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사피엔스의 섹스
진화한 인류의 섹스는 도구를 사용한다.

G-스폿과 클리토리스 자극에 최적화한 설계의 딜도 Casper
섹스의 업그레이드SEX TOY – FEMALE
“내가 포르노 배우야?” 그녀는 단호히 거절했다. 보수적인 편이라 대충 짐작했지만 예상보다 더 냉담하게 반응했다. 경멸 섞인 눈초리에 딜도(dildo)는 포장을 뜯지도 못했다. 사실 내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멀쩡한 내 것 놔두고 기계를 쓰자 말하는 심정도 편치는 않았다. 사이즈나 성능의 문제는 아니었다. 아직 내 ‘그것’은 쓸 만하다(나름대로). 무말랭이처럼 말캉하지 않고 적당한 크기에 잘 달린다. 준수하다고 할까. 그런데 뭔가 아쉬웠다.
돌싱 커플인 우리는 금세 가까워졌다(육체적으로도). 서로의 집을 오가며 반동거 형태로 1년, 그녀는 우중충한 내 일상에서 봄처럼 피어났다.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었다. 침대에서도 좋았다. 그리 적극적인 편은 아니지만 그녀의 몸은 놀라웠다. 따뜻하고 보드라우면서 깊었다. 난 매번 그녀의 새로운 곳을 발견했다. 거기엔 아직 잠들어 있는 에너지와 감각이 있었다. 난 그들을 깨우고 꽃피우고 싶었다. 이미 만족한다지만 그녀를 더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사랑에 빠진 남자가 그런 가능성을 어떻게 외면할까.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 딜도를 꺼냈다. 신세계가 열렸다. 시작은 나였다. 천천히 삽입해 조금씩 속도를 냈다. 그녀의 입술이 열리고 호흡이 가빠졌다. 내 허리를 감은 손끝에 힘이 느껴질 때 그것에 바통을 넘겼다. 내가 구매한 제품은 지름 7cm, 직경 20cm에 돌기가 돋은 진동 딜도였다. 진동의 강도는 총 3단계, 버튼으로 좌우 회전 방향을 조절할 수 있었다. 딜도는 나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회전했다. 처음 그것을 넣었을 때 낯선 실리콘 감촉에 그녀는 몸을 움츠렸다. 나는 아주 천천히 딜도를 움직이고 남은 손과 입으로 그녀의 엉덩이와 가슴을 더듬었다. 허벅지가 열리고 신음이 점차 커져갈 때 진동 강도를 올리고 깊이 넣었다. 10분쯤 지났을까. 그녀는 내가 알던 그녀가 아니었다. 시트를 움켜쥐고 좌우로 몸을 비틀며 처음 듣는 소리를 질러댔다. 그 모습에 난생애 최고조로 흥분했다. 나는 다시 그녀의 몸에 올라 아주 격정적인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한참을 그녀 위에 있었다. 그녀의 겉과 안은 매우 뜨거웠고 미세한 떨림은 오래 지속됐다. _43세 남

사용자의 동작을 감지하는 모션 센서를 장착한 자위 기구에 VR 기능을 더한 사이버섹스-컵 BKK
혼자 만족시키는 법SEX TOY – MALE
남자에게 자위는 중요하다. 파트너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비참한 수컷들이나 자위를 한다고? 거의 모든 남자는 자위를 한다. 만약 “나는 자위를 하지 않아”라고 한다면 거짓말이거나 기능적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소수를 제외하고는). 여자들은 남자의 자위를 불쾌하거나 더러운 무엇으로 생각한다. 남자의 자위는 파트너와의 섹스가 불만족스러워 하는 보충수업이 아니다. 창구가 다르다. 아무리 끝내주는 섹스를 했더라도 자위는 필요하다. 물론 더러운 짓도 아니다. 오히려 자위하는 남자가 건강하다. 남성용 자위 기구는 유용하다. 약간의 비용만 투자하면 신세계가 열린다. 깔끔한 뒤처리가 가능하다. 질병과 부상(?)의 위험도 없다. 무엇보다 평소 느끼지 못한 극한의 쾌감을 선사한다. 현대 과학은 남성용 자위 기구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놨다. 예술과 상업의 영리한 결합이 곧 일본의 남성용 자위 기구 제조업체 ‘텐가(Tenga)’다. 그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참외와 컵라면 용기, 소고기 여러 장과 참기름, 비닐봉지, 고무장갑 등 온갖 애먼것들이 봉변을 당했다. 텐가는 수컷의 쾌락에 집중한다. 딥스루, 소프트큐브, 롤링헤드, 더블홀, 에어쿠션 등 여러 기능(?)이 담긴 1회용 라인 컵(Cup) 시리즈부터 신축성이 뛰어난 에그(Egg) 시리즈, 얇고 납작해 휴대가 용이한 포켓(Pocket) 시리즈, 재사용이 가능한 에어테크(Air-Tech) 시리즈, 최대 50회까지 사용이 가능한 플립홀(Flip-Hole)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다. 여기에 강력한 진동 효과를 내는 바큠 컨트롤러(Vacuum Controller), 내부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홀 워머(Hole Warmer)라는 액세서리도 있다. 최근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IT 버전도 속속히 출시 중이다. 홍콩의 성인용품 기업 BKK는 VR과 블루투스를 활용해 신세계를 개척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영상을 제공하고 무선 전동기구는 발맞춰 작동한다. 이 정도면 예술 수준이다. 자위는 건강한 자기 격려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니라는 말이다. 얼마나 잘해내느냐(?)가 문제다. _45세 남

