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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RISING STAR 8

LIFESTYLE

새로움이란 사실 멀리 있는 낯선 이방인이 아니다. 이미 우리 안에 내재돼 있는 어떤 비밀 같은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조성호, 김현정, 이호정, 김진경, 김병우, 손보미, 문승지, 정현은 자신 속에 꼭꼭 숨어 있던 비밀의 열쇠를 갈고닦아 지난 한 해에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마침내 올해 번쩍번쩍 빛나는 왕관을 하나씩 얻었다. 새 얼굴, 새 떨림, 새 권위. 옛 왕이 떠난 자리를 차지한 새 왕들의 시대.

개버딘 소재의 레드 컬러 슈트는 Bottega Veneta, 화이트 셔츠는 Hugo, 블랙 포인티드 보타이는 Dior Homme, 스틸 케이스의 댄디 워치는 Chaumet, 남자 모델이 입은 블랙 슈트와 셔츠는 Dolce & Gabbana.

Profile
현재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 대학원 재학 중, 벤첼 푹스에게 사사
2013 비에르 목관 5중주 결성, 리더로 활약. 노부스 콰르텟 협연
2011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 졸업

한국 최고의 관악 연주자로 지금은 은퇴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오광호 교수는 수업 시간에 늘 조성호(29세)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너를 보면 꼭 나 어릴 때 같다”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클래식 아티스트의 로망이라 불리는 독일 베를린의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성호는 음악 DNA가 흐르는 집안에서 자랐다. “바이올리니스트인 할아버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으로 활동하셨고, 어머니는 피아노를 전공하고 최근까지 아이들을 가르치셨죠.” 그러나 조성호의 악기는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아니었다.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리코더를 처음 손에 잡았는데 너무 쉬운 거예요. 그걸 보신 어머니께서 목관악기를 권하셨죠.” 클라리넷을 시작한 뒤 한 번의 슬럼프도 없었을 정도로 클라리넷은 그에게 익히고 배워야 하는 도구라기보다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같은 것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시절 중앙, 음협, 동아음악콩쿠르와 오스트리아 빈 국제 음악제 콩쿠르를 휩쓸며 존재감을 알린 그는 2009년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에 진학했다.
“그곳에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클라리네티스트 벤첼 푹스가 있었기 때문이죠.”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시험을 통과해 들어간 그의 연주를 들은 벤첼 푹스는 한마디를 날렸다. “넌 이미 좋은 클라리넷 연주자다.” 레슨 때마다 반첼 푹스에게 배운 ‘대가의 한 수’와 코리안 심포니, 서울 심포니, 클라리넷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연을 통해 날로 기량을 성장시킨 그는 지난여름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오케스트라에서 제1클라리넷을 맡아 많은 솔로를 소화했다. 이어 가을에는 노부스콰르텟과 한국가톨릭문화원 실비아홀 개관 페스티벌에서 브람스 클라리넷 5중주를 훌륭히 연주, “세상 속 공해에 오염된 귀를 씻어주는 것 같았다”는 평을 들으며 청중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2014년 그는 지난해에 조직한 목관 5중주인 비에르 앙상블의 공연을 비롯해 여러 협연과 리사이틀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한 계단씩 차분히 올라왔다면 올해는 두 계단씩 성장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어요.” 매 공연에서 자기 능력의 300%를 쏟아붓는다는 조성호에게 그건 아마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진주 디테일의 티아라와 비즈 장식이 어우러진 화이트 망사 케이프 모두 Ree Hue Closet, 28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귀고리는 Chaumet, 화려한 금박 디테일의 블랙 컬러 한복 드레스는 박술녀 한복.

Profile
2013 ‘페리에 150주년’ 미래 작가, 물 만난 아티스트 선정
2012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장상 수상
2011 제14회 세계평화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최우수상 수상

