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떠나는 여행
자연과 문화, 역사와 액티비티가 어우러져 깊고 풍요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하와이.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시간을 음미할 수 있는 이곳에서라면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오아후 코올라우산맥 자락에 광활하게 펼쳐진 쿠알로아 대지.
오늘날 여행의 의미는 단순한 이동이나 관광을 넘어 회복과 치유, 로컬과 지속가능성의 가치, 자아 정체성과 경험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하와이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유일무이한 여행지다. 오아후의 활기 넘치는 해변과 세계 각국의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 이웃섬들의 고요한 계곡과 청정한 숲, 장엄한 화산 지대까지. 여행자가 원하는 속도와 방식대로 바다 위에서 서핑을 즐기고, 로컬 마켓에서 현지인의 일상을 체험하며, 별빛 아래 평온히 명상하는 것 모두가 하와이에서는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오아후 너머, 나만의 섬을 찾아서
사람들로 붐비는 와이키키를 뒤로하고 하와이의 진면목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면 이웃 섬으로 향해야 한다. 여행자에게 열려 있는 주요 8개 섬 가운데 마우이, 카우아이, 라나이, 하와이 아일랜드는 태초의 자연과 폴리네시아인들이 별을 나침반 삼아 당도했던 태고의 시간 속으로 여행자를 이끈다.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해변과 절벽, 계곡이 펼쳐지는 마우이는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맞이하는 웅장한 일출과 19세기 포경업 중심지로 번영했던 라하이나의 옛 거리에 스며 있는 항구도시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가든 아일랜드’라 불리는 카우아이는 섬 전체가 초록으로 뒤덮인 생태계의 보고로, 나팔리 코스트의 깎아지른 절벽과 럭셔리 리조트가 밀집한 포이푸 해변의 잔잔한 파도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하와이 아일랜드는 킬라우에아와 마우나로아 화산이 빚어낸 용암 지형 위에 끝없이 이어지는 블랙샌드 비치와 별빛 가득한 마우나케아 정상까지, 자연의 원초적 에너지를 품고 있어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다른 세상에 들어선 듯하다. 거주 가능한 하와이 섬들 중 가장 작은 라나이는 어디에서든 고요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마치 섬 전체를 프라이빗하게 소유한 듯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각자의 리듬으로 흐르는 시간과 공간
태평양 한가운데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미끄러지듯 항해하는 요트 위에서 춤추듯 파도를 타는 스피너 돌고래와 호흡을 맞추고, 산호가 선명하게 비치는 맑은 바닷속에서 바다거북과 함께 유영하는 순간. 이처럼 특별한 스노클링 경험은 하와이 여행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나만의 방식으로 경험을 만들어가는 여정임을 실감하게 한다. 바다에서는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비롯해 잔잔한 파도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배우는 스탠드업 패들보드 요가도 경험할 수 있다. 경이로운 대자연은 이곳에서 일상의 풍경이 된다. 스타게이징 투어를 통해 산 정상에서는 쏟아질 듯 흐르는 은하수와 별빛을 눈에 담을 수 있고, 너른 태평양을 파노라마처럼 곁에 둔 채 하와이 전통 ‘로미로미’ 마사지를 받는 호사도 가능하다. 보다 사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최대 4~6인만 탑승 가능한 프라이빗 헬리콥터 투어를 추천한다. 마우이의 숨겨진 폭포, 카우아이의 해안 절벽, 하와이 아일랜드의 분화구와 용암 지대 등 육로로는 닿기 어려운 풍경들이 발아래로 펼쳐지는 진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편, 이국적인 여행지에서의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것 이상의 특별한 추억과 경험이 된다. 하와이에서 탄생하고 디자인된 제품들은 그 자체로 섬의 고유한 문화와 숨결을 담은 스토리이자 여행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하는 특별한 기념품이다. 호놀룰루의 ‘사우어 쇼어 마켓’에는 하와이 로컬 디자이너들이 만든 어패럴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여 있으며, 마우이의 ‘더 샵스 앳 와일레아’에서는 아티스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수공예품과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아이템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하와이 전역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은 현지에서 갓 수확한 식재료로 만든 스낵과 음료, 수제 잼과 소스 등을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모든 존재를 향한 여행
하와이에서의 여행은 ‘나를 위한 휴식’을 넘어, 자연과 지역 사회에 긍정적 흔적을 남기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된다. 하와이 관광청의 ‘말라마 하와이’ 프로그램은 여행자가 환경 보호와 문화 보존 활동에 직접 참여하도록 돕는 대표적 움직임이다. 해변 정화 활동에 나서거나 원주민 가이드와 함께하는 문화 체험에 참여하면 숙박 혜택이나 기념 인증서를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로컬과 진정한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지역 사회와 협력한 ‘재생 관광 체험’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마우이의 카에후 해변을 중심으로 한 해변 정화 프로젝트 ‘카에후’, 하와이 아일랜드에서 모터나 연료 없이 전통 카누를 타고 만타 가오리를 관찰하는 ‘아넬라카이 어드벤처’, 재생 농법으로 키운 유기농 찻잎을 시음·구매할 수 있는 ‘앤시언트 리프 티’ 등이 그 예다. 이러한 체험은 여행이 곧 보존과 회복의 행동이 되는 유의미한 순간을 선사한다. 그렇기에 하와이에서의 여행은 돌아온 뒤에도 마음 깊이 오래도록 남아 ‘더 나은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냈다는 자부심과 의미로 비로소 완성된다.

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페어몬트 케아 라니.
에디터 손지수(프리랜서)
사진 하와이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