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재즈 바
유난히 감미롭고 따뜻한 전 세계 유명 재즈 바에 갔다.

코즐로프 클럽(Kozlov Club), Moscow
모스크바에 자리한 재즈 클럽. 재즈 전문 웹사이트 ‘올어바웃재즈닷컴’이 실시한 ‘2019년 최고의 재즈 베뉴’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구소련의 색소포니스트 알렉세이 코즐로프(Aleksei Kozlov)의 이름을 본뜬 이 클럽은 아트비트 재단(ArtBeat Foundation)의 주도로 2012년 처음 문을 열어 컨템퍼러리 재즈 신에 반향을 일으키며 빠르게 성장했다. 재즈뿐 아니라 재즈 록, 펑크, 솔, 에스닉 뮤직,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하루 3~6팀 정도 공연할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다. 이 공연은 모두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 세계 음악 팬에게 제공하는데 하루 접속자 수가 20만 명에 이른다. 클럽 안에 바이닐 숍이 있고, 전문 셰프팀도 갖춰 재즈 애호가라면 이 클럽을 찾기 위해 일부러 모스크바에 가도 아깝지 않을 정도. 스콧 핸더슨, 리처드 보나, 데니스 챔버스, 조조 메이어 등 이름난 뮤지션이 공연 리스트를 충실하게 채운다.
문의kozlovclub.ru

나이트 자(Night Jar), London
칵테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런던의 나이트 자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입구를 찾기 어려운 스피크이지(Speakeasy) 스타일의 바와 정성 들여 만든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의 칵테일로 유명한 이곳은 매일 밤 9시 30분부터 시작되는 빈티지한 무드의 재즈 공연 역시 매우 훌륭하다. 아방가르드한 재즈보다는 듣기 편안하고 쉬운 스타일이 주를 이루며 재즈, 스윙, 블루스 아티스트가 매일 공연한다. 매트야스 게이어 트리오, 핀스트라이프 밴드 등이 12월 공연 일정에 이름을 올렸다. 음악을 즐기며 완성도 높은 칵테일을 즐기고 싶을 때 찾기 좋은 곳이다.
문의barnightjar.com

재즈 스탠더드(Jazz Standard), New York
유니언 스퀘어 카페, 쉐이크쉑 버거로 유명한 대니 메이어의 유니언 스퀘어 호스피탤러티 그룹(Union Square Hospitality Group)이 운영하는 재즈 클럽이다. 1층에 미국 남부 바비큐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자리해 재즈와 레스토랑의 조화가 재미난 곳. 재즈 작곡가 앤드루 힐, 루치아나 수자 등을 비롯해 재즈 연주가이자 작곡가인 로니 스미스, 래리 골딩스, 시더 월턴 등이 공연했으며, 찰스 밍거스의 미망인 수 밍거스가 이끄는 밍거스 빅밴드가 하우스 밴드로 매주 월요일 공연한다. 젊고 모던한 재즈 밴드의 공연도 눈길을 끈다.
문의www.jazzstandard.com

빌리지 뱅가드(Village Vanguard), New York
존 콜트레인,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번스, 윈턴 마살리스 등 전설적 뮤지션을 배출한 뉴욕의 대표 재즈 클럽이다. 혹자는 빌리지 뱅가드를 두고 ‘야구로 치면 양키스, 해변으로 치면 코니 아일랜드, 성당으로 치면 성 패트릭’과 같다고 찬양한다. 본격적인 재즈 클럽으로 영업을 시작한 1957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재즈 뮤지션이 100장 넘는 재즈 앨범을 이곳에서 직접 녹음하기도 했다. 걸출한 이름의 공연 시간에 맞춰 가기 힘들다면, 월요일마다 공연하는 뱅가드 재즈 오케스트라 공연도 챙겨볼 만하다. 1966년부터 쉬지 않고 공연한 점도 인상적이다. 공연장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기에 오히려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문의villagevanguard.com

로니 스콧(Ronnie Scott’s), London
1959년 런던에 문을 연 재즈 클럽으로 색소포니스트 로니 스콧과 피트 킹이 공동 설립했다.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재즈 클럽의 기준이 된다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미국의 재즈 뮤지션을 처음 영국에 소개한 클럽이기도 하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로니 스콧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지만, 이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고 있다. 모든 공연이 인기가 높아 부지런하지 않으면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 2006년 리뉴얼해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로 바뀌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문의www.ronniescotts.co.uk

프리저베이션 홀(Preservation Hall), New Orleans
래리 보렌스테인이 소유한 갤러리였던 장소가 1960년 앨런 제프와 샌드라 제프 부부의 노력으로 재즈의 기원과 전통을 ‘보존’한다는 의미의 재즈 클럽 프리저베이션 홀로 재탄생했다. 1963년 앨런 제프는 당시 가난하고 병든 고령의 재즈 뮤지션을 고용해 밴드를 만든 뒤 도시 투어 공연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현재는 앨런 제프의 아들이 대를 이어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재즈의 기원인 뉴올리언스에 자리 잡은 만큼 관악기 위주의 협주와 즉흥 연주가 주를 이룬다. 술과 음식을 팔지 않아 공연에 집중하는 클럽으로, 빈티지하고 낡은 인테리어가 오히려 재즈 고유의 맛을 살린다.
문의www.preservationhall.com

르 카보 드 라 위세트(Le Caveau de la Huchette), Paris
1949년 지하 와인 셀러를 재즈 클럽으로 꾸며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온 곳. 파리 노트르담 성당을 지나 라틴 지구에 자리 잡은 이 클럽은 미국의 전설적 재즈 연주자 라이어널 햄프턴, 카운트 베이시, 아트 블래키 등과 프랑스 재즈 뮤지션 클로드 루테르, 클로드 볼링이 공연을 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재즈 비브라폰 연주가 대니 도리츠가 소유하고 있다. 비틀스가 처음 공연한 곳이자 그 이후로도 수백 회 공연한 것으로 유명한 런던의 캐번 클럽이 르 카보 드 라 위세트의 와인 카브를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 인테리어를 차용했다고 한다. 2016년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에 등장해 관광 코스로도 이름을 알렸다.
문의www.caveaudelahuchette.fr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글 손기은(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