김현정(26세) 작가의 그림은 말썽 많은 막내딸 같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규수가 바닥에 쭈그려 앉아 냄비 뚜껑에 라면을 덜어 먹고, 빨대를 젓가락 삼아 감자튀김을 집어먹는다.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스쿠터도 타고, 트럭 꼬리에 매달려 ‘오라이’를 외친다. 치마 속 허벅지가 훤히 들여다보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모두 작가의 ‘내숭 시리즈’다. “제 그림은 원래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풍자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거울을 통해 제 자신의 아이러니 또한 발견하게 됐죠. 그래서 지금은 평소 제 모습을 그림으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작품 속 인물이 작가 본인인 만큼 그녀는 일상의 순간순간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 가령 작품 ‘투혼’은 끼니를 거르며 그림을 그리다 쓰러지겠다 싶은 순간 전투적으로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고, ‘운치 있다’는 변기 위에 걸터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엔 스스로 내숭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걸 깨닫고 오히려 누구보다 내숭에 골몰하게 됐다는 어느 평범한 20대 여성의 전언이 깨알같이 녹아 있다.
지난여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트 페어에 출품한 작품 13점을 이틀 만에 모두 팔아 단숨에 ‘완판녀’로 등극한 그녀는 최근 작업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작품이 실물 크기라 하나를 완성하는 데 최소 두어 달이 걸리기 때문에 매일 12시간씩 그림을 그린 뒤에야 작업실을 빠져나온다고. “제 작품의 컬렉터 얘길 들어보면 작품이 쉽게 이해돼 좋다 하시더라고요. 이제까지 한국화와 달리 생활 속 이야기라 더 신선하다고요. 그러고 보면 제 작품은 제 생활과 경험이 그대로 드러나고, 그것이 보편적일 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그녀는 새해에도 ‘내숭’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현재 이전보다 좀 더 동적인 느낌을 강조한 ‘내숭 올림픽(가제)’을 준비하고 있고,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 하나의 작품을 여러 사람과 함께 그리는 ‘소셜 페인팅’ 작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아직은 많이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그녀의 표정에서 ‘내숭’은 찾아볼 수 없다.

이호정 원형을 연결한 밴드형 티아라와 핑크 컬러 엠파이어 라인 드레스는 Ree Hue Closet, 볼드한 유색 스톤 이어링과 네크리스는 Bulgari, 파이손 스트랩 슈즈는 Tod’s. 김진경 플라워 장식 아치형 티아라는 Ree Hue Closet, 야생화를 모티브로 한 이어 클립과 네크리스 그리고 화이트 골드 오픈 밴드 링은 모두 Van Cleef & Arpels, 우아한 그레이 컬러의 샤 드레스는 J.Mendel by Soyoo Bridal, 메탈릭 펌프스는 Tod’s.

Profile
이호정(위)
2011~2013 서울패션위크(스티브J & 요니P, 박승건, 최지형, 곽현주 외 다수)
2012 Nike Woman Race TV CFM/V 케이윌 ‘촌스럽게 왜 이래’, B1A4 ‘잘 자요 굿나잇’, 김형준 ‘Sorry, I’m Sorry’ 등
김진경(아래)
2012~2013 서울패션위크(스티브J & 요니P, 이명신, 채규인 외 다수)<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3> 준우승, 온스타일 <솔드아웃> 출연

이호정(17세)은 현재 패션을 동경하는 소년 소녀들은 물론 까다로운 패션 피플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다. 패션 매거진 화보에 등장한 그녀의 눈동자에는 끼가 넘쳐흐르고, 영화 <연인> 속 제인 마치 같은 미성숙한 섹시함도 풍긴다. 스트리트 패션의 급성장으로 모델들의 리얼 패션도 주목받고 있는데, 이호정의 탁월한 스타일링 감각은 인기 상승 요인이 됐다. 이보다 인상적인 것은 ‘나는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고 있고 틀림없이 잘할 거예요’라고 말하는 듯한 그녀의 태도. “저를 함께 일하는 모델로 봐주지 않고 어리다고 무조건 ‘아기’ 취급하실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참 싫어요.” 생긴 것만큼 똑 부러진다. 중3 때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장윤주를 본 후 모델을 꿈꾼 이호정은 데뷔 2년 만에 패션 매거진과 광고, 뮤직비디오까지 섭렵했다. 돈을 벌기 시작하고 친구들을 불러모아 크게 한턱 낸 유쾌한 기억도 있지만 골목대장 같은 그녀가 엄마 앞에서 뚝뚝 눈물을 흘릴 정도로 힘든 시간도 있었다. 어른 세계에 몇 걸음 빨리 들어온 소녀는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른 다음에야 모델이라는 직업이 주는 즐거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됐다. “모델 말고는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10년 후에요? 지금의 저 같은 아이들을 보면서 여전히 모델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이호정이 스트리트 패션의 쿨 걸 같은 이미지라면 김진경(17세)은 그보다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눈길을 끈다. 모던한 백설공주 같은 그녀는 TV 프로그램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대중에게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요즘 스스로 달라지고 있는 걸 느껴요.” 허물을 벗은 나비처럼 점점 ‘끼’를 보여주기 시작하는 지금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돼서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흔히 말하는 모델의 유통기한 같은 건 고민거리조차 될 수 없다. 잘하고 싶은 건강한 욕심으로 가득 차 있다. 타고난 신체 조건에 스스로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까지 깨우쳤다. “스티브J & 요니P 컬렉션 오프닝 모델로 선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신비로운 분위기의 데본 아오키처럼 사진 한 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을 지닌 모델이 되고 싶어요.” 이호정의 활약에 김진경의 등장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만난 적 없는 프로페셔널한 여고생 모델군이 완성됐다. 이건 정말이지 시작에 불과하다.

