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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그녀

FASHION

2017년 현재, 패션 월드에서 그 어떤 여성보다 퍼스트레이디의 활약이 대단하다.

1 어떤 의상이던 개성 있게 소화하는 전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   2 프랑스 순방 당시 디올 룩으로 무장한 미국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지난 8월 말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했을 때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대중에게 큰 질타를 받았다. 재난 지역에 방문에 신은 스틸레토가 문제였다. 이를 의식한 나머지 금세 힐에서 내려와(!) 새하얀 운동화로 갈아신었지만 그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여름 수해 지역을 찾은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는 분명 비교되는 모습. 사실 이는 수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에 불과한데, 퍼스트레이디는 정치, 문화, 외교, 예술 등 다양한 이슈로 대통령 못지않게 주목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패션 월드에서 영부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마냥 우아하고 단정한 차림새가 아닌, 자신의 개성과 감각을 드러내는 이가 속속 등장한다는 이야기다. 그중 단연 패션 감각이 뛰어난 인물은 멜라니아 트럼프. 모델 출신답게 그녀는 전 세계를 누비며 자신의 감각을 뽐내는 중이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당시 입은 블루 컬러의 캐시미어 소재 랄프 로렌 원피스는 숱한 화제를 낳았고, CNN 같은 언론에서는 재클린 케네디가 떠오른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감각을 치켜세웠다(구찌의 전설과도 같은 재키 백이 그녀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던가!). 그녀는 프랑스를 공식 방문했을 때에도 특유의 날 선 감각을 드러냈는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던 순간 입은 디올의 레드 컬러 크레이프 실크 드레스와 바 재킷은 1940년대 뉴룩을 연상시키며 늘씬한 보디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게다가 방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옷을 입어 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를 반긴 프랑스의 영부인 브리지트 트로뇌 역시 빼어난 패션 감각을 보유한 인물. 매니시한 슈트, 사랑스러운 미니스커트, 터프한 라이더 재킷 등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르며 프렌치 시크의 정석을 보여주는 동시에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루이 비통과 발망 등 자국의 패션 브랜드 룩을 그럴듯하게 소화하며 국위 선양 중이다.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보자.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청렴한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블루와 화이트 톤의 옷을 즐겨 입는다. 지난 5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화이트 컬러의 플라워 패턴 재킷과 원피스를 매치한 것도 같은 맥락. 한복을 입지 않은 첫 번째 영부인이라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한국 전통의 미를 포기한 건 절대 아니다. 대통령과 함께 외국 순방 등 한국을 알려야 하는 자리에선 고운 빛깔의 한복은 물론 동양적 색채가 짙은 프린트와 장식을 더한 의상으로 시선을 붙잡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채로운 스타일을 즐기는 덕에 그녀는 적극적이고 에너지가 충만해 보인다.

3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 전 프랑스 영부인.   4 멋진 스타일로 시대를 풍미한 재클린 케네디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재키>.   5 루이 비통 코트를 입은 프랑스 영부인 브리지트 트로뇌.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넘치는 카리스마와 패션 감각으로 사랑받은 퍼스트레이디가 여럿이다. 재클린 케네디는 물론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 미셸 오바마까지. 영부인은 아니지만 그레이스 켈리, 다이애나 스펜서(왕세자비)와 그녀의 며느리 케이트 미들턴 역시 인기를 누렸다. 지성과 미모 못지않은 스타일 감각이 바탕이 됐다. 물론 옷 한 벌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이들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순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차림새를 통해 한 나라의 문화와 위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패션은 생각보다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