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그 장소의 정신 – FRANCE
지금 두 발을 딛고 있는 그곳이 영감이 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세계 각국의 거리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었고 제품으로 탄생한다. 패션 하우스와 장소의 연결 고리를 살펴보고 이들이 표현한 컬렉션에 담긴 의미를 찾는다
파리 방돔 광장
“파리는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죠.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Paris is paramount for fashion, always was – always will be)” –마놀로 블라닉

방돔 광장 길
Place Vendôme Boucheron & Quatre Radiant Edition Ring
유명 하이엔드 브랜드의 부티크가 늘어선 파리 방돔 광장.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건물로 둘러싸인 이곳은 보석 세공의 중심지이자 많은 주얼리 & 워치 브랜드의 모태가 된 장소다. 특히 1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쉐론은 이곳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광장 바닥의 올록볼록한 자갈길 모양에서 착안해 기하학적인 ‘클루 드 파리’ 모티브를 개발하고, 여러 제품에 적용해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콰트르 래디언트 에디션 링은 ‘클루 드 파리’ 모티브를 그 여느 때보다 강조한 모델이다. 메종의 헤리티지가 느껴지는 독특한 디자인을 보고 있으면 마치 자갈길을 걷듯 ‘또각또각’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Saint-Honoré Hermès & Faubourg Watch
파리를 떠올릴 때 에르메스를 빼놓을 수 없듯, 에르메스를 이야기할 때 파리 포부르생토노레 24번가에 위치한 본점 매장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1880년 오픈해 역사의 매 순간을 함께한 오래된 이 건물은 에르메스 박물관이 위치해 있을 만큼 브랜드의 유산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 때문에 에르메스는 ‘포부르’라는 이름의 가방, 향수, 스카프 등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다진다. 특히 ‘포부르 워치’는 지름 15.5mm의 앙증맞은 사이즈로 비밀스러운 매력, 과장되지 않은 우아함을 담은 디자인이 특징. 에르메스가 추구하는 파리지앵의 멋을 느끼고 싶다면 이 시계를 손목에 둘러보자.

파리 포부르생토노레 24번가의 에르메스 본점
Saint-Honoré Hermès & Minuit au Faubourg
매끈한 실크 위, 에르메스의 본점이 위치한 파리 포부르생토노레 24번가의 풍경은 보다 흥미진진하다. 바로 현대판 페가수스인 슈퍼 H의 모험을 그리고 있기 때문! 올봄 공개한 미뉘아포부르 스카프는 알파벳 H 모양 빛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인이 에펠탑을 가로지르자 에르메스 포부르 매장 옥상에서 마스크를 쓰고 망토를 걸친 슈퍼 H가 출동을 준비하는 장면을 재치 있게 포착했다. 앞으로도 슈퍼 H의 활약은 계속되며, 이를 통해 하우스의 지속적인 변화와 끊이지 않는 유머를 유감없이 드러낼 예정.

갤러리 베로-도다
Galerie Véro-Dodat Christian Louboutin & Passage Bag
“갤러리 베로-도다를 거닐 때면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루부탱 특유의 레드 솔을 드러내며 걷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가득하니까요! 한마디로 이곳은 루부탱 거리랍니다!” 갤러리 베로-도다는 크리스찬 루부탱에게 고향 같은 곳이다. 20년 전 그의 첫 부티크를 오픈한 곳으로 현재 그의 아틀리에와 사무실도 이곳에 있다. 디자이너에게 창조적 영감을 주는 이곳의 둥근 아치형 입구는 파사지 백의 커브 메탈 핸들로 재탄생했다. 물론 그의 시그너처인 레드 컬러가 핸들 모서리에서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토르말린과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메디터레이니언 가든 링

니스 해변(자료 제공: 프랑스 관광청, kr.rendezvousenfrance.com)
French Riviera Piaget & Mediterranean Garden
칸, 니스 등 프랑스 남부의 지중해 연안을 통칭하는 프렌치 리비에라.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푸르다는 말로는 그 색을 표현하기 부족할 만큼 아름다운 바다가 절경을 이뤄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그림 같은 자연경관 속에서 화려한 파티와 휴식이 이어지는 이곳은 우아하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피아제와 닮았다. 하이 주얼리 컬렉션 ‘메디터레이니언 가든의 산책’에 영감을 준 장소로 낙점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 피아제는 고유의 디자인과 섬세한 세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상급 골드, 유색 스톤,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만개한 꽃과 야자수, 어른거리는 물결 등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특히 푸른 바다의 빛을 옮겨놓은 듯한 파라이바 투르말린과 블루 사파이어로 수놓은 주얼리는 리비에라 해변만큼이나 환상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마이스터스튁 149

