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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럽 현대미술의 흐름이 궁금하다면

ARTNOW

오는 4월, 쾰른에선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트 쾰른’과 ‘쾰르너 리스테’가 동시에 개최된다. 올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 나아가 세계 현대미술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을 미리 소개한다.

올해 아트 쾰른이 열리는 쾰른메세.

세계 4대 아트 페어 중 하나인 아트 쾰른(Art Cologne)이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독일 라인 강변의 눈부신 도시 쾰른에서 열린다. 매년 4월, 쾰른시 박람회장인 쾰른메세(Koelnmesse)와 그 일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현존하는 아트 페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67년 9월, 쾰른에서 슈피겔 갤러리(Galerie der Spiegel)를 운영하던 하인 슈튕케(Hein Stünke)와 츠비르너 갤러리(Galerie Zwirner)를 운영하던 루돌프 츠비르너(Rudolf Zwirner)를 중심으로 총 18개 갤러리가 모여서 연 ‘쿤스트마르크트 쾰른 67(Kunstmarkt Köln 67)’이 아트 쾰른의 시작. 세계 미술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는 시점에 젊은 독일 예술가들의 새로운 미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이들은 대망의 첫 아트 페어를 개최했고, 무려 1만5000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몰려들어 세계 미술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흐른 지금, 인구 100만의 도시 쾰른은 올봄 또다시 축제의 장으로 변신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52회째를 맞는 아트 쾰른은 미국 출신 총감독 대니얼 허그(Daniel Hug)의 지휘 아래 세계 31개국 200여 개 갤러리와 작가 2000여 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행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갤러리(Gallery)’와 ‘컬래버레이션스(Collaborations)’, ‘노이마르크트(Neumarkt)’의 3개 섹션으로 운영된다. 전 세계에서 모인 99개의 대형 갤러리가 참여하는 갤러리 섹션에선 전 세계의 신진과 중진,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고루 살필 수 있다.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출석 도장을 찍는 독일의 갤러리 토마스(Gallery Thomas)를 비롯해 슈프뤼트 마거스(Sprüth Magers), 한스 마이어(Hans Meier) 등이 참여한다.

1 지난해에 아트 쾰른을 찾은 관람객과 작품들.
2 갤러리기체가 아트 쾰른에서 선보이는 이명호 작가의 ‘Tree… 6’.

2개 이상의 갤러리가 협업해 전시를 소개하는 컬래버레이션스 섹션에선 네덜란드의 폰스 벨터르스 갤러리(Galerie Fons Welters)가 독일 이자벨라 보르톨로치 갤러리(Galerie Isabella Bortolozzi)와 네덜란드와 독일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젊은 작가 올가 발레마(Olga Balema)와 줄리엣 블라이트먼(Juliette Blightman)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프랑스의 울프 갤러리(Wolff Gallery)와 독일 갤러리 에스터 시퍼(Esther Schipper)는 천과 나무, 유리, 실리콘, 콘크리트 등 이질적 재료를 뒤섞은 독특한 분위기의 설치 작품을 만드는 독일 작가 이자 멜스하이머(Isa Melsheimer)의 거대 유리 설치 작품을 소개한다. 이자 멜스하이머는 2013년 국내에서도 개인전을 열어 우리에겐 친숙한 작가다.
컬래버레이션스 섹션에선 올해 독일의 권위 있는 미술상 ‘볼프강 한 프라이스(Wolfgang-Hahn-Preis)’를 받은 양혜규 작가도 독일 갤러리 바르바라 빈(Barbara Wien)을 통해 설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양혜규는 아트 쾰른이 개막하는 4월부터 12월까지 쾰른의 역사적 미술관인 루트비히 박물관(Museum Ludwig)에서도 회고전을 연다. 이 기간에 쾰른을 찾는 이라면 부디 이곳에서 1994년부터 현재까지 제작한 그녀의 작품을 한눈에 살펴보시길.
중소 갤러리로 구성한 노이마르크트 섹션엔 28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앙케 바이어(Anke Weyer)의 거대 회화 작품을 소개하는 미국의 마이어 갤러리(Mier Gallery)를 비롯해, 국내의 갤러리기체도 풍경 사진과 대지미술 등 여러 미술사적 요소를 한데 녹여내는 철학적 작업을 해온 이명호 작가와 먼저 칠한 유화물감이 마르기 전에 다시 물감을 덧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젊은 작가 김미영의 대표작과 신작을 들고 함께한다. 갤러리기체의 윤두현 대표는 “보수적 성향이 짙은 유럽 아트 페어에서 독특한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국내 작가들을 선정했다”며 아트 쾰른 참가소감을 밝혔다.

올해 쾰르너 리스테에 레지나갤러리가 출품하는 이정걸 작가의 ‘Up and Down’.

한편 아트 쾰른이 열리는 기간에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행사가 있다. 바로 아트 페어 쾰르너 리스테(Kölner Liste Discovery Art Fair)다. 이 행사는 아트 쾰른이 진행되는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거대 규모를 자랑하는 쾰른 시내의 엑스포스트(XPOST)에서 열린다. 쉽게 말해 아트 쾰른이 열리는 동안 개막했다가 바로 사라지는 것. 이 같은 일정은 해당 기간에 쾰른으로 모이는 전 세계 미술계 인사와 컬렉터들의 참여를 꾀하고자 한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5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회화와 조각, 사진, 설치미술, 비디오 아트 등 거의 모든 장르의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영국의 아비브슨 갤러리(Avivson Gallery)와 스페인의 과달라하라 갤러리(La Galeria de Guadalajara), 독일의 빌트파르크 갤러리(Bildpark Gallery), 이탈리아의 시스트아트(Sist’Art)를 비롯해 전 세계 140여 개 갤러리가 함께하며, 아시아 지역 갤러리로는 필리핀의 트랜스윙 아트 갤러리(Transwing Art Gallery), 한국의 레지나갤러리(Regina Gallery)가 유일하게 참여한다. 레지나갤러리는 이곳에서 이정걸 작가의 ‘껍데기’ 시리즈 신작을 공개한다. 전작 ‘생성과 소멸’의 연장선에 있는 이 작업은 일상에서 버려진 사물의 껍데기를 수집해 작품의 오브제로 탄생시킨 부조 회화다.

지난해에 아트 쾰른을 찾은 관람객과 작품들.

쾰른이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독일에서 가장 많은 예술 애호가와 컬렉터가 거주하는 곳이다. 이는 전 세계 갤러리가 아트 쾰른과 쾰르너 리스테에 꼭 참여하고 싶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독일, 나아가 세계 현대미술의 경제적 위력을 보여주는 표본인 아트 쾰른과 쾰르너 리스테는 쾰른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추적 역할을 한다. 또 이러한 문화적 토양은 기업 활동을 촉진하기도 한다. 독일의 전 외무부 장관인 자민당(FDP)의 귀도 베스트펠레는 “문화는 사람을 모으고, 독일이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산업은 오직 문화밖에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 50여 년간 뉴욕과 런던, 파리 등 세계 미술계를 좌지우지하는 도시에도 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역량으로 현대미술계를 선도해온 독일 라인 강변의 눈부신 도시 쾰른의 내일이 궁금하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김은아(미디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