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테루아
전 세계 와인 애호가가 주목하는 마거릿리버, 그곳을 대표하는 호주 와인의 신생 페카비 와인의 CEO 제러미 뮬러를 만났다.

호주 서부 퍼스(Perth)에서 남쪽으로 200여 마일 떨어진 마거릿리버(Margaret River)는 포도가 자라기 적합한 최고의 ‘테루아(terroir)’를 갖췄다. 석회질 토양엔 진한 점토가 섞여 있고 겨울에만 비가 내려 알이 단단하고 당도가 풍부한 포도가 자란다. 21세기 최고의 와인 산지를 논할 때 마거릿리버를 빠뜨리지 않는 이유다. 2005년 세상에 나온 페카비(Peccavi) 와인은 마거릿리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에서 만든다. 신생 와이너리지만 평론가 제임스 홀리데이에게 5개의 별을 받고 와인 대회마다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등 세계의 와인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페카비 와이너리의 창립자 제러미 뮬러(Jeremy Muller)는 1990년대 초반 마거릿리버와 인연을 맺었다. 도쿄와 싱가포르 출장 중 마거릿리버의 초창기 와인을 접하고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다. 어린 시절 가족과 공유한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과 보르도 카베르네 소비뇽을 떠올린 그는 마거릿리버에 와이너리를 설립할 계획을 세운다. 그는 이후 캘리포니아 대학교 UC 데이비스에서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 대해 공부하고 와이너리 창립을 위한 최상의 팀을 꾸렸다. 그리고 마거릿리버 인근 포도밭을 둘러보던 중 현재의 장소를 찾은 것이다. 제러미 뮬러는 “포도를 수확한 지 20년이 된 밭을 발견하고 이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인도양을 접해 시원한 해풍이 불고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까지 갖추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상의 와인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라고 말했다.
페카비 와인은 호주에서 생산하지만 유럽 유명 산지에서 만든 명품과 비슷한 감성을 전한다. 전통 양조 기술을 고집하고 최상의 프렌치 오크 배럴을 사용하는 방식 때문이다. 뮬러는 페카비의 양조 방식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우리는 클래식한 방식을 선호한다. 그리고 사람의 손에서 탄생하는 명품의 힘을 믿는다. 페카비는 호주의 거대 영리 회사 중 단일 포도밭에서 100% 수작업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흔치 않은 브랜드다.”
페카비 와인은 최근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업계에 귀감이 되는 고집을 보여준다. 페카비 와인의 포도를 재배하는 곳은 호주 와인 환경 프레시케어 인증을 받은 최초의 밭이다. 안전하고 뛰어난 와인을 생산한다는 기본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기성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