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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록버스터

ARTNOW

올가을, 서울에서 세계로 도약하는 한국표 블록버스터 아트의 바람이 불어온다.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을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전시 <백남준 쇼>와 동시대 예술 현장을 발 빠르게 전하는 아트 페어 '키아프'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인류와 기술의 조화를 꿈꾸는 ‘희망’ 섹션에 설치한 작품 ‘David’

세계가 주목한 한국인 아티스트
글로벌 아트 신에서 혁명을 일으킨 한국 예술가는 누구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단연 백남준이다. 선구적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이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10년째,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10주기를 맞은 만큼 곳곳에서 그를 추모하는 전시가 화제인데, 그중 7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백남준 쇼>를 주목할 만하다. 전시는 ‘백남준이 살아 있다면 누구와 함께 어떤 작업을 할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생전 다양한 협업을 즐긴 백남준을 기리는 전시장은 후대 작가들의 새로운 해석과 오마주 등 획기적인 만남이 주는 신선한 활기로 가득하다. 100점이 넘는 작품으로 백남준을 재조명한 이번 전시는 마치 한 편의 이야기를 풀어내듯 5개의 테마를 통해 그의 예술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인간의 키를 훌쩍 넘는 로봇이 줄지어 선 곳, 인류와 과학기술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작가의 염원을 드러낸 ‘희망(hope)’ 섹션에서 시작하는 전시는 백남준의 미니 아카이브 ‘향수(nostalgia)’로 이어진다. 퍼포먼스의 기록, 스케치, 어린아이 같은 드로잉, 손글씨, 임영균의 기록사진, 악기 조각 등 백남준의 손때가 묻은 오브제로 가득한 공간에서 그의 영원한 협력자인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와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Charlotte Moorman)의 흔적을 통해 백남준을 회상한다.

모차르트 서거 200주기를 기념해 제작한 비디오 월 ‘M200’

‘사랑(love)’을 주제로 연출한 세 번째 공간은 백남준의 아날로그 감성과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며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아티스트 최종범의 연출로 백남준의 감수성을 극대화한 공간에서는 천장 곳곳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TV Cello’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어떤 사랑의 세레나데 못지않게 아름답다. 잔잔한 선율에 한껏 취해 있을 즈음, 그가 모차르트 서거 200주기를 기념해 만든 ‘M200’을 선보이는 ‘인피니티(infinity)’ 섹션이 펼쳐진다. 모니터 86대에서 영상과 이미지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귀에 익은 듯하지만 낯선 음악이 울려 퍼지며 맞은편 거울이 작품을 투영해 공간의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사랑받는 모차르트와 위대한 예술가 백남준의 만남이 감격스럽다. <백남준 쇼>의 하이라이트는 그의 전성기 시절 탄생한 걸작 ‘거북(Turtle)'(1993년)을 볼 수 있는 ‘이데아(idea)’다. 10m가 넘는 초대형 작품만으로도 압도적인데, 영상 전문 기업 디스트릭트(D’strict)가 새로운 영상 기술로 선사하는 입체적 공간감이 전시의 묘미를 장식한다. “예술은 페스티벌”이라는 백남준의 말처럼, 5개의 공간을 넘나드는 동안 예술을 한껏 흡수할 수 있는 페스티벌에 놀러 온 기분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거장의 윙크를 훔쳐볼 색다른 기회가 숨어 있으니 전시 막바지까지 긴장을 놓지 말 것.

 

Shu-Kai Lin, The Balcony City Series – Rest of Us in the Woods Giant, 2016

세계의 주목을 끌 한국 아트 페어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코엑스 A&B홀에 마련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오는 10월 12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16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최대 아트 마켓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6 / ART SEOUL, 이하 키아프)’가 그 주인공. 이번 행사는 총 16개국 170개 갤러리가 참가해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키아프는 아시아 미술을 넘어 전 세계 동시대 예술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올해의 주빈국으로 선정된 대만의 현대미술은 아시아의 고유성과 서구 현대미술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미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빈국 대만을 중심으로 올해 키아프에서 선보이는 키 플레이어들의 작품 세계를 한발 앞서 만나보자.

Chih-Hung Kuo, Mountain-14, 2015

Ming-Dye Yang, Grass Coat No.22, 2011

대만 판화의 대가 양밍뎨(Ming-Dye Yang)는 미국, 유럽, 이집트의 국제 인쇄 대회와 노르웨이 국제 인쇄 대회, 제16회 대만인쇄협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테크닉에 동양적 감수성을 더한 판화를 선보인다. 그리고 “예술적 행동은 인류의 존재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믿는 왕웨이허(Wei-Ho Wang)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며 페인트와 육면체 요소를 연구, 분석, 관찰한 결과를 작업으로 선보인다.한편, 유쾌한 상상력을 발휘해 과거, 현재, 미래를 한 화면에 담은 특별한 지도를 그리는 린슈카이(Shu-Kai Lin)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마치 공상적 풍경화 같은 슈카이의 그림은 인간의 영혼과 삶의 관계를 파고든다.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동화적 풍경에 독특한 필치를 더한 궈즈훙(Chih-Hung Kuo)도 주목할 것. 또 아티스트 듀오 린위칭 & 웨이싱위(Yu-Ching Lin & Hsing-Yu Wei)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학창 시절부터 협업한 이들은 풍부한 색채, 세심한 표현, 뛰어난 상상력을 무기로 내세운 혼합 매체 작업을 소개한다. 토템을 주제로 정교한 종이공예 기술에 색채를 겹쳐서 표현한 유머러스하고 환상적인 이미지가 눈에 띈다.

Yu-Ching Lin & Hsing-Yu Wei, <i>Tea Party</i>, 2014

오민
그 밖에도 놓쳐서는 안 될 작가들이 총집합한 현장에서 수천 점의 작품과 라이브러리 전시 공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일상 속 영감을 끌어내고 실험적 아이디어를 자극할 것이다. 키아프는 한국의 독창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부로 자리매김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돋보이는 아트 페어다. 컬렉터는 물론이고 미술 관계자, 작가, 일반 관람객 등 모든 예술 애호가가 한자리에 모여 건강한 예술을 독려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 서울 한가운데서 생생한 예술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올가을 키아프를 방문해보기 바란다.

에디터 | 안미영 (myahn@noblesse.com)
글 | 백아영(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