캐멀 컬러 캐시미어 니트와 코튼 스키니 피트 셔츠 모두 Burberry Prorsum, 호피 무늬 안경은 Verris by Optical W, 피에르 아펠 컬렉션 워치는 Van Cleef & Arpels.

Profile
2013 <더 테러 라이브> 각본, 연출, 제14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 감독상, 제34회 청룡영화상 신인 감독상, 제22회 부일영화상 각본상 & 신인 감독상
2007 <리튼> 각본, 연출, 편집, 제43회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 진흥 기구상
2003 <아나모픽> 각본, 연출

2013년 7월 31일,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450억 원의 예산을 들인 <설국열차>와 35억 원으로 만든 <더 테러 라이브>. 하정우가 원 톱 주연을 맡은 <더 테러 라이브>는 최종 스코어 55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13년 전체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했다. 10위권 안에 든 영화 중에서 최저예산을 들인 작품으로, 시쳇말로 가장 실속 있는 장사를 한 셈이다. 라디오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엄청난 속도감으로 관객을 몰아붙이고 긴박감 넘치는 상황을 이어가는 뛰어난 연출력 덕분에 하정우의 이름을 보고 극장에 들어간 관객들은 김병우(34세) 감독의 이름을 안고 나왔다. 인터뷰 전날 부산 영화평론가협회상을, 보름 전쯤엔 청룡영화상 신인 감독상을 연이어 수상한 그는 이미 지난 일이라며 나직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더 테러 라이브>는 시사회 이후 한 번도 보지 않았어요. 아쉬운 부분을 고칠 수도 없는데 계속 추억하는 건 건강하지 못한 일이죠. 털어내고 잊어버리려 했어요.”
5년 동안 30대의 절반을 쏟아부으며 개봉 직전까지 그에게는 신앙과도 같았던 작품이지만 지금은 오랜 연애를 끝내고 이별한 연인이 됐다. 김병우 감독은 이미 새로운 연애를 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어릴 때도 하루 종일 혼자 레고로 뭔가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완성되면 곧바로 부숴버리고 다른 걸 만들었죠.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완성된 결과물보다 만들어나가는 과정 자체를 더 좋아해요.” 다니던 공대에서 잘리고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김병우 감독은 만약 공대에 계속 다녔다면 평범한 직장인이 됐을 거라고 했다. “2013년은 제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해로 기억되겠죠. 1월 17일에 영화를 크랭크인하고 후반 작업을 거쳐 개봉할 때까지, 1년 동안 많은 일을 경험하면서 개인적으로 성장한 걸 느껴요.” 모든 걸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고 남의 손에 일을 맡기지 못하던 그는 <더 테러 라이브>를 만들면서 스태프의 말에 귀 기울이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며 신뢰하는 법을 배웠다. 기대 이상의 흥행도, 연이은 수상도 기쁘지만 이런 변화가 가장 크게 남는다고 말할 때 그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다부진 힘이 느껴졌다. 해마다 신인 감독이 등장하고 잊히길 반복하겠지만 김병우 감독은 조금 다를 거라는 기대를 품게 된 순간이다.

플라워 장식의 티아라는 Jennifer Behr by Soyoo Bridal, 눈꽃이 떨어지는 형상의 이어링과 거미줄 모티브의 네크리스, 화이트 골드 링 그리고 56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브레이슬릿은 모두 Chaumet, 보트넥 블루 원피스는 Gucci, 블랙슈즈는 Jimmy Choo.

Profile
2013 첫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출간
2012 제3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2011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 당선

