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호사
새롭게 취항한 카타르 항공의 프라하 노선 비즈니스 클래스 덕에 장거리 여행도 즐거워진다.

마감을 끝낸 직후 지친 몸을 이끌고 공항에 도착했다. 밤 12시 30분 비행기. 인적이 드물어 한산하면서 쓸쓸함이 감도는 공항 풍경이 생경했다. 밤이라 그런지, 비행을 앞둬서인지 처음 가보는 체코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이 뱃속 깊이 일렁였다. 인천에서 도하를 경유해 프라하까지. 새롭게 취항한 카타르 항공의 프라하 노선을 이용하기로 했다. 인천에서 도하까지 약 10시간, 도하에서 프라하까지 약 6시간 30분. 인천에서 도하까지는 주 8회, 24개의 비즈니스석과 388개의 이코노미석을 갖춘 보잉 B777-300ER을 운항한다. 도하에서 프라하 구간은 12개의 비즈니스석과 132개의 이코노미 좌석으로 구성한 에어버스 A320을 운항한다. 긴 비행시간 동안 며칠간 이루지 못한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스카이트랙스 세계 항공사 어워드 2017에서 ‘올해 최고의 항공사’,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클래스’로 선정된 카타르 항공의 명성은 기내에 들어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국적인 선율이 은은하게 흐르고 푸르스름한 간접조명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기내에 들어서자 널찍한 간격으로 놓인 고급스러운 자줏빛 체어가 눈에 들어왔다. 180도 수평 침대로 전환할 수 있는 좌석 위에는 푹신한 필로와 도톰한 소재의 담요가 놓여 있었다. 10시간 동안 나의 집이 되어줄 곳. 양말과 귀마개, 카스텔로 몬테 비비아노 베키오의 립밤, 미스트, 노화 방지 수분 크림이 담긴 브릭스의 파우치와 파자마를 제공해 비행 내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웰컴 드링크로 내준 로제 샴페인 한 잔에 그간 쌓인 피로도 잠시 잊고 여행의 시작을 음미했다. 비행기가 상공에 오르자 한밤중의 만찬이 펼쳐졌다. 주문식 알라카르트(a la carte) 서비스로 취향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골라 맛볼 수 있었다. 화이트 테이블보 위에 단아한 화이트 테이블웨어와 실버 커틀러리가 어우러지고 파인다이닝의 품격이 작은 접이식 테이블 위에 그대로 옮겨졌다. 차이브 크림치즈를 곁들인 훈제 연어와 시원하게 칠링한 화이트 와인 한 잔, 토마토 오믈렛과 구운 소고기 패티에 올드패션드 칵테일 한 잔까지. 영화를 감상하며 느긋한 식사를 즐기고 나니 그제야 졸음이 쏟아졌고 깊은 숙면에 빠져들었다.
잠결에 카타르 도하에 곧 도착한다는 기내 방송을 들었다. 카타르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10시간의 긴 비행도 꿈결처럼 흐른다.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은 또 하나의 데스티네이션.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지역을 연결하는 허브로 70개의 쇼핑 매장과 30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들어섰고, 공항 내 호텔도 있다. 그중 공항 속 작은 휴양지라 불리는 알 무르잔 프리미엄 라운지는 화룡점정. 휴식을 위한 프라이빗 룸과 가족 공간은 물론 뷔페와 레스토랑, 인피니티 풀, 게임 룸 등 다양한 공간을 갖췄는데 그곳을 다 둘러보려면 넉넉한 시간이 필요할 만큼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탑승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스케줄이 못내 아쉬울 정도. 카타르 항공에서는 환승객을 위한 무료 시티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대기 시간이 5시간부터 12시간 이내인 카타르 항공 탑승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투어는 1일 4회, 각각 2시간 45분가량 소요된다. 이외에도 하마드 국제공항에서는 사막 투어, 나이트 마켓 투어, 역사 투어, 프라이빗 투어 등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에디터 김윤영(snob@noblesse.com) 디자인 장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