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게리를 기억하는 건축적 유산
현대 건축의 감각과 형식을 근본부터 바꾼 거장 프랭크 게리.
그의 파격적 상상력은 건축의 역사로 남습니다.

현대 건축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거장 프랭크 게리가 향년 96세로 별세했습니다. 티타늄의 곡면, 파도처럼 흐르는 형태, 재료에 대한 대담한 시도 등 그의 건축은 늘 ‘새로운 감정의 건축’을 선언하듯 등장했죠. 스페인 빌바오를 되살린 기적 같은 도시재생부터 콘서트홀의 음향, 공간 경험을 새롭게 정의한 작업들까지. 프랭크 게리가 남긴 유산은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될 것입니다.
그의 상상력과 용기가 응축된 대표작 네 곳을 소개합니다.

호텔 마르케스 데 리스칼, 스페인
스페인 리오하 와인 산지에 자리한 이 호텔은 프랭크 게리 특유의 ‘흐르는 금속’ 언어를 가장 우아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금빛, 은빛, 장밋빛의 곡선 금속 리본이 건물 위를 감싸며 주변 포도밭 풍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조형미를 완성했죠. 내부에서는 프랭크 게리가 연출한 비정형적 창과 시선의 흐름을 따라 풍경이 달라지며 건물 자체가 하나의 체험적 조각처럼 느껴집니다.
주소 Ctra. de Laguardia, 10, 01300 Elciego, Álava, Spain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미국
LA의 랜드마크이자 프랭크 게리의 대표적인 음악 건축물입니다. 파도처럼 겹겹이 일렁이는 스테인리스 외피는 도시 안에서 강렬한 빛을 반사하며 건물에 생동감을 부여합니다. 내부 공연장은 따뜻한 목재로 감싸져 있어 압도적이면서도 포근한 음향적 공간을 경험하게 하죠. 개관 이후 LA 필하모닉의 상징적인 집이자 음악적 조각의 전범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주소 111 S Grand Ave, Los Angeles, CA 90012, United States

구겐하임 빌바오, 스페인
1997년 개관과 동시에 세계 건축계의 판도를 흔든 프랭크 게리의 결정적 걸작입니다. 티타늄 패널이 빚어낸 유기적 곡선은 도시 빌바오의 이미지 자체를 바꾸며 ‘빌바오 효과’라는 용어를 남겼죠. 반짝이는 외피와 조형적 다이내믹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도시를 되살린 상징물이 되었고 프랭크 게리의 이름을 세계적인 아이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주소 Avenida Abandoibarra 2, 48009 Bilbao, Bizkaia, Spain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독일
프랭크 게리가 유럽에서 처음 선보인 중요 프로젝트로 해체주의 건축의 초기 형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기하학적으로 분절된 볼륨, 서로 비틀린 듯 연결된 매스, 예측 불가능한 흐름이 특징이죠. 화이트 외피와 다각적 형태가 만들어내는 그림자와 리듬은 작은 규모임에도 강력한 조형적 긴장감을 드러냅니다. 이후 프랭크 게리의 조각적 건축 세계를 예고한 선구적 작업으로 평가됩니다.
주소 Charles-Eames-Straße 279576 Weil am Rhein, 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