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봄나들이를 떠나듯 SUV를 타고 서울 근교를, 고성능 세단을 몰고 도심과 탁 트인 도로를 마구 달렸다. 그렇게 두 대의 신차와 나눈 특별한 교감.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4MATIC
스포티하고 날렵해 보이는 내부
빨간색 스티치 처리한 시트 커버
The New Mercedes-Benz C 450 AMG 4MATI C
석동빈(방송기자 겸 카레이서, 이하 석) 얼마 전 메르세데스-벤츠 C 450 AMG 모델이 나온다고 했을 때 벤츠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죠. 자동차업계는 친환경, 다운사이징이 화두잖아요. 슈퍼카나 스포츠카처럼 성능만 보고 고르는 차가 아니라면 실용적인 차를 선택하죠. 작지만 고성능인 모델을 내놓았다는 건 확실히 놀라워요.
문지영(이하 문) 전 강남에서 광화문까지 운전하고 오면서 ‘이 차는 스피드를 즐길 줄 아는 여자에게 적합하다’고 느꼈어요. 처음엔 액셀러레이터에 살포시 발을 갖다 대기만 해도 앙칼진 소리를 내더라고요. 그 소리만 듣고 ‘이거 내가 컨트롤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런데 막상 도로를 달려보니 세단과 스포츠카의 얼굴을 동시에 지닌 느낌이랄까. 시내에서 스포트 플러스 모드로 주행했는데, 배기음이 동네가 시끄러울 만큼 크진 않지만 묘하게 질주 본능을 자극했어요.
석 확실히 배기음은 다른 고성능 차량에 비해 얌전한 편이에요. 하지만 변속 모드에 따라 배기음이 달라지는 스포트 배기 시스템을 적용해 일상 주행 시에는 조용하지만 100km/h를 넘어서면 성난 맹수처럼 과격한 음색을 내뿜죠. 액셀을 깊숙이 밟아보면 스포티한 모델임을 숨기지 못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AMG 퍼포먼스 4매틱 시스템을 적용해 가속 시 더욱 향상된 구동력을 발휘하죠. 100km/h로 달릴 땐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거슬렸는데, 150~160km/h까지 밟으면 그제야 타이어가 부드럽게 적응하네요.
문 맞아요. 고속 주행 시 나타나는 반응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과속방지턱이나 맨홀 뚜껑 앞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았는데 신통하게 잘 넘어가더라고요. 몸이 튕길까 봐 걱정했는데.
석 타이어의 접지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저 역시 일부러 속도를 높이며 무리한 코너링을 시도했는데, 뒤집히거나 밀리지 않게 타이어가 잘 잡아주더라고요. 문 일상 주행은 어떤가요? 석 사실 스포츠카라도 70~80%가 일상 주행이니 시내에서 천천히 달려봐야 차의 진가를 파악할 수 있죠. 타이어의 거친 느낌 말고는 말랑말랑하게 잘 달리네요. 브레이크 역시 벤츠답게 부드럽게 조절되고요. 이 차는 스포츠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한 덕분에 제동을 풀 때도 출렁이지 않아요. 단, 고성능 브레이크라 잡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AMG 모델을 선택하는 사람에겐 문제 될 게 없겠지만요.
문 디자인 면에서도 파격적인 요소가 많아요. 전 체크무늬가 들어간 계기반이 제일 눈에 띄더라고요. 레이싱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아요.
석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어요. 크롬 핀으로 장식한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 AMG 배지를 부착한 양쪽 프런트 윙, 트윈 파이프 모양으로 디자인한 양쪽 테일파이프 같은 요소 말이죠. 외관을 잘 살펴보면 곳곳에 실버 크롬과 하이글로스 블랙 컬러를 적용했어요.
문 연비도 리터당 7~8km에 이르는데 이 정도면 합리적인 수준, 맞죠? 연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까지 줄여주는 정말 탐나는 차!
석 한마디로 달리는 걸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사주고 싶은 차네요.
렉서스 2016 뉴 제너레이션 RX
센터 콘솔에 적용한 레이저 컷 우드
슬라이딩 기능을 통해 뒷좌석을 120mm까지 움직일 수 있다.
Lexus 2016 New Generation RX
SUV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몸집이 크면 운전하기에 부담스럽고, 승차감이 좋아졌다고 해도 세단만큼 편안한 건 아니니까. 그렇다고 정숙성을 포기한 채 넉넉한 공간을 찬양할 만큼 라이프스타일이 역동적이지도 않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SUV 퍼레이드가 이어져도 가슴이 요동치진 않았다. 그런 내게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RX를 시승할 기회가 주어졌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출발해 경기도 가평 크리스탈밸리CC까지 왕복하는 코스. 혼자가 아니라 보아테크놀로지 아시아 총괄 지사장 와다 슈이치와 함께 탄다는 점에서 구미가 당겼다. 그는 자신을 캠핑 마니아이자 프로 서퍼라고 소개했다. “서핑, 캠핑, 낚시를 즐기기 때문에 자동차를 볼 때 공간의 유연성을 체크하는 편이죠. 적재 공간을 파악하기 위해 서프보드를 가져왔어요.” 이렇게 적극적인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영유하는 동승자라면 SUV 시승이 더 다이내믹할 거란 기대에 부풀었다. 우리는 함께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RX450h를 만났다. 광고 캠페인 주인공인 주드 로 효과인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카리스마 있게 변신한 외관 때문인지 섹시한 SUV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남 소나타’로 군림하며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외모를 유지하던 렉서스의 이미지가 사라진 것 같아 시원섭섭한 기분도 들었다. 먼저 운전석에 올랐다. 그런데 왠지 어색했다. SUV 특유의 높은 시트 포지션이 19mm 낮아졌고, 스티어링 휠의 각도가 아래쪽으로 2도 내려온 것. 낯설긴 하지만 그 덕분에 세단에 탄 듯 안정감이 느껴졌다. 운전석에 앉아 자세를 잡는 사이 와다 슈이치 지사장은 자신의 서프보드를 트렁크에 넣었다. “이거 정말 놀라워요!” 팔꿈치를 엠블럼 쪽에 가까이 가져가니 트렁크가 절로 열렸다는 것이다(터치리스 파워 백도어로 엠블럼 근처에 손을 대면 트렁크가 열린다). 스노보드보다 조금 큰 서프보드가 들어갈까 걱정했는데 보기보다 트렁크 공간이 훨씬 넓어 무리 없이 넣을 수 있었다. 요즘 사이즈 경쟁을 하듯 디스플레이를 키우는 추세인데 렉서스 RX 역시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갖춰 운전 중에도 정보가 눈에 쏙쏙 들어왔다.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자마자 주행감을 확인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았다. 에코나 노멀 모드에선 렉서스 특유의 나긋나긋한 주행감이 돋보였다. 편안한 세단을 탄 듯한 느낌. 스포트 모드로 바꾸자 그제야 달리는 맛이 났다. 옆자리에 앉은 와다 슈이치 지사장은 덩치 큰 차임에도 조용하며 고속 주행에도 안정감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좌석이나 핸들의 떨림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가평까지 편안하고 부드럽게 주행한 뒤 돌아오는 길엔 조수석에 앉아 이 차가 주는 왠지 모를 안정감을 만끽했다. ‘SUV는 크고 불편해’라고 생각했는데, 렉서스 RX는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세단처럼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마치 운동선수처럼 키 크고 어깨도 넓은 남자친구가 자상하고 부드럽게 날 지켜주는 것처럼.
에디터 문지영 (jym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