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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나도 ‘그 집’

LIFESTYLE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좋은 집을 만든다. 좋은 집이란 머무르고 싶고, 지낼수록 편한 공간이다. 집은 평생 두 번 이상 짓기 힘들고, 인테리어는 옷을 갈아입듯 매일 고치거나 갈아치울 수 없으니 말이다. 인테리어 설계 시공 회사 ㈜선혁의 고객이 20년 가까이 변함없이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이유는 그 사실을 완벽하게 이해한 디자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도 안전하고 견고하며 품격을 잃지 않는 공간 말이다.

㈜선혁에서 독점 수입, 판매하는 포졸리 가구로 장식한 다이닝룸

더 브라운 베이커리 카페의 1호점이자 시그너처 매장

사실 몇 년 전 ㈜선혁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땐 일말의 선입견이 있었다. 강남 지역 부유한 고객의 전유물인 듯한 고급 자재와 가구를 채워 값비싼 인테리어로 치장해주는 인테리어 회사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반짝이는 디자인 감각보다는 고급스럽지만 다소 지루해 보이는 스타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건 명백한 오해였고, 인‘ 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약간의 허세 섞인 고정관념도 뒤섞여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공간을 디자인 한다는 것은 아이디어와 감각만으로 채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선혁의 김용남 대표는 만날 때마다 늘 차분하고 겸손한 태도다. 1998년 처음 시작해 17년째 쉬지 않고 일했으니 에디터에게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내보이며 자랑할 법도 한 데, 항상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워한다. 개인 주택 인테리어를 주로 해온 만큼,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보안을 유지하는 것까지 이 일의 완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굳이 내세우거나 나서서 홍보하지 않아도 많은 고객이 지난 17년간 그녀를 꾸준히 찾은 이유도 김용남 대표를 비롯한 ㈜선혁 직원들이 보여주는 신뢰감과 성실함이 한몫한다. 첫 미팅 후 전적으로 맡겼다가 완성하고 나서 야 눈으로 확인하고 만족감을 표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고객이 굳이 신경 쓰지 않도록 취향과 동선 등을 알아서 세심하게 체크하기 때문이다.

목재의 나무결과 완벽한 마감이 조화를 이룬 프로메모리아의 캐비닛

㈜선혁에서 일관되게 추구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방향도 거창하지 않다. ‘사는 사람의 손때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집.’ 낡은 인테리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과 일견 상충되는 듯하지만, ㈜선혁의 손길을 접해본 고객은 한결같이 만족스러워한다. 집을 완전히 뜯어고치기보다는 용도와 예산에 맞게 합리적인 공사계획을 세워주기 때문이다.10년이 지나도 그‘ 집’ 가급적 기존의 가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여기에 잘 매치될 뿐더러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줄 수 있는 아트피스 같은 가구를 제안한다. 김용남 대표는 인테리어 리모델링 현장에 갈 때마다 집주인의 마음으로 현장 곳곳을 둘러본다. 당연한 업무인 것 같지만, 되레 놓치기 쉬운 부분이 많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무거운 브론즈를 문에 달 때 용접 자국이 남지 않도록 섬세하게 설치하고, 옷장 내부에 설치하는 봉을 일률적 높이가 아닌 사용자의 신장에 맞춰주는 일… 욕실의 컬러를 핑크로 정했다고 해서 페인트 컬러칩에 나오는 핑크를 고르진 않는다. 색을 수십 번 섞어본 후 그 공간에 꼭 어울리는, 어디에서도 같은 색을 찾기 힘들 정도로 유니크한 핑크를 만들어낸다. 타일 바닥 하나 하나도 맨발로 직접 디뎌 본다. 굴곡진 채로 시공되어 생활에 불편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공 시 신발을 신고 다녀서만은 알 수 없는 사실이다.

㈜선혁의 디자인 스타일과 감각을 엿볼 수 있도록 꾸민 김용남 대표의 집무실. 고객의 상담 또는 프라이빗한 모임 공간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어떤 공간에 있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 안의 가족이 화합할 수도, 더 멀어질 수도 있죠. 미니멀리즘을 지키기 위해 경직된 마음으로 머무를 순 없잖아요. 그런 차가움을 견뎌야 한다면 그건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가 자기 색깔을 내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걸 수도 있어요. 첫눈에‘우와’ 하고 탄성을 내뱉는 디자인보다 세월이 갈수록 깊은 맛이 느껴지고 정이 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 ㈜선혁 김용남 대표