사용 후 물로 간단히 씻어낼 수 있는 수용성 핫 젤 Playboy
관계의 MSGLOVE GEL
사랑과 관계(그 관계)는 모두 점도 문제야. 서로에게 질척거릴 애정이 남아 있는지, 또 내가 그를 받아들일 만큼 젖어 있는지. 그런데 노선이 달라. 상대에 대한 애정의 정도와 젖는 건 별개의 문제야. 처음엔 그걸 몰랐지. 그 물리적 뻑뻑함이 우리 관계에 생채기를 냈어. 남편과의 관계는 좋았어. 낮과 밤 모두. 서로에 대한 적당한 관심과 측은함, 울고 소리칠 정도의 애정도 있었지. 연애 때부터 난 쉽게 젖었어. 그가 허리를 감아 안거나 목덜미에 입 맞추는 친밀함에도 반응했지. 침대에선 더했어. 그가 내 다리 사이로 얼굴을 묻지 않아도 장마처럼 흥건했지. 언젠가 남편이 한 말을 기억해. 스콜이 쏟아지던 발리의 호텔에서 숨가쁘게 말했어. “과일 속 같아. 부드럽고 달아.” 그렇게 젖과 꿀이 흐르던 가나안은 농담처럼 사라졌어. 첫아이를 출산한 후 그곳은 고비 사막처럼 바싹 말라버렸지. 우리는 당황했어.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남편은 첫 경험을 치르는 10대처럼 허둥댔지. 그는 인내했어. 여러 시도를 했지. 내 몸이 불어터지도록 물고 빨고 핥고, 기우제 지내듯 어루만졌어. 효과는 없었어. 여우비 내린 듯 젖었다가도 금세 말라버리더라고. 통증, 십 수년 만에 느끼는 섹스의 고통. 그런데 난 오히려 나았어. 그는 내 마음이 변한 것인 양,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어. “몸이 마음을 따라가는 거 아닐까?” 돌아선 그의 등이 절망처럼 말했어. 한술 더 떠서 산부인과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지. “흔한 증상이다. 호르몬의 패턴이 변한 것이다. 병이 아니다.” 차라리 질병이 낫겠다 싶었어. 젤을 생각한 건 그즈음이야. 처음에 남편은 완강했어.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는 어리광에 미쳐버리겠더라고. 어르고 달래고 소리치고, 결국엔 반강제로 그를 눕히고 그의 그것과 내 것에 젤을 발랐지. 사실 첫 느낌은 불쾌했어. 차갑고 미끄럽고, 인공적인 무엇처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도포된 부분이 달아오르는 거야. 단순히 따뜻해지는 게 아니라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몸이 꼬이는 느낌이랄까. 나는 아주 수월하게 남편을 받아들였지. 그의 그것을 집어삼킬 듯 통째로 집어넣었어. 정상 체위에서 그렇게 깊이 느껴본 건 처음이었어. 그날 밤은 흥건하고 질척이며 끈적했지. 이제 우리 부부는 세제 사듯 러브 젤을 구비해. 취향도 생겼지. 지용성 젤보다는 뭉침이 없는 수용성 젤을, 과일보다는 허브향을 선호하고 상황에 따라 레귤러와 핫 젤을 번갈아 사용해. 러브 젤? 별거 아냐. 관계에 살짝 MSG를 치는 정도랄까. 섹스의 맛이 좋아져. _39세 여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박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