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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도 대세는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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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투자의 핵은 스마트베타다.

‘주식시장의 꽃’, ‘황금 손’, ‘1등 신랑감’ 등 2000년대 중반까지 전통적 펀드매니저는 선망의 대상 그 자체였다. 철저한 시장분석에 나름의 철학을 더해 유망한 주식 종목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해 성과에 따라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액티브(active)’ 펀드매니저야말로 자본주의의 가장 달콤한 열매를 취하는 사람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균열은 다름 아닌 부진한 수익률에서 비롯했다. 펀드매니저 개인의 종목 선택을 배제하고 특정 지수를 따라 운용하는 인덱스펀드가 그와 반대되는 액티브펀드의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야흐로 지금은 인덱스펀드 전성시대다.

워런 버핏의 호언장담, 현실이 되다
2006년 5월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자 ‘투자의 귀재’ 버핏은 헤지펀드업계에 도발을 감행했다. 헤지펀드의 높은 수수료를 꼬집으며 10년 내에 미국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 수익률이 헤지펀드를 앞설 것으로 예측하고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의 내기를 제안한 것이다. 펀드매니저가 보통 30~50개 종목을 골라 직접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대표적 액티브펀드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헤지펀드 회사 프로티지 파트너스는 펀드매니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버핏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5개의 10년간 수익률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결과는 버핏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지난해 2월에 공개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2016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S&P 인덱스펀드의 9년간 누적 수익률은 85.4%에 이른다. 반면 액티브펀드를 대표하는 5개 재간접 헤지펀드가 지난 9년 동안 올린 누적 수익률은 22%에 불과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헤지펀드의 부진한 운용 성과 외에 연 3%의 펀드 수수료였다. 10년 간 공평하게 바뀐 투자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IT의 발달과 한층 엄격해진 투자 규정 탓에 소수의 펀드매니저가 정보나 통계를 독점해 시장을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몇 년간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액티브펀드의 수익률을 앞서고 있다. 1%대에 불과한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형태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ETF를 중심으로 확대된 인덱스펀드는 채권, 원자재, 해외 지수, 스타일펀드(배당주 등)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덱스 + 액티브 전략으로 +@ 노린다
그렇다면 액티브 전략은 이대로 폐족(廢族)이 되어 사라지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버핏과 헤지 펀드의 대결에서 딱 한 번 헤지펀드가 이긴 해가 있다. 바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번진 2008년이다(그해 수익률은 S&P 인덱스펀드 -37.0%, 액티브펀드 –23.9였다). 위기가 닥쳤을 때 순발력 면에서 아직은 액티브펀드가 우위에 있다. 인덱스펀드는 상승장에서 빛을 발한다. 금융 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 국면을 보인 주식시장 덕에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지만 하락장이나 변동성이 커지는 시점에는 리스크 관리에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레버리지 ETF, 인버스 레버리지 ETF 등 파생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환매하지 않는 이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최근 이어진 인덱스펀드 쏠림 현상은 시장에도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 인덱스펀드가 추종하는 지수는 보통 대표 종목 위주로 짜인다. 대형주 쏠림과 중소형주 소외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이유다. 이러한 약점을 개선하고자 최근에는 인덱스펀드에 액티브펀드의 성격을 더한 ‘스마트베타(smart beta)펀드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마트베타펀드는 기본적으로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인덱스 전략을 기본으로 하지만 저변동, 배당주, 가치주 등의 전략을 접목해 추가 수익은 물론 리스크 관리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 인덱스펀드는 가격적 요소를 가중치로 활용해 지수를 구성한다. 쉽게 말해 시장을 잘 ‘반영’하기 위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등부터 줄을 세우는 식이다. 