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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와 뉴질랜드 여행

LIFESTYLE

존 키(John Key) 총리에게선 위압적인 권위의식이나 기계적 친절이 느껴지지 않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넉넉한 품성, 품격 있고 여유 있는 표정과 말투로 여행 이야기를 이어갔다. 친근하고 활기찬 이야기꾼의 모습이 비쳤다. 그와 마주 앉은 30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3시간 러닝타임의 <반지의 제왕>을 볼 때보다 뉴질랜드라는 나라에 더 호기심과 기대를 품게 된 건 온전히 그 덕분인 듯싶다.

 

존 키 총리는 3박4일간 숨 가쁜 일정을 보내고 이제 곧 귀국 비행기를 타야 하는, 시간에 쫓기는 사람 같지 않게 부드러운 여유가 넘쳐 보였다. 방한 일정 마지막 날인 그날 오전에도 뉴질랜드 축구 국가 대표팀의 축구 클리닉 행사 시축을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터였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뉴질랜드 사람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1962년 정식 수교를 맺은 이래 정치·외교 분야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뉴질랜드는 전통적으로도 한국의 든든한 우방 국가 중 하나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참전국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서로에 대해 우호적 감정을 갖고 있다. 그의 네 번째 방한 목적은 FTA 협정 정식 서명을 위한 것. 경제적·문화적으로도 돈독한 신뢰와 유대 관계를 쌓아나갈 양국의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후 정작 뉴질랜드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하자, 관광 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그는 진심으로 초청의 말을 건넸다. “올해 휴가 때 꼭 와보세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멋진 자연풍경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트레킹 코스 ‘그레이트 워크’에서 자연을 감상하며 걸어도 좋고, 웨스트코스트 지역의 빙하나 북섬에 있는 로토루아(Rotorua)와 루아페후(Ruapehu)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화산을 보는 것도 인상적인 경험이 될 거예요.”
특히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 영화 <호빗> 시리즈에 등장하는 호비튼(Hobitton, 호빗 마을)의 2시간짜리 가이드 투어를 권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에디터에게 400개가 넘는 골프 코스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뉴질랜드 여행 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액티비티라고 소개했다. 그의 추천 코스는 북섬의 카우리클리프(Kauri Cliff), 오클랜드 북쪽에 위치한 걸프 하버 컨트리클럽(Gulf Harbour Country Club), 퀸스타운의 밀브룩 리조트(Millbrook Resort) 등이다.

카우리클리프 골프 클럽

마타카우리 로지

멋진 자연풍경과 액티비티도 좋지만, 무엇보다 해외여행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현지 음식. 음식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그의 얼굴이 한층 활기를 띠었다. “한국 음식도 그만의 맛과 멋이 있어서 좋아해요. 특히 코리안 바비큐! 뉴질랜드 음식은 한국 음식보다 전통성은 덜하지만 정말 다양하고 맛있어요. 광활한 자연이 그 증거죠. 낙농업이 발달한 데다 바다로 둘러싸여 고기와 해산물, 채소가 풍부하고, 이 재료를 이용한 생기 넘치는 다채로운 퓨전 요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오클랜드 ‘더 슈거 클럽(The Sugar Club)’의 피터 고든(Peter Gordon)이나 웰링턴 ‘로건 브라운(Logan Brown)’의 오너 셰프 스티브 로건(Steve Logan) 등 키위(Kiwi, 뉴질랜드인을 이르는 말) 셰프가 뉴질랜드의 미식 스타일을 주도하고 있죠.” 여기에 순수함, 활기, 강렬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 뉴질랜드의 피노 누아나 소비뇽 블랑 와인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뉴질랜드 와인의 균형미는 탁월하기로 유명해요. 당신이 와인 애호가라면 호크스베이-와이라파파-웰링턴-말버러를 잇는, 380km에 이르는 ‘클래식 뉴질랜드 와인 트레일’이 여행의 좋은 시작점이 될 겁니다.”
좀 더 특별한 여행을 원하는 이는 키 총리가 제안한 프리미엄 로지가 최고의 선택이 될 듯하다. “전 세계의 유명한 셀레브러티가 즐겨 찾는 로지가 많아요. 안목이 있는 거죠. 이들은 익명성을 보장받으면서도 안전하고 친근하며 골프나 낚시, 비행 같은 흥미로우면서 익스클루시브한 액티비티 경험이 가능한 곳,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곳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휴식처를 찾거든요.”
존 키 총리의 얘기를 듣다 보니 왠지 뉴질랜드에서 즐기는 휴가가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가족과 함께 로지에 묵으며 아이를 데리고 호빗 마을에 다녀와도 좋을 것 같고, 뜻이 맞는 친구와 골프 코스를 찾는 것 외에 번지점프나 제트보트를 경험하며 오랜만에 심장 두근거리는 느낌을 즐겨봐도 최고의 휴가가 되지 않을까.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이 여의치 않다면 혼자 떠나도 충분히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키 총리의 제안대로 호크스베이에 있는 네이피어(Napier)에서 아르데코 양식 건물을 둘러본 후 뉴질랜드산 와인을 곁들여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해변이나 우림 속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휴가철인 6~7월이면 겨울이 되는 뉴질랜드의 날씨와 짧은 휴가 일정을 우려하는 에디터에게 전하는 총리의 명쾌한 대답. “걱정 없어요! 계절적으로 겨울이지만 한국의 가을 날씨처럼 청명하고 선선한 정도니까요. 짧은 일정이라도 아름다운 풍경과 다채로운 경험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무엇보다 뉴질랜드 여행 최대의 매력은 방문객을 따뜻하게 반겨주는 스토리텔러, 뉴질랜드 사람이죠!”

에디터 이정주(프리랜서)
사진 김춘호(인물)  취재 협조 뉴질랜드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