“특히 주거 공간은 디자인보다 시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집 하나에도 굉장히 많은 공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10여 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노련한 시공팀이 함께하고 있죠. 오케스트라처럼 수십 명이 완벽한 협업을 이루어야 하는 일입니다.” 실제로 ㈜선혁이 시공을 맡은 한 회사사무실은 지난 장마 때 침수된 적이 있다. 물이 빠진 후 말리고 보니 인테리어 내장재가 뜨거나 뒤집히지 않아 거의 훼손 없이 복구된 사례도 있었다. 반면 타 업체에서 시공한 공간의 마감재는 훼손된 부분이 많아 재시공이 불가피했다는 사실을 봐도 ‘완벽한 시공’을 위한 김용남대표의 고집에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엔 ㈜선혁이 맡는 작업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김용남 대표에게 집 짓는 일부터 상의하며 어느 동네에 지으면 좋을지, 어떤 건축가와 협업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묻는 이도 있다. 최근 삼성동에 짓고 있는 주택도 건축과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 건축가의 영역을 침범한다기보다, 그들이 놓칠 수 있는 사소한 디테일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의논하는 것이다. 수납은 어디에 어떤 식으로 해야 사용하기 편할지, 가구를 놓는 위치에따라 콘센트는 어느 쪽에 설치할지 등에 관한 것은 오랜 시간 수많은 인테리어 디자인 경험을쌓아야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은 집에 내 살림살를 맞춰 넣느라 생활하다 사소한 불편함을 느껴본 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특히 김용남 대표는 개인 주 택에서 가장 중요한 수납에 ‘목숨 건다’고 표현하곤 하는데, 그녀의 수납 아이디어엔 재미있는부분이 있다. 집 구조와 가구의 배치 정도에 맞게 안주인만 아는 비밀 공간을 꼭 만들어준다. 오히려 눈에 더 잘 띌뿐더러 유용하지 못한 금고보다는 작은 벽 등을 이용해 귀중하게 아끼는 무언가를 넣어둘 수 있도록 말이다.

김용남 대표의 집무실

고객 모임을 갖는 테라스

주로 굵직한 주택 시공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왔지만, 상업 공간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분당에 오픈한 더‘ 브라운 베이커리 카페’는 선혁이 인테리어뿐 아니라 BI부터 카페 내 식기류와 디스플레이, 직원 유니폼까지 전체 디자인을 총괄해 완성한 공간. 서울에서 분당까지 일부러 찾아가는 명소가 되었을 정도다. 2013년엔 TI 기업 사옥의 임원진 존을 디자인했다. 특히 사옥 인테리어는 ㈜선혁이 주택에서 보여준 세심한 손길과 감각이 묻어나 색다른 모습으로 탄생한 사례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락한 업무 공간은 물론 회사의 업적이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들을 마감재 속에 적절히 녹여 내 회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심지어 로비의 천장화 작업을 위해 이탈리아의 프레스코화 장인을 섭외, 회화적이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하늘을 그려내 어느 회사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디자인을 의뢰한 그 기업에서 최고의 만족감과 감동을 두고두고 표현했을 정도다. 멋은 있어도 차갑게 느껴지는 공간이 있다. 머무르는 사람이 섞이지 못한 채 스타일만 난무하는 공간도 있다. ㈜선혁이 만든 공간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는 그 안에서 집과 공간 그리고 사 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김용남 대표는 스스로 늘 변치 않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내가 집주인이라면 어떤 집에 살고 싶을까’라고. 그에 대한 답을 제대로 내기 위해 한순간도 타협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선혁의 디자인은 20년에 이르는 짧지 않은 시간 내내 여기서 출발한다. 내‘ 몸에 꼭 맞는 집’을 만들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고심을 거듭한다. 세월이 흘러도 낡지 않고 멋지게 나이 드는, 그런 공간 말이다.

프레스코 기법으로 ‘오래된 하늘’을 표현하고 있는 이탈리아 장인

 

Exclusive List of Sunhyuk
Promemoria ㈜선혁에서 독점 수입, 판매하는 이탈리아의 명품 핸드메이드 가구. 간결한 선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표현하는 동시에 완벽한 마감을 선보여 전 세계 예술품 컬렉터의 소장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주문 시 내부 구조와 패브릭, 가죽, 브론즈 등 마감재를 선택할 수 있으며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주기도 한다.
Pozzoli 유럽에서도 드물게 18세기 전통 기법으로 만든 가구를 선보인다. 전 공정을 숙달된 장인이 100년전통의 노하우로 제작한다. 이탈리아 총리 관저와 러시아 대통령 궁에서 사용할 정도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Sunhyuk Goody 세계 각국의 이국적이고 독특한 소품을 모아놓은 셀렉트 숍. 프랑스의 티포트, 핸드 블로잉한 유리 제품 등 유니크한 제품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

에디터 이정주(프리랜서)
사진 제공 ㈜선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