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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너머의 예술

ARTNOW

남다른 시선이 남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예술의 몫이고, 우리가 예술 작품을 소장하는 이유다. 루마스갤러리에서 만난, 익숙하고도 낯선 공간의 미학.

시우코 구티에르스, The Dune, Fuertventura, 100×69cm, 2014

라파엘 네프, WMO 2000, 35×103cm, 2012~2013

때로는 익숙한 풍경 너머로, 전혀 새로운 공간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풍경 구석구석 숨어 있던 은밀한 이야깃거리를 발견하거나 사물 하나하나를 매만지는 누군가의 예민한 시선을 느낄 때. 루마스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는 라파엘 네프(Rafael Neff)의 작품을 감상할 때가 그렇다.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풍경의 내면을 바라보고, 그 인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내는 독일의 사진작가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오페라극장이나 도서관 등 특히 건축미가 돋보이는 공간을 찾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의 작품이 지닌 공통적 특징은 과거부터 존재해온 공간과 시간의 색감을 그대로 전달해 그 안에 담긴 안정감을 극대화한다는 것. 도서관의 거대한 천장화며 오페라극장의 객석, 와인셀러를 가득 채운 엄청난 양의 오크통까지,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든 이미지는 공간의 미학을 시각적으로 즐기기에 충분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해변(Beach)’ 시리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전형적 피사체’임에도 네프의 사진 속 해변은 새로운 공간처럼 보인다. 모래의 거친 질감과 밝은 색상의 줄무늬 의자, 햇빛을 가득 머금은 푸른 하늘이 각각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는 한편, 절묘한 구도로 조화를 이루는 점도 놀랍다.
한편, 스페인 출신 사진작가 시우코 구티에르스(Ciuco Gutiérrez)의 재능은 서로 상반된 공간과 이미지를 결합할 때 특히 두드러진다. 그가 활용하는 대표적 오너먼트는 거대한 샹들리에. 그는 황량한 사막이나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 등 있는 그대로 담아낸 태초의 자연경관 위에 색색의 호화로운 샹들리에를 배치한다. 샹들리에가 풍경 사진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극단적 구도 안에서 두 이미지는 기이하리만치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하나의 새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즉 각각의 소재가 오롯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서로 부딪치거나 자리다툼을 하지 않는 것.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바로 구티에르스가 유머를 표출하는 수단이다. ‘인간과 환경’이라는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는 그는 실제로 문화적·정치적 색깔이 강한 작가 중 한 명이지만, 특유의 유머러스한 과장을 통해 현실과 허구 사이의 경계선을 유연하게 표현해낸다.
익숙한 공간을 익숙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라파엘 네프와 시우코 구티에르스, 이들의 독특한 사진 세계를 소개하는 루마스갤러리는 2003년 ‘예술의 대중화’를 모토로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했다. 세계적 작가의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 작품을 합리적 가격에 판매한다. 풍경 너머에 숨은 작가적 세계관과 남다른 공간의 미학을 느끼고 싶다면 루마스갤러리로 가보자.

에디터 김재석 (jskim@noblesse.com)
류현경(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