지난해에 인덱스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코스닥 레버리지 ETF’를 예로 들면 셀트리온, 메디톡스, 휴젤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포진해 있다. 이러한 시가총액 가중 방식은 고평가된 종목을 ‘과대가중’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과소가중’할 수밖에 없는 한계와 지수 구성이 소수 대형주에 과도하게 집중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장주의 부침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약점이 상존한다. 반면 스마트베타펀드는 시가총액으로 가중한 전통적 인덱스나 포트폴리오 대신 기업의 내재 가치나 배당수익률, 변동성 등 비(非)가격적 요소를 가중치로 활용해 지수를 구성하고 추종함으로써 보다 나은 위험 대비 수익률을 창출하는 전략을 취한다. 시장의 비효율성을 가정해 시장에서 초과 수익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전통적 액티브 자산 운용과 인덱스의 수익률을 복제하는 패시브 자산 운용의 중간적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베타펀드는 기존 시총가중지수에 비해 초과 수익률(alpha)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액티브 전략과 유사하지만 특정 원칙을 기반으로(rule-based) 인덱스를 구성해 개별 종목에 대한 예측과 판단이 필요치 않다. 결과적으로 시장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적극적 관리 전략이 가능한 반면, 액티브펀드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치명적 매력’을 갖게 된다. 딱 ‘시장만큼만’ 수익을 보자는 것이 인덱스펀드다. 우스갯소리로 기존의 인덱스펀드가 추종지수를 초과하는 수익을 냈다면 그것은 ‘오류’로 인한 불량 펀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추적오차’라고 설명하는데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전까지 시장 대비 초과 성과는 액티브 매니저에 의해 창출되는 부가가치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스마트베타펀드가 추종하는 다양한 대체지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시장 초과 수익률은 달성 가능한 현실적 목표가 되었다. 상품별로 차별성 없이 유사하게 구성하는 인덱스펀드에 비해 초과 성과가 다양한 베타 전략을 구현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활용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을 바탕으로 올 한 해 스마트베타펀드는 투자자에게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저점인 금리 수준에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수익률 제고가 필수인 기관투자가들의 스마트베타 전략 활용도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새로운 프리미엄을 창출하기 위한 지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자산 운용사 역시 스마트베타 전략을 활용한 펀드를 늘려가며 복수의 전략을 함께 사용하는 멀티 전략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슷비슷한 인덱스펀드의 홍수 속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기존 인덱스펀드에 비해 소형주나 가치주의 비중이 확대되는 구조의 스마트베타는 플러스알파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만큼 상대적 투자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 추가로 가미하는 액티브 전략에 따라 각 펀드별 전략이 상이하고 운용 노하우에 따른 성과의 차이가 큰 만큼 위험 선호도와 투자 목적에 따른 선택을 위해 어느 정도의 ‘공부’도 매우 중요해졌다. 가치주, 성장주, 배당주 등 스마트베타 전략에서 기대하는 수익률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부담해야 할 위험은 무엇인지, 해당 전략이 가격 대비 합당한 가치를 제공하는지 등 상품에 대한 검토가 필수다. 상품의 거래 비용과 관리 비용, 그리고 지수 라이선스 비용 등은 투자자에게 전가되는 만큼 과거 운용 성과와 구조를 살피는 습관이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 10년 만에 찾아온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믿음과 불안감이 함께 커진 상황이다. 변동성 확대로 인한 리스크 관리가 투자 성공 키워드로 떠오를 2018년에는 경기 순환에 따른 전략적 투자가 가능한 스마트베타를 눈여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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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펀드(index fund) KRX100, 코스피200지수 같은 특정 주가지수에 속해 있는 주식을 골고루 편입해 이들 지수와 같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운용하는 펀드. 초과 수익을 원하는 적극적 투자 수단인 액티브펀드에 비해 위험 회피를 중시하는 보수적 투자 방법 중 하나다. 시장과 종목 분석에 필요한 비용이 절감되므로 수수료가 저렴하며 펀드매니저의 개별 판단이 배제되므로 투명한 운용이 가능하다.
액티브펀드(active fund) 주식시장 전체의 흐름을 상회한 운용 성과를 목표로 하는 펀드로 자산 운용 회사의 조직이나 펀드매니저의 능력이 펀드의 성과를 좌우한다. 수수료와 거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펀드보다 공격적이다. 통상적으로 대세 상승장보다는 중소형주가 부각되는 시기나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박지훈(매일경제 기자)  사진 최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