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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안 누리면 손해

LIFESTYLE

뮤지엄이 공식적으로 전시를 오픈하기 전 미리 관람하고 싶다면? 뮤지엄에서 비밀리에 열리는 파티에 참여하고 싶다면? 알아두면 좋은 소수를 위한 특권, ‘뮤지엄 멤버십’을 소개한다.

뉴욕에 있는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Art After Dark’ 이벤트에 모인 관람객들.

2년 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프랑스 화가 에드가르 드가의 < A Strange New Beauty >전 공식 오프닝 전날, 모마는 멤버십 가입자를 위해 전시를 하루 앞서 공개했다. 그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사정을 설명해보았지만 입장이 가능할 리 없었다. 당일 리셉션에서 멤버십에 가입하고 나서야 전시 관람이 가능했다. 모마 멤버십 유효기간인 1년 안에 다시 뉴욕에 돌아가지도, 멤버십을 갱신하지도 못해 아쉬웠지만 중요한 전시를 놓치는 아쉬움에 비할 바가 아니다.
대규모 뮤지엄이 많은 외국만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더욱 활성화된 건 맞지만, 한국의 국공립 . 사립 미술관과 박물관도 만만찮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사비나미술관, 대림미술관, 디뮤지엄, 삼성미술관리움, 일민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이상원미술관, 예술의전당, 닻미술관 등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기는 하나 각기 고유한 멤버십 제도를 운영한다.
이런 멤버십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혜택은 누구보다 빠르게, 붐비지 않는 상태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전시 기간 중 언제든 다시 찾아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거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동행인에게도 무료 입장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보통 공식 오프닝보다 하루 앞서 멤버십 프리뷰 데이를 마련하나, 영국 왕립예술원(RA)처럼 2~3일에 걸쳐 멤버십 데이를 제공하는 기관도 있으니 혹여 프리뷰 오픈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접어두자. 유명한 전시에서 으레 볼 수 있는 기나긴 입장 행렬도 멤버십 가입자라면 가뿐히 패스할 수 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은 입장은 물론이고 코트나 짐을 맡기는 보관소마저 회원은 따로 줄을 서기에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잊지 말고 전용 창구를 이용하자. 특별한 가입 선물을 주는 곳도 있다. 영국의 테이트는 유수 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한 아티스트 마틴 크리드가 디자인한 웰컴 기프트를 제공해 인기가 높다.

1 다양한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는 런던 왕립예술원의 멤버십 카드.
2 런던 테이트가 멤버십 가입자에게 주는 기프트 키트는 아티스트와 협업해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걸로 유명하다.

미술관과 박물관 멤버십은 이렇게 가입자를 다양한 강좌와 이벤트에 초대하고, 스페셜 투어를 선보이며, 입장권과 주차 요금은 물론 뮤지엄 숍과 카페 등에서 무료 혹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응노미술관이 피아니스트 박종화를 초청한 음악회나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한 재즈 파티,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이자람의 판소리 렉처 콘서트 같은 다채로운 문화 행사는 물론이고, 가입자 전용 소식지를 발간하기도 한다. 테이트는 뉴스레터를 넘어 자체 발간하는 매거진 < Tate Etc. >를 무료로 배포한다. 모마의 디지털 라운지 혹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라운지처럼 오직 회원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국립현대미술관은 멤버십 가입자의 자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문화예술학교’를 운영해 가족 관람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시애틀 아트 뮤지엄은 SAM 갤러리에서 작품을 대여할 때 회원에게만 특혜를 주는 등 기본 혜택을 제외하곤 기관마다 개성을 뽐낸다.
외국은 인원수, 금액, 목적에 따라 상당히 체계적인 멤버십 제도를 운영한다. 금액이 클수록 멤버십보다는 스폰서나 페이트런 형식에 가깝지만 그만큼 혜택도 많다. 가장 세분화된 멤버십을 제공하는 뮤지엄은 아무래도 미국에 몰려 있다. 모마는 1인, 2인, 가족 등 인원별로 구분하니 예술을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입해 혜택을 누려도 좋겠다. 다른 뮤지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아티스트용 멤버십도 있다. 가격은 35달러로 저렴하다. 런던의 대영박물관도 인원수에 따라 멤버십을 구분하고 26세 이하와 이상, 8~15세 어린이를 위한 멤버십 등 연령별로도 세밀하게 나눈다. 덴버 아트 뮤지엄 또한 가격 폭이 크지는 않지만 다양하게 차등을 두어 미술관마다 종류와 가입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3 뉴욕 모마 PS1에서 열린 웜업 파티. 뮤지엄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런 행사 소식을 발 빠르게 접할 수 있다.
4 국립현대미술관이 진행한 ‘차 함께 마시기’ 프로그램.

