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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키의 진화

LIFESTYLE

문만 열라고 만든 게 아니다. 자동차 키에 관한 격세지감.

“지하 3층 F-11.“ 어릴 적 백화점에 가면 몇 층 어느 구역 몇 번에 주차했는지 엄마와 함께 되뇌곤 했다. 주차장에서 차를 세워둔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 몇 바퀴를 도는 일도 잦았다. 주차한 층이라도 헷갈리면 사태는 정말 심각해졌다. 버튼만 눌러도 차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외출 전 미리 시동을 걸어 차 안 온도도 설정할 수 있는 현재의 아이들은 모를 일이다. 최초의 자동차 키라 할 수 있는 ‘턴키 스타트’는 열쇠를 꽂아 시동을 거는 방식으로 1949년에 발명됐다. 이전까지 시동 장치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시동이 걸리는 셀프 스타트 방식으로 도난 사고가 많았는데 턴키 스타트로 인해 보안 기능을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열쇠 복제를 통해 또다시 자동차 도난 사고가 늘어났고 이를 막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이모빌라이저’, 현재의 스마트키에도 장착하는 기술이다. 도난 방지를 위해 각 키에 고유의 암호를 부여해 시동을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한 차는 같은 모양으로 복사한 키가 있다고 해도 시동을 걸 수 없다. 1980년대에 리모컨 키가 등장했고 현재 첨단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키가 자리 잡았다. 원거리에서 리모컨을 눌러 자동차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원격으로 시동을 거는 것을 넘어 운전자가 가까이 오면 자동으로 운전석을 비추는 웰컴 기능, 하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오토록 기능 등을 추가하면서 자동차 키는 더욱 진화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운전자의 취향과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해 시트를 가장 편한 각도로 조정하거나 차에 타기 전 미리 에어컨을 작동시켜 실내를 쾌적하게 하는 센스까지 발휘한다. 음주 측정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키도 있는데 음주 후 날숨에 포함된 아세트알데히드, 에탄올, 수소를 반도체 센서로 구분해 설정된 수치 이하일 때만 시동을 걸 수 있게 해 음주 운전을 사전에 예방한다. 블루투스 방식으로 차량을 잠금·해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스마트폰이 키를 대신할 수 있게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스마트폰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으로 스마트폰이 자동차 키 역할을 대신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고, 볼보는 애플리케이션이 자동차 키 역할을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차세대 방식은 2019년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다. 차에서 내리더라도 자동차 키는 계속 몸에 지니는 액세서리이자 자동차와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멋진 자동차 디자인에 어울리는 자동차 키는 흔치 않다. 자동차 키 디자인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BMW, 재규어, 애스턴 마틴, 파가니 후에이라, 부가티 베이론의 키를 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풀 컬러의 2.2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BMW 7시리즈의 키는 LCD 플레이가 달려 있어 모든 문이 잠겼는지, 현재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크 패드와 냉각수 등 차량 소모품 교체 주기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리모트컨트롤 파킹 옵션을 통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전진 또는 후진시킬 수 있다. 재규어는 F-페이스를 통해 세계 최초로 손에 감는 밴드 형태의 액티비티 키 시스템을 선보였다. 레저 활동에 걸맞은 SUV답게 방수 기능을 갖춰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충전할 필요가 없고 키를 트렁크 문에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것. 애스턴 마틴은 분실 시 2000달러를 지급해야 새로운 키를 얻을 수 있을 만큼 고급스러운 크리스털 사파이어 키를 만들어냈다. 자동차 외관과 같은 디자인에 자동차 휠과 같은 재질인 순도 100%의 알루미늄으로 만든 파가니 후에이라의 키도 있다. 테슬라 S 역시 차의 모양을 그대로 축소한 키로 근거리에서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다. 부가티 베이론의 톱 스피드 키는 베이론 모델의 최고속도를 407km/h까지 풀 부스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특수 열쇠. 브랜드의 존재감과 개성을 드러내는 자동차 키는 기능과 디자인 모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에디터 김윤영(snob@noblesse.com)
디자인 장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