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페라리의 현재와 미래

MEN

페라리는 슈퍼카 마켓의 정상에서 70년을 군림했다. 812 슈퍼패스트는 그간 영광의 순간을 담은 내연기관 차량의 정점이다. 페라리의 현재를 이끌고 미래를 준비 중인 극동 및 중동 지역 총괄 지사장 디터 넥텔을 만났다.

슈퍼카 마켓은 음속으로 진화한다. 하루하루 좌판 상품이 바뀌고 혁신은 순식간에 과거가 된다. 대중의 관심 역시 벚꽃보다 빨리 진다. 고속의 전쟁터에서 페라리는 70년 동안 생존했다. 단순한 생명 유지가 아니라 정상에서 마켓을 주도해온 것이다. 이 놀라운 과정엔 엔초 페라리의 이름을 건 첫 번째 모델 125S부터 스파이더, 캘리포니아, 488, 라페라리, F12라는 혁명의 역사가 있다. 페라리는 그 영광의 이름들을 소환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정점 ‘812 슈퍼패스트(Superfast)’를 위해서다. 여기엔 완전히 새로운 12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8500rpm에서 최대출력 800마력이란 압도적 성능을 실현한 엔진은 페라리의 현재이자 미래의 단서다. 페라리는 다음 세기를 준비한다. 어떤 모습일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분명 아름답고 강력할 것이다. 페라리의 현재를 이끌고 미래를 준비 중인 극동 및 중동 지역 총괄 지사장 디터 넥텔(Dieter Knechtel)을 만났다.

