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주의보
우리 몸 곳곳에 영향을 주는 질병의 왕, 통풍.

요산 과다 축적으로 인한 통풍
‘통풍’.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관절염의 일종인 병명의 두 글자가 예사롭지 않다. 잠을 자다 깰 정도로 발이 심하게 붓고 통증이 큰 통풍은 서양에서 과다한 육류 섭취와 과음이 잦은 부유층에서 주로 발병해 ‘왕의 병’ 또는 ‘귀족병’으로 불렸다. 하지만 오늘날 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의 대사이상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체내에서 요산이 과다하게 발생하거나, 소변으로 잘 배출되지 못하면 이 물질이 체내에 쌓여 문제를 일으키는 것. 요산은 대개 관절과 관절 주위, 피부에 결정(crystal) 형태로 축적되는데, 심해지면 다른 장기에서도 통풍 결절(tophus)로 발견된다.
그렇다면 요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요산은 세포 내 푸린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물질로, 완전히 분해되어 없어져야 하지만 흥미롭게도 직립보행하는 영장류는 요산을 분해하지 못한다. 영장류에게는 보행 시 혈압을 유지하는 요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요산은 항산화 작용을 도와 여러모로 우리 건강에 중요한 물질이기도 하다.
건강한 남녀가 혈액검사 결과 요산 수치가 높으면(남자 7.0mg/dL, 여자 6.0mg/dL 이상) 이를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한다. 특히 남성에게 잘 나타나는데, 이를 통풍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전형적인 급성 관절염 증상이 있어야 통풍으로 진단하며, 그렇지 않은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적절한 운동과 체중 유지, 건강한 식생활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엄지발가락 통증을 무조건 통풍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퇴행성 관절 변화, 류머티즘성관절염, 그 외 기타 관절 질환에 걸린 사람도 발이 아플 수 있다. 즉 고요산혈증이나 엄지발가락 통증만으로는 통풍이라고 볼 수 없다.

만성 통풍을 방지하는 꾸준한 치료
통풍은 갑자기 발병하지만, 급성기가 지나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다. 그래서 급한 불을 끄고 지나가는 치료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풍을 진단받은 환자는 혈액 내 요산을 낮춰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식이 조절과 체중 감량만으로는 요산을 낮추기 어려우며, 약물이나 요산 강하 치료제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항고혈압제처럼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통풍이 가끔 발병하는데, 왜 매일 요산 강하제를 복용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요산을 낮추면 통풍 재발을 막고, 관절 손상이나 통풍 결절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음식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고기 국물이나 건어물, 등 푸른 생선, 맥주 같은 무분별한 고푸린 음식 섭취는 피해야 하지만 고기와 생선은 조금 먹어도 된다. 마지막으로 요산 강하 치료는 통풍을 동반하기도 하는 고혈압, 신장 질환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각종 질병을 동반하는 통풍
통풍은 비만,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 중성지방 증가, 당뇨병 같은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심장과 혈관 질환, 대사 질환, 신장 질환, 피부 결절 등과 연결된 통풍이야말로 ‘질병의 왕’이 아닐까. 고단백·고지방 식사, 과체중 인구 증가, 음주 문화 등의 이유로 통풍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통풍 진단과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만약 통풍 진단을 받았다면 요산 강하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시기와 약물 종류 그리고 병의 추적에 대해서는 꼭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추천한다.
에디터 주효빈(hb@noblesse.com)
글 신기철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류마티스내과)
사진 백상철
모델 송서현
네일 김진솔(컨셉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