높은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내용을 넘어선 진정한 VIP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각 미술관의 페이트런/스폰서 멤버십을 추천한다. 보통 휘트니 미술관의 스폰서 멤버십처럼 미술관에서 만나기 힘든 관장과 대면하는 기회를 주는 회원 제도다. 방대한 컬렉션을 보유한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2만5000달러(약 2675만 원) 이상 페이트런 멤버십에 가입하면, 호텔에서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미술관에서 경험할 수 있다. 클로이스터 분관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열리는 스프링 파티는 덤. 가입비 1만 달러(약 1070만 원)에 달하는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멤버십은 모든 일반 멤버십 혜택은 물론이고 디렉터와 식사,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칵테일파티, 빌바오와 베니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프라이빗 투어, 소수를 위한 해외 투어를 선사한다. 모마의 ‘Director’s Council’도 2675만 원으로 단연 높은데, 혜택 가짓수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지역 호텔 할인, 전용 전화 핫라인 서비스가 있고, 특히 미리 예약하면 미술관이 폐장한 시간에도 입장할 수 있는 기가 막힌 특권을 선사한다.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LA 카운티 미술관의 ‘Director’s Circle’ 가입자는 등급에 따라 컨시어지 서비스, 지역 미술관 투어, 관장과의 식사 등이 가능하고, 시애틀 아트 뮤지엄의 2000만 원에 달하는 ‘Benefactor Circle’은 프라이빗 투어는 물론 아티스트 . 컬렉터와 함께하는 파티를 통해 인적 인프라를 넓힐 수 있다. 국내 뮤지엄은 후원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 멤버십만 운영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이 특별회원(120만 원), 페이트런(500만~3000만 원), 메세나(5000만 원) 등으로 세분화한 편이니 눈여겨볼 것.
기관이 많은 분관을 보유할수록 회원에겐 유리하다. 모마와 모마 PS1, 영국 전역에 4개 이상의 분점을 개관한 테이트는 가입 한 번으로 여러 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도 통의동에 있는 대림미술관과 한남동 디뮤지엄, 구슬모아당구장이 공통 멤버십을 모집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도 마찬가지. 경기도미술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등 경기도 일대에서 다양한 예술 기관을 운영하는 경기문화재단 또한 통합 멤버십을 마련했다. 특히 모바일 멤버십 서비스 개시 100일 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예술의전당은 공연과 전시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입 기간은 대부분 1년, 갱신할 때마다 기존 회원에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파리 퐁피두 센터의 ‘POP’ 멤버십은 1년뿐 아니라 2년짜리 멤버십도 운영해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멤버십 가입 방법은 어렵지 않다.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클릭 한 번이면 된다. 물론 현장에서도 가능하지만, 기관마다 방법이 다르니 방문 전 확인은 필수다. 일단 가입만 하면 문자나 메일, 홈페이지를 통해 앞다투어 소식을 전달할 테니, 미술관을 자주 찾아 다양한 혜택을 누리면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월 14일까지 ‘MMCA 멤버십 카드로 예술을 선물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멤버십 연회비 할인 혜택을 주고 한정판 회원 카드를 발급했다. 가입 기간이 지났지만 일반 멤버십은 여전히 모두에게 열려 있다. 예술의 매력에 푹 빠진 당신, 멤버십 회원만이 누릴 수 있는 VIP 혜택을 이용하자. 이번 기회에 지인에게, 스스로에게 예술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 백아영(xiaxia@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