현재 몇 개국의 마켓을 관리하고 있나? 17개국, 앞으로 한두 나라를 더 고려 중이다.
당신이 책임지고 있는 국가 중 한국 마켓의 순위는 어느 정도나 되나? 현재로선 일본이 가장 큰 시장이다. 호주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다음은 아랍에미리트인 것 같다. (손가락으로 세어보다) 한국은 네 번째 규모의 마켓이다. 이어서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
중국이 빠지다니 의외다. 현재 세계 최고의 큰손이 중국 아닌가? 슈퍼카도 미친 듯 팔리고 있다고 들었다. 약간 과장된 면이 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은 정말 ‘크레이지’하게 성장했다. 물론 모든 것이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현재도 마켓이 커지고 있지만 예전 같은 속도는 아니다. 중국 마켓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일단 그들은 자신의 차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는 해외시장에서 많이 구매하고 있다. 중국 마켓은 별도의 특별 관리 대상이다. 딜러도 많고 문화가 다른 마켓이기 때문에 유통 구조가 다르다. 규모 면에서는 일본이 훨씬 크다.
업계에 오래 몸담았다. 전문가로서 한국의 자동차 마켓을 어떻게 평가하나? 성숙하다.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서양 제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수입 브랜드 마켓이 점차 커지면서 호황을 맞이한 것 같다.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고 할까.
한국의 슈퍼카 마켓은 어떻게 평가하나?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6~7년간 추세를 보면 안정적이란 평가다. 작년 디젤 게이트 영향으로 몇몇 브랜드가 세일즈를 수월히 하지 못해 하락한 면이 있지만 올해는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우리도 그 혜택을 받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사람들은 왜 페라리를 사랑할까? 지난 70년간의 성공 스토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제품을 통해 고객을 놀라게 했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특별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우리의 가치를 높여왔다. 페라리는 F1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성공적 역사를 이룩했다. 비록 지난 몇 년간 다소 부진하긴 했지만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고객은 사랑한다.
기술적 완성도에 대해선 부가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런데 그걸론 부족하다. 21세기에는 감성도 구매의 주요 요소다. 페라리가 지향하는 감성은 어떤 것인가?주행에서 느끼는 감성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실제로 시트에 앉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고객을 시트에 앉히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웃음) 엔진 사운드, 출력의 느낌,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 등은 처음 경험해본다면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다. 페라리를 타고 있을 때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그 순간이 페라리의 감성이다.
지난 몇 년간 자동차 브랜드들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건 ‘다운사이징’, ‘전기 자동차’, ‘친환경’ 등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페라리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다소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돌파하기 위한 페라리의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는 대중적 브랜드를 지향하는 회사는 아니다. 특정 고객층을 집중 공략하는 브랜드기 때문에 예외 사항이 있다. 우리가 입은 타격은 아주 미세한 정도다. 그래도 여러 변수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 마켓도 점점 배출 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다방면으로 업그레이드를 고려 중이다. 그중 하나가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더 강인하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일례로 우리의 현재 목표는 다음 모델의 무게를 100kg 감량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하이브리드 엔진을 고려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성은 우리의 장점, V8이나 V12 엔진의 세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해 퍼포먼스를 높이느냐다.
다양한 고민이 느껴진다. 조금 더 구체적인 플랜이나 진행 사항을 알 수 있을까? 가령 하이브리드 엔진 같은 부분에 대해서. 내부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지금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적지만(웃음) 여러 논의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슈퍼패스트만 봐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에 로직(logic)이 생겼다는 것이다. 예전엔 엔진이 제일 중요했고, 그것을 감싸고 있는 디자인은 2차적 문제였다. 그래서 디자인 공정은 대부분 밖에서(아웃소싱) 이뤄졌다. 하지만 5년 전부터 내부에 디자인센터를 꾸리고 현재 70명이 넘는 인원이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만약 하이브리드가 나온다면 다른 회사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페라리만의 하이브리드가 탄생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슈퍼패스트는 내연기관 차량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슈퍼패스트의 다른 매력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가장 확실한 것부터 이야기해보자. 이 차는 정말 많이 판매되고 있다.(웃음) 영리한 소비자들이 왜 이 차를 선택할까? 그것은 미세한 차이 때문이다. 슈퍼패스트는 압도적인 스펙과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췄지만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다. 일례로 헤드라이트 옆과 차체 측면에 작은 검은색 포인트들이 있다. 이것은 최적의 주행을 위해 배치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디자인적 미를 해치지 않는다. 또한 시속 180km 이상 주행 시 플랩이 열리며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다운 포스가 생긴다. 이 부분은 F12에 비해 엄청난 개선이 이뤄졌다.
오랜 기간 슈퍼카업계에 종사해왔다. 그곳의 매력은 무엇인가?특별한 곳이다. 들어오기 어렵지만 나가기도 쉽지 않다.(웃음) 차는 복잡한 제품이다. 기술적이고, 공산품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냉장고나 칫솔엔 없는 감성을 지닌다. 그런면에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또 이곳은 매우 복잡하고 빠르다.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며 빠르게 변화한다. 정신없고 쉽게 피로를 느낄 수도 있다. 모두가 좋아하는 곳은 아니지만 이런 것에 익숙해지면 다른 곳으로는 갈 수 없다. 지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자연스레 생기는 고민, 숙제 같은 것이 있다. 여러 마켓을 관리하다 보면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접하게 된다.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언제나 나의 숙제이자 고민이다. 그들의 문화와 생활양식, 규칙 같은 것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 그것은 나에게 큰 도전이다.
브랜드가 70년을 이어오기란 쉽지 않다. 페라리에도 남다른 의미일 테고, 현재 중책을 맡고 있는 당신에게도 중요한 시점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창립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60개국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페라리가 판매되는 거의 모든 마켓을 아우른다. 한국에서도 9월 22일에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고객 퍼레이드, 아이콘 모델들의 쇼케이스 축제가 펼쳐질 것이다. LaFerrari Aperta의 경우 기술과 디자인, 스피드, 아름다움 등 모든 면에서 페라리를 가장 잘 담아낸 모델이다. 아마 퍼레이드의 리드 카가 될 것이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박남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