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의 재테크
세계경제가 일렁인다. 황금의 시대로 진입하는 통로에서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가 어깨의 힘을 뺐다. 미국 경제가 긍정적 수치를 이어가는 것을 감안할 때 환율 차익을 활용한 투자는 지금이 적기다.

재테크는 쉽게 돈을 버는 방식이 아니다. 세태 파악과 수요를 예측해 성과를 거두는 투자다. 지금까지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화폐가 뜨거운 감자였다면 최근엔 환율 차익을 노린 투자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종목들보다 위험 요소가 적고 비교적 예측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적은 금액부터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투자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서 “달러를 매수하고 있다”는 글을 쉽게 읽을 수 있다. 평범한 샐러리맨 A씨는 원·달러 환율이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저렴할 때 사두자’는 생각으로 달러당 1060원대에 2000달러를 매수했다. A씨는 “1000원 아래로 하락하긴 힘들다고 본다. 추가 하락 기점이 올 때마다 지속적으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달러가 힘이 없다. 달러 약세(원화 강세)가 의외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긍정적 지표를 줄지어 내놓는 미국 경제를 감안한다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쉽게 말해 저렴할 때 달러를 구매해두면 시세 차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엔화도 달러처럼 약세지만 기축통화인 달러를 매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달러를 저가에 매수해 가치가 올랐을 때 되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환(換)테크’는 지금이 적기다. 환율을 활용한 투자 방법은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금액과 방식, 수익률에 따라 여러 옵션이 있다. 환율 투자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를 내다보며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분산투자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당분간 약세 흐름이 급작스레 바뀌진 않겠지만 환율은 변수(국제적 정세나 경제, 전쟁 등)가 많은 분야라 예측하기 어렵다. 금리 인상이나 위험 자산(주식) 선호도가 약화돼 달러가 오를 때를 대비해 분산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가장 싸게 환전하는 방법은 모바일 환전
가장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는 방법은 모바일뱅킹 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신한은행 써니뱅크 ‘모바일금고’와 KB국민은행 리브 ‘모바일지갑’ 등을 활용하면 소액을 환전해 저장해놓을 수 있다. 해당 은행에 계좌가 없어도 하루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실시간 환전이 가능하다. 최대 1000만 원까지 저장할 수 있다. 액수가 크진 않지만 우대 조건은 ‘최상’이다. 최고 90%까지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어 환율 투자 ‘엄지족’으로 나서볼 만하다.
2. 가장 손쉽고 안전한 외화 통장
외화 통장은 가장 손쉽고 안전하게 달러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원화 대신 달러를 통장에 넣어두고 이자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고, 환차익이 발생해도 세금이 따로 붙지 않는다. 금리는 연 0.1% 수준으로 낮다. 하지만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 원까지 보호를 받는다. SC제일은행 ‘초이스외화보통예금’, 신한은행 ‘외화체인지업예금’, NH농협은행 ‘다통화월복리외화적립예금’ 등이 대표 상품. KB국민은행이 KB증권과 함께 출시한 ‘KB글로벌외화투자통장’의 경우 외화 예금 기능과 해외 주식 투자 기능을 결합한 복합 상품으로 호평받고 있다. 실제 국내 달러 예금 잔액은 증가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해 160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8억5000만 달러 늘었다.
3. ETF·ELS로 수익률 높여볼까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달러상장지수펀드(ETF)’는 중위험·중수익 투자법으로 꼽힌다.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로 삼는 달러 선물 ETF는 달러의 방향성에 투자할 수 있다. 일반 ETF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구조다. 반면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는 달러가 약세일 때 수익이 난다. 달러 약세를 예상한다면 인버스 상품을 사면 된다. 달러 약세가 진행된 최근 3개월간 삼성자산운용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는 7%대의 높은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삼성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KOSEF)이 달러 선물(인버스 포함) ETF를 내놓았다. 주식을 거래하듯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달러주가연계증권(ELS)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일반 ELS처럼 각종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되 원화가 아닌 달러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정해진 이율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6개월 기준 연 5~7%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자유로운 입출금을 원한다면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면 된다. 금리는 1.3~1.4% 수준이다. KEB하나은행의 ‘달러단기자금펀드’, ‘달러투자통안채펀드’ 등이 대표적 상품이다.

4.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달러RP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는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투자자에게 나눠 판매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투자자에게 다시 사들여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수익률은 연 2% 수준으로 아주 높진 않지만 단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고 달러 가치 상승기에 환차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환차익은 이자소득세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5. 외화보험도 틈새 상품으로 인기
외화보험은 미국 달러 등 해당 외화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도 외화로 받는다. 보통 연 1%대인 외화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데다 추가 납입과 중도 인출이 가능한 유니버설 기능을 가미해 예금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비과세 혜택을 노리면 저축성 달러 보험을 고려할 만하다. 저축성 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시납은 1억 원 이하 보험 상품에 한해 보험 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된다. 월납은 납입 기간 5년 이상이고 월 납입 보험료가 150만 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ING생명 ‘무배당ING달러로키우는저축보험’과 AIA생명 ‘무배당마이달러저축보험’이 있다. 달러형 연금보험은 일시납 상품이 대부분이다. 목돈을 장기간 묶어놔야 하지만 보험 가입 기간 확정 금리가 적용돼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저축성 보험과 연금보험이 주를 이루던 외화보험은 최근 종신보험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지난 1월 초 출시한 ‘메트라이프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국내 첫 달러형 종신보험 상품이다. 보험료는 업계 평균보다 15~20%가량 낮췄다. 은행 예·적금 이자처럼 금리 연동형 보험 상품 적립금에 적용하는 공시 이율은 연 3.5%로 높였다. 다만 보험 상품은 초기에 사업비를 많이 떼는 만큼 단기 운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글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차장) 일러스트 최익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