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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여름 페스티벌을 찾아서

LIFESTYLE

여름은 세계적 클래식 연주자들이 축제로 집결하는 계절이다. 알프스 풍경, 바로크 양식 교회, 폐공장과 광장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펼쳐지는 여름 클래식 페스티벌.

그슈타트의 사넨 교회 일대의 풍경. © Destination Gstaad_Melanie Uhkoetter

페스티벌 텐트에서 열린 <트리스탄과 이졸데> 공연. © Raphael Faux

사넨 교회에서 연주 중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 Raphael Faux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 
스위스 알프스의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마을 그슈타트에서 열리는 세계적 음악 페스티벌로, 20세기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이 1957년에 설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슈타트에서 음악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발견했다”라고 말하며 이곳을 음악적 사유 공간으로 삼은 메뉴인의 철학에 따라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축제의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전통적 콘서트홀이 아닌 마을의 작은 교회나 광장, 산속 오두막, 야외무대 등 알프스의 자연을 품은 공간에서 음악을 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올해는 튀르키예 출신 상주 음악가 파질 세이를 비롯해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 비킹구르 올라프손, 김봄소리 등 세계적 연주자들이 공연을 펼치며, 7월 29일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그의 스승 손민수가 함께 꾸미는 무대도 마련된다. 7월 8일부터 9월 6일까지.

솔 가베타가 주축이 된 현악7중주 공연 모습. © Benno Hunziker

올스베르크 수도원 교회 전경. © Benno Hunziker

공연이 열리고 있는 올스베르크 수도원 교회 내부. © Benno Hunziker

 솔스베르크 페스티벌 
클래식 음악 중에서도 연주자들의 좀 더 내밀한 호흡에 집중할 수 있는 실내악에 관심이 있다면 솔스베르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기억해둘 것. 10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스위스의 올스베르크 수도원 교회, 성 베드로 바로크 교회 등 바로크양식 교회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장소에 걸맞게 작은 공간에서 사운드가 최적화된 실내악 공연에 집중한다. 설립자는 세계적 첼리스트이자 바젤 음악 아카데미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솔 가베타. 이 축제에는 솔 가베타의 음악적 동반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자벨 파우스트와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 피아니스트 넬슨 괴르너 등 세계적 연주자들이 집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축제 20주년을 맞아 ‘미래를 향한 음악’이라는 주제로 실험적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6월 26일부터 7월 6일까지.

함부르크시의 랜드마크 엘브 필하모니 콘서트홀.

지난해 축제에 참여했던 사이먼 래틀 경. © Daniel Dittus

핀란드 출신 성악가 카밀라 뉠룬드의 공연. © Daniel Dittus

 함부르크 국제 음악제 
함부르크는 브람스가 꿈을 키운 고향이자 헤어조크 앤 드 뫼롱이 설계한 엘브 필하모니 콘서트홀의 압도적 존재감 덕분에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 빼놓을 수 없는 순례지로 꼽힌다. 이 도시를 세계적 클래식 음악의 성지로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있는데, 2017년부터 이어져온 ‘함부르크 국제 음악제’다. 이 축제는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재즈나 현대음악 등 동시대 음악의 ‘실험적 장’으로서 기능하는데, 올해는 주제가 ‘미래(Zukunft)’다. 개막 공연으로 피에르 불레즈의 대표곡 ‘Repons’을 전자 음향 등을 통해 편곡해 선보이며,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가 안무가와 협업해 존 케이지의 작품을 펼치는 공연 ,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존 루터 애덤스의 무대 등도 주목할 만하다. 5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부쿠레슈티의 그랜드 팰리스 홀에서 열린 2023년 개막 콘서트.