몽블랑 산의 전경(자료 제공: 프랑스 관광청, kr.rendezvousenfrance.com)
Monte Bianco Montblanc & Meisterstück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몽블랑 산. ‘눈 덮인 하얀 산’이라는 의미 그대로 정상에는 만년설이 쌓여 있다. 녹지 않는 그 눈처럼 브랜드가 영원하길 기원하며, 몽블랑은 변함없는 좋은 품질의 물건을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브랜드 이름을 여기서 따왔다. 흰색 봉우리를 형상화한 ‘몽블랑 스타’ 로고는 그 약속의 징표. 그리고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마이스터스튁 149’는 그 약속에 대한 결과물이다. 몽블랑 산의 높이를 뜻하는 숫자 ‘4810’을 펜촉에 각인했고, 뚜껑에는 어김없이 몽블랑 스타를 새겨 넣었다. 최고의 장인이 전 과정 수작업으로 만들어 완성까지 무려 6주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Rue des Capucines Louis Vuitton & Capucines Bag
파리 명소의 이름을 딴 제품으로 구성한 루이 비통의 파르나세아(Parnessea) 컬렉션. 그중 카퓌신 백은 루이 비통의 첫 번째 매장이 자리한 거리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으로 그만큼 하우스를 대표하는 디테일로 가득하다. 가죽의 결을 고스란히 살린 최고급 송아지 가죽으로 견고하게 모양을 잡은 사각형 실루엣에선 루이 비통의 장인정신을, 큼직한 LV 이니셜과 단단한 가죽 핸들을 비롯한 루이 비통 시그너처 요소에선 하우스의 우아함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다.


10 Ave. George V Balenciaga & Le Dix Bag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이 발렌시아가에 입성해 처음 선보인 백의 이름은 르 디스. 그 이름은 하우스의 첫 부티크가 위치한 조르주 5번가 10번지에서 숫자 10을 딴 것이다(디스는 프랑스어로 숫자 10을 뜻한다). 왕은 하우스의 아카이브에 있는 풍성한 볼륨의 재킷부터 날렵한 테일러링의 슈트, 부드러운 이브닝 웨어까지 전혀 다른 매력의 다양한 아이템에서 착안해 직선적 라인과 플랩, 입체적 형태와 매끄러운 팔라듐 잠금 디테일을 아우른 가방을 디자인했다. 그러니 르 디스 백을 보면 파리 거리에 첫 매장을 연 순간부터 발렌시아가가 걸어온 역사를 가방 하나에 완벽히 담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TAG Heuer
Saint-Tropez, TAG Heuer
파란 하늘과 바다, 따뜻한 햇살, 삶과 예술로 가득 찬 작은 항구도시 생트로페즈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면 태그호이어의 부티크를 찾아보자. 2015년 시즌을 겨냥해 올여름까지만 선보이는 이 팝업 스토어에서 브랜드가 새롭게 제안하는 4가지 세상, 즉 스포츠·라이프스타일·예술·헤리티지의 컨셉에 맞춘 시계를 세계 어느 매장보다 빠르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 이 매장에 들어서면 ‘태그호이어 월드’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Add 3 Rue du Général Allard 83990 Saint-Tropez, France
Tel +33 4 98 12 62 50
Louis Vuitton
Avenue Montaigne, Paris, Louis Vuitton
최근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오픈한 파리 몽테뉴 가의 루이 비통 메종. 우아한 파리지앵 아파트를 컨셉으로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설계한 공간은 고급스러운 소재, 감각적인 디자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그 자체만으로 방문 가치가 높다. 하지만 이곳을 꼭 찾아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인하우스 컨시어지가 상주해 고객에게 완벽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다, 프랑스 최초로 매장 위쪽에 마련한 ‘아파트먼트’ 공간에서 저녁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2개의 살롱과 하나의 리셉션 장소로 이뤄진 ‘아파트먼트’는 고객이 미리 요청할 시 사용 가능하다.
Add 22 Avenue Montaigne 75008 Paris, France
Tel +33 1 45 62 47 00
에디터 서재희 (jay@noblesse.com)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이혜미 (hmlee@noblesse.com)
디자인 임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