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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그 장소의 정신 – ETC

FASHION

지금 두 발을 딛고 있는 그곳이 영감이 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세계 각국의 거리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었고 제품으로 탄생한다. 패션 하우스와 장소의 연결 고리를 살펴보고 이들이 표현한 컬렉션에 담긴 의미를 찾는다.

스위스 제네바의 레만 호수 (자료 제공 : 스위스 정부 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zermatt)

89 레이크 제네바 바크

Lake Leman, Geneva, Patek Philippe
제네바에 본사를 둔 파텍필립은 지난해 창립 175주년을 맞아 다양한 스페셜 모델을 선보였다. 그중 하나로 브랜드가 탄생한 장소의 정신을 기리고자 제네바를 가로지르는 레만 호수의 풍경을 시계 다이얼 위에 담았다. 이 특별한 시계의 이름은 ‘5089 레이크 제네바 바크’. 에나멜링 기법 클루아조네(cloisonne)를 통해 40여 가지에 이르는 색상으로 레만 호수를 그려 넣었는데,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정교하다. 백케이스에 더한 ‘PATEK PHILIPPE GENEVE 175e Anniversaire 1839-2014’라는 문구에서 시계를 예술로 승화시킨 브랜드의 정신이 더욱 깊이 와 닿는다.

몽블리앙 01 한정판

라쇼드퐁 시내 전경 (자료 제공 : 스위스 정부 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zermatt)

Neuchatel, Switzerland, Breitling
스위스 서부 뇌샤텔 주의 라쇼드퐁. 그중에서도 언덕 위로 이어진 몽블리앙 거리는 브라이틀링의 첫 번째 크로노그래프 공방이 들어선 장소다. 브라이틀링은 이곳에서 최초의 독자적 푸시 피스,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항공용 크로노그래프 등을 비롯해 독창적인 발명품을 개발했다. 다시 말해 이곳은 지금의 브라이틀링을 있게 한 시작이자, 혁신과 발전의 상징이다. 브랜드는 이 사실을 기리고자 ‘몽블리앙 01 한정판’ 모델을 출시했다. 1940년대에 사용한 미적 디테일을 그대로 담고, 다이얼 위에는 브랜드의 심벌인 골드 B 로고와 함께 9시 방향에 고유 넘버를 새겨 넣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수작이다.


바르셀로나 콜롬버스 광장

Barcelona, Loewe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에게 로에베가 스페인 태생 브랜드라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로에베가 스페인에서 축적해온 근사한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싶어 한다. 아카이브의 낡은 바르셀로나 백에서 발견한 삼각 디테일을 이용해 완전히 새롭고 모던한 숄더백으로 재탄생한 바르셀로나 백처럼 말이다. 이 작은 가방은 스페인 태생 브랜드가 얼마나 세계적 감각을 지녔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랑방 컬렉션에 영감을 준 모로코

Inspiration Maps
2015-2016년 F/W 컬렉션, 디자이너들이 사랑에 빠진 장소는 어디일까? 세계지도를 따라가면 이번 시즌의 트렌드가 한눈에 보인다.

1 Morocco, Lanvin 하우스 창립 125주년을 맞아 이제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힌 알버 엘바즈는 이번 컬렉션을 그의 고향인 모로코 무드로 단장했다. 이국적 프린트의 드레스와 프린지 장식이 멋스러운 스커트, 강렬한 노매드 무드의 재킷과 하렘 팬츠 등은 특유의 엘리건트한 터치를 더해 세련된 모로칸 스타일로 탄생했다.

2 Berlin, Germany, J.W. Anderson 조나단 앤더슨은 1980년대 후반의 베를린에 주목했다. 서브 컬처가 융성하고 광란의 파티를 펼치던 이곳의 자유로운 에너지를 컬렉션에 고스란히 담고자 한 것.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프린트가 한데 어우러지고, 이질적인 컬러와 아이템이 조화를 이룬 모습에서 그가 보여주고자 한 동유럽의 문화적 뉘앙스가 강하게 풍긴다.

3 China, Roberto Cavalli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로베르토 카발리의 마지막 컬렉션은 중국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했다. 영화 <화양연화>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자수 디테일의 롱 드레스와 이탤리언의 쿠튀르 터치를 가미한 플로럴 스커트, 여기에 더해 골드 파고다 버튼, 버클 장식 와이드 벨트 등의 디테일까지. 모던한 중국 여성의 옷장을 훔쳐본 느낌이었다.

4 Himalayas, India, Stella Jean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아이티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자란 스텔라 진은 늘 아이티에 대한 향수를 바탕으로 이국적 요소를 가미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2015-2016년 F/W 컬렉션 역시 인도의 허름한 이발소, 히말라야의 야크, 아이티 등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 이곳의 유목민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레이어링과 실루엣, 컬러의 조화가 단연 돋보인다.

5 New Mexico, USA, Esteban Cortazar 에스테반 코르타사르는 지난봄 컬렉션을 마치고 뉴멕시코 주의 타오스로 여행을 떠났다. 아메리칸 인디언 문화로 가득한 이 도시에서 얻은 영감은 F/W 컬렉션을 통해 튜닉과 케이프, 블랭킷 등을 레이어링한 스타일로 발현됐다. 관능적인 라틴과 우아한 파리지엔 무드가 어우러진 신선한 컬렉션. 이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것은 물론이다.

6 Sicilia, Italia, Fausto Puglisi 시칠리아 출신인 파우스토 푸글리시는 고향인 지중해 섬의 풍경을 옷에 옮겨 담았다. 미니 드레스와 팬츠, 튜브톱에 화려한 코럴 컬러 산호 장식을 포함한 남부 유럽풍 디테일을 빼곡히 수놓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 “그냥 저 자신이에요. 제가 좋아하고 열광하는 모든 것이죠.” 컬렉션에 대한 그의 설명에서 시칠리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묻어난다.

랑방

로베르토 카발리

파우스토 푸글리시

에디터 서재희 (jay@noblesse.com)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이혜미 (hmlee@noblesse.com)
디자인 임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