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넷째 주 위클리컬처 :: 전시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을 대표하는 와타나베 노부코, 국내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박현기,
정신병원에서 느낀 감정을 드로잉으로 표현한 데이브 슈바이처까지.
독보적인 작품 스타일로 눈길을 끄는 국내외 작가들의 개인전 소식을 만나보자.

Wine Red and Red/Wine Red and Yellow/Orange and Yellow, 나무 프레임 위에 천, 2016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와타나베 노부코의 개인전이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열린다. 얼핏 단색화를 떠올리게 하는 그녀의 대표작 ‘릴리프(Relief)’ 시리즈는 사실 나무 프레임 위에 천을 잡아당겨 설치한 입체 작품. 그녀의 이러한 독특한 작업 방식은 40여 년 동안 점차 심화되어왔으며,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계에 독보적 행적을 남겼다. ‘색과 공간 너머의 이면’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작품부터 스테인리스로 만든 최근 작품까지 총 50여 점을 선보여 작가의 추상적이면서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다.

1 Remi, 2012
2 We are going on a Summer Holiday, 210 x 297 mm, ink on paper, 2012
2001년,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자들과 자신의 피로 제작한 ‘포지티브’ 시리즈로 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가 데이브 슈바이처(Dave Schweitzer). 그의 첫 국내 개인전으로, 타이틀 그대로 작가가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에 머문 2년 동안 작업한 드로잉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검정, 빨강, 파랑 등 단색으로 표현한 그림에는 작가가 느꼈을 외로움,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극복의 과정이 집약돼 있다. 죽음의 고비 앞에서도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의 예술가적 정신을 몸소 체험하고 싶다면 스페이스비엠으로 향해보시라.

박현기, Untitled, Oil Stick on Canvas, 85×109cm, 1993~1994
박현기는 국내에 비디오아트를 처음 도입한 예술가다. 회화와 건축을 공부한 작가는 백남준에게 영향을 받아 비디오아트에 발을 들였는데, 일본과 독일, 미국에서 활동한 백남준과 달리 1970년대 말부터 줄곧 국내에서 활동했다. 작가는 모니터를 나무, 돌, 대리석 등 자연물과 함께 설치하고 특정 주제를 담은 여러 영상을 중첩해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갤러리현대에서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1990년대에 제작한 드로잉과 주요 설치 작품을 함께 선보여 작가가 생전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 ‘이미지의 중첩’과 ‘바라보는 것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