연주 중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축제가 진행 중인 엠켄도르프 영지. © Felix Konig

독일 킬 지역에 위치한 분데리노 아레나에서도 공연이 진행된다. © Maike Keller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페스티벌 
루마니아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후대 음악가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 제오르제 에네스쿠를 기리는 축제로,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홀수 해 여름에 개최된다. 올해는 특히 에네스쿠 서거 70주기를 맞아 이와 관련한 공연을 마련한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에네스쿠의 ‘루마니아 광시곡 1번’을 연주하는 개막 공연과 함께 대표 오페라 <오에디페(Oedipe)>를 비롯해 그가 남긴 교향곡, 협주곡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오페라와 무용 공연까지 올리는 등 전방위적 음악 축제라는 것도 이 페스티벌의 특징. 올해는 부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루마니아 국립 라디오 오케스트라 등을 통해 쇼스타코비치와 버르토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대표 오페라 작품도 만날 수 있다. 8월 24일부터 9월 21일까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 페스티벌 
문화적으로 소외돼 있던 북부 독일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지역을 부흥시키기 위해 피아니스트 유스투스 프란츠가 1986년 창립한 클래식 음악 축제로, 올해 40회를 맞이했다. 첫 회부터 참여해 전폭적으로 지지한 전설적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은 “음악으로 친구가 되자”라는 말을 남겼고, 이는 축제의 모토가 되었다. 북부 독일 전역에 흩어진 유서 깊은 성당이나 저택, 조선소, 헛간, 잔디밭, 폐공장 등 ‘삶의 흔적’이 묻어나는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이 축제의 무대가 된다. 이와 함께 SHMF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의 공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워크숍 등 청중과 미래 세대에 친화적이라는 점도 큰 특징이다. 올해는 피아니스트 파질 세이를 상주 아티스트로 선정하고, 그의 조국 튀르키예의 음악을 조명하는 한편, 영국 가수 스팅, 2025년 ‘레너드 번스타인상’을 수상한 일본 피아니스트 하야토 스미노 등의 공연도 펼쳐진다. 7월 5일부터 8월 31일까지.

페스티벌의 주요 공연장 중 하나인 톤할레 뒤셀도르프. © Anne Schaefer

연주 중인 피아니스트 얀 리시에츠키.

 루르 피아노 페스티벌 
19~20세기 초까지 유럽 최대 산업 중심지였던 독일 루르 지역 일대에서 펼쳐지는 세계적 피아노 축제. 1960~1970년대 탈산업화된 이곳을 예술을 통해 재생하려는 시도로 1988년부터 진행되었으며, 에센·도르트문트·부퍼탈·오버하우젠 같은 오래된 성과 공연장, 산업 공원, 폐탄광 등에서 여름에 약 3개월 동안 공연이 이어진다. 피아노 음악이라는 단일 악기로 진행되는 축제인 만큼 참여하는 피아니스트의 면면 또한 가히 독보적이다. 올해는 피아니스트 알리스 자라 오트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브루스 리우, 엘렌 그리모, 다닐 트리프노프, 마오 후지타, 조성진, 키릴 거스타인,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 스타 연주자들의 공연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5월 10일부터 7월 16일까지.

설산을 배경으로 자유로이 연주를 펼치는 젊은 음악가들.

베르비에 마을 곳곳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들의 모습을 마주칠 수 있다. © Janosh Ourtilane

페스티벌 허브로 활용되는 야외 텐트. © Silvia Laurent

 베르비에 페스티벌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클래식계 스타를 한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면 주목할 것. 파격적 스타일의 피아노 아이콘 유자 왕, 핀란드 출신 젊은 지휘자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와 시카고 오케스트라 지휘자 자리를 꿰찬 클라우스 마켈라, 피아니스트 임윤찬 등이 주요 라인업이다. 1994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매년 여름 스위스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베르비에 마을에서 열린다. 세계적 오케스트라와 화려한 명성의 연주자, 클래식계 유망주의 공연은 물론 축제 기간 내내 젊은 아티스트를 위한 마스터클래스도 진행된다. 올해는 라벨 탄생 150주년 기념 공연과 쇼스타코비치 헌정 공연 등도 예정돼 있다. 7월 16일부터 8월 3일까지.

 

에디터 박지혜(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