬 전경이 정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야 가득 펼쳐지는 수목원. 불암산 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4만여 평 규모의 녹지에 자생 식물, 수변 식물, 향기 식물 등을 체계적으로 조성한 한편 화훼 온실, 갤러리 카페, 허브 숍 등의 부대시설과 저학년 아이들이 직접 식물과 곤충을 체험할 수 있는 ‘숲 학교’까지 운영해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다. 숲 학교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로운데, 특히 다육식물을 화분에 옮겨 심는 ‘토피어리 만들기’ 수업과 나무껍질이나 식물 잎을 이용해 주머니를 꾸미는 ‘에코 주머니 만들기’ 수업은 무척 실용적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로59번길 48-31, www.sandulsori.co.kr
관람 포인트
14년간 농약 한 번 치지 않고 숲을 가꿔 나무가 울창한 오솔길에서도 발소리에 놀라 뛰노는 수많은 곤충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수목원 곳곳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나무 장난감과 놀이기구, 고인돌 등의 체험 학습 공간을 마련해 지루하지 않은 산책이 가능하다. 8월 한 달간 초등학생을 위한 페달 보트 체험장도 운영한다.
홍릉수목원
1922년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다. 명성황후 능인 ‘홍릉’이 이곳에 있어 수목원 조성 전엔 ‘홍릉숲’으로 불리다, 1920년대 후반 전국 각지에서 종자와 묘목을 수집하기 시작해 지금과 같은 수목원 체계를 이루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거의 모든 나무와 풀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나무, 가문비나무, 소나무, 측백나무, 전나무 등 2000여 종, 20만여 개체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쉽게 말해 ‘살아 있는 식물도감’인 셈.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으로 지금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은 매달 1~2회 표본을 찾아 전국 각지로 떠난다고 한다.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로 57, www.kfri.go.kr/cms/133.do
관람 포인트
나무 이름표를 통해 해당 나무의 출신지를 알 수 있다. 일례로 제3활엽수림의 팽나무는 월악산, 단풍나무는 점봉산에서 가져온 것이며, 비자나무는 제주도, 섬고광나무는 진도 출신이다. 한편 깊은 숲으로 들어가면 아름드리 잣나무와 소나무가 솟아 있는데, 나무 밑에 통나무를 잘라 만든 간이 의자가 놓여 있어 그늘을 품은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물향기수목원
수생식물 전문 수목원이다. 이곳의 ‘수생식물원’과 ‘습지생태원’은 자연 습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국내에서 가장 생태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계절엔 이팝나무와 쪽동백, 조팝나무, 때죽나무 등의 목본과 참나리, 매발톱, 둥굴레, 기린초, 은방울꽃 등의 초본 그리고 수련, 부처꽃 등의 수생식물이 관람객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빽빽한 고층 아파트 사이에 조성했지만 습지엔 올챙이가 헤엄치고, 나무 위엔 청설모가 뛰어다녀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경기도 오산시 청학로 211, http://mulhyanggi.gg.go.kr
관람 포인트
자연 그대로의 수목원이다. 매점이나 식당은 물론 휴지통도 없다. 환경을 생각해 가져온 쓰레기는 모두 되가져가게 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해 다양한 모양으로 나무를 조각한 ‘토피어리원’과 나무로 만든 미로를 빠져나가는 ‘미로원’ 등의 놀거리를 준비했다. 그런가 하면 메타세쿼이아, 들메나무, 전나무 등을 심어놓은 숲 속 쉼터는 산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국립수목원
한때 광릉수목원으로 불리던 곳이다. 조선 7대 왕 세조의 왕비 정희왕후의 능이 있어 그렇게 불렸다.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1987년 광릉수목원으로 조성, 1999년 국립수목원으로 승격됐다. 900여 종의 식물을 비롯해 곤충,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이 이곳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특히 수목원 내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에는 3000여 종의 열대식물이 전시, 보존되어 있어 희귀 식물이나 멸종 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415, www.kna.go.kr
관람 포인트
하루에 정해진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입장하려면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한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답고 희귀한 꽃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광릉요강꽃(환경부가 멸종 위기 1급 식물로 지정했다)을 볼 수 있으며, 백두산호랑이와 반달가슴곰 등이 살고 있는 산림동물원(5월 15일~11월 15일)도 구경할 수 있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