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한가위의 맛
조상의 지혜가 만든 추석 식문화와 한층 맛이 깊어진 가을 식재료의 새로운 해석

옻칠 삼베 우드 트레이, 보라색 테이블 매트, 원형 유기 접시, 보라색 & 베이지색 삼베 접시, 소스용 종지와 채소 부각을 담은 볼, 수저 세트, 옻칠 컵은 모두 Haus Yoon, 직사각 수저 받침은 Pottery Meme 제품.
세 가지 한 입 요리
식전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한 입 메뉴를 준비했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맛과 향이 더욱 깊은 포항초는 살짝 데쳐 참기름에 버무린 것. 볶은 보리된장과 두부, 참기름을 섞어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향긋하고 구수한 맛이 배가된다. 무 크래커는 추석상에 올리는 세 가지 반찬을 활용한 것으로, 무와 무즙을 넣어 구운 크래커 위에 훈연 향을 입힌 겨자 소스를 바른 다음 무친 고사리와 도라지를 얇게 펴 교차로 엮어 올렸다. 가을 잎채소인 깻잎, 방풍, 고춧잎을 기름에 튀겨 만든 채소 부각은 간장과 달걀노른자, 오일, 식초, 참기름을 섞어 만든 소스를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국수를 담은 사발과 유리 화병, 팔각 통굽 제기는 모두 Area+, 블랙 직사각 트레이는 Pottery Meme, 새 모양 황동 수저 받침은 Huue Craft 제품.
늙은 호박 국수
애피타이저로 즐기는 국수는 차례상에 올리는 탕국에서 영감을 받아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가을이 제철인 늙은 호박을 갈아 넣어 담백한 국수 면을 만들고, 간장에 조린 송화버섯을 올렸다. 돼지고기와 닭 뼈를 오븐에 구워 구수한 맛을 더한 뒤 탕국을 끓일 때 들어가는 대파, 마늘, 무 등 각종 채소를 넣어 푹 우려낸 뼈 육수를 부으면 감칠맛이 풍부해진다.

블랙 월넛 우드 트레이 소반과 디시 트레이는 모두 Arbel, 원형 접시와 찬기는 모두 Area+, 유리 술잔과 회령잔, 사카이 요시키 작가의 대나무 손잡이 도쿠리는 모두 Pottery Meme에서 만날 수 있다.
배추전과 홍합초 그리고 국화 약주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전과 양념 간장에 조려 먹는 반찬인 홍합초를 색다르게 변주했다. 반죽에 누룩을 넣어 팬케이크처럼 두툼하게 부친 전은 배추, 쪽파, 간장 양념에 조린 다시마를 올려 마무리한 것. 홍합초는 10월부터 제철인 제주 자연산 섭을 데쳐 5~7시간 훈연한 뒤 무말랭이와 함께 간장 소스를 부어 익혔다. 누룩을 넣어 폭신하고 쫀득한 식감의 전은 짭조름한 홍합초와 함께 싸 먹으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국화차를 넣어 발효한 국화 약주를 곁들이면 가벼운 안주로도 그만이다.

스톤 베이지 컬러 오발 접시는 TWL, 여러 겹의 종이로 만든 지태 칠기 받침과 오브제는 모두 Area+, 유리와 유기 소재를 믹스한 주병과 유리잔은 모두 Haus Yoon 제품.
반건조 박대와 토란
반건조 생선과 토란잎을 활용한 요리로, 말린 포와 토란국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박대는 흰 살 생선으로 비린내가 덜하며 담백한 맛으로 유명하다. 10~12월이 제철인 박대를 반건조해 포를 뜬 뒤 오방색 채소를 층층이 쌓아 올리고 토란잎으로 감싸 쪄냈다. 토란잎과 조화를 이뤄 반건조 생선 특유의 고릿한 향이 사라지고 감칠맛이 풍부해진다. 토란과 들깨를 넣어 졸인 소스와 대파, 갓김치, 초석잠 장아찌를 가니시로 곁들였다.

물푸레나무로 만든 오발 트레이와 원형 접시, 밥그릇, 도자기 밥솥은 모두 Loft Shop에서 판매한다.
맥적구이와 무, 더덕 솥밥
채소와 고기를 번갈아가며 꿴 산적 꼬치와 불고기 양념을 발라 익힌 산적 두 가지 메뉴를 결합했다. 돼지고기 등심을 간장과 된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에 12시간 재운 뒤 볶은 보리된장 양념을 덧바르며 숯불에 구운 것. 참나물을 이용해 만든 치미추리 소스를 더해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참나물의 향미가 잘 어우러진다. 무와 더덕을 넣어 지은 솥밥을 곁들이면 맛이 더욱 좋다.

편소정 작가의 타원 트레이, 높은 굽 접시, 긴 타원 접시, 옻칠 포크와 배숙 판나코타를 담은 샴페인 쿠프 글라스는 모두 Huue Craft, 먹색 찻주전자, 찻잔, 소서는 모두 TWL 제품.
배숙 판나코타와 증편
차례상에 올리는 대추와 밤, 배, 감을 의미하는 조율이시(棗栗梨枾)를 디저트로 표현했다. 캐러멜라이징한 배 콤포트와 저온 건조한 국화꽃을 우려 만든 판나코타의 조화가 산뜻하다. 곶감, 말린 밤, 대추 고명을 꽃처럼 장식하고 배숙 소스를 부어 마무리했다. 이천 생쌀 막걸리를 이용해 만든 증편은 추석의 대표적 음식인 송편 모양으로 빚어 특별함을 더했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김황직
코디네이션 마혜리
요리 이동희(Kadeau)
스타일링 이승희(스타일링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