소설가 손보미(34세)의 최근 몇 년간 이력은 폭등한 주식시장 같다. 2009년 <21세기 문학>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문단에 얼굴도장을 찍더니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다시 한 번 단편소설이 당선, 2012년과 2013년엔 연달아 문학동네에서 ‘젊은작가상’을 수상하고, 지난가을엔 한국일보에서 시상하는 ‘한국일보문학상’까지 거머쥐며 마침내 문학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한 지 고작 3년밖에 안 된 신인 소설가의 이런 행보는 한국 문학계의 일대 ‘사건’이라 불러도 좋을 만한 것이었다. “사실 지금도 제 소설이 사람들에게 잘 읽히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제 소설이 좋다고 말해준 이는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책이 나온 뒤에도 반응이 궁금해 얼마나 많은 리뷰를 인터넷으로 훔쳐봤는지 몰라요.” 지난여름 나온 그녀의 첫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은 신인 작가의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석 달 만에 3쇄를 찍으며 서점가에서 일대 돌풍을 일으켰다. 할리우드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치밀한 구성과 정보의 의도적 누락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정서가 특징인 그녀의 소설은 새로운 텍스트에 목말라 있던 독자는 물론 깐깐하기로 유명한 비평가들까지 단숨에 사로잡았다.
“제게 소설적 구성과 기교가 뛰어나다고 하시는데, 사실 제가 좋아하는 소설은 정통적 이야기예요. 쓰면서도 늘 형식보다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전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을 좋아해요. 그것이 소설이란 장르의 기본적 특징이기도 하고요.” 지난 한 해 총 6편의 단편을 발표하며 소설 쓰기에 매진한 그녀는 올 하반기엔 일정이 비어 있다. 처음 도전하는 장편소설 집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고민할 틈도 없이 써오기만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새해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새 이야기에 도전해볼 계획이에요.” 소설 쓰기 외엔 좀처럼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늘 고민(?)했다고 말하는 그녀의 새 소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녀의 신작을 기대해본다.

하운즈투스 재킷과 블랙 컬러 더비 슈즈는 Prada, 화이트 셔츠는 Hugo, 가죽 스트랩 워치는 Cartier, 블랙 팬츠는 Dior Homme, 보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래_COS의 전 세계 50여 개 매장에 전시된 문승지의 ‘Four Brothers’

Profile
2013 COS와 컬래버레이션한 ‘Four Brothers’ 전시, 6월 반려동물 리빙 브랜드 ‘엠펍’ 런칭
2012 KCDF(한국공예문화진흥원) 기획전 <숨> 참여 작가 ‘Dog House Sofa’ 발표
2012 2월 졸업 작품 ‘Cat Tunnel Sofa’ 발표

2013년 S/S 시즌 H&M에서 전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COS는 전 세계 50여 개 매장에 디자이너 문승지(24세)의 작품 ‘Four Brothers’를 전시했다. ‘Four Brothers’는 그가 세계적으로 규격화된 2400×1200mm 합판 한 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쓰레기가 60%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버리는 부분 없이 4개의 의자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에 실린 제 기사를 본 COS 측에서 먼저 연락했어요. COS의 S/S 컬렉션 컨셉과 ‘Four Brothers’에 담긴 스토리가 잘 어울린다고요.” 이처럼 문승지는 해외 언론이 먼저 주목한 후, 한국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졸업 후 해외 디자인 전문 매거진 에디터들에게 제가 누구인지, 어떤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냈어요. 가진 건 컴퓨터 한 대밖에 없는 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죠.” 한두 곳에서 기사를 다룬 후 세계 각지에 소식이 퍼졌고, 언론과 갤러리에서 연락이 쏟아졌다. 셀프 PR 감각을 타고난 그의 아이디어가 통한 거다.
지난 6월 문승지는 애견 가구 전문 브랜드 엠펍(Mpup)을 런칭했다.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왔고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친구들과 고양이의 특징을 연구해 주인과 고양이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캣 터널 소파’를 만든 그에게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소모품으로 여기는 애완용품이 아니라 애완 가구를 만들고 싶어요. 반려동물인 우리 강아지에게도 좋은 옷을 입히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다고 생각해요. 시장 자체를 고급화하고 싶은 목적도 있고요.” 주인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무르는 침대, 소파와 가까운 곳에서 강아지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든 엠펍 펫 하우스는 디자인에 각각의 스토리를 부여하는 그의 감성이 잘 담겨 있다. “해외의 뜨거운 반응이 한 차례 해프닝처럼 휘몰아치고 지나간 지금이 오히려 전 더 좋아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됐으니까요. 재미있는 일은 앞으로 또 하면 돼요.” 제주도에서 재미있는 일을 찾아 떠나온 청년이 야망을 품고 달리기 시작했다. 도착점이 어디든 상관없다. 달리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임을 똑똑한 문승지는 진작에 알고 있으니까.

TV 그래픽 프린트 슈트는 Playhound by Greyhound, 화이트 레더 테니스 슈즈는 Fred Perry.

Profile
2013 윔블던 테니스 대회 주니어 남자 단식 준우승 및 테니스 국가대표 선발
2013 ITF 남자 퓨처스 대회 남자 단식 우승
2012 제20회 오펜바흐 국제 주니어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우승

정현(18세)은 지난여름 윔블던 테니스 대회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우승의 꿈은 빗나갔지만 그는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 결승에 이름을 올린 첫 번째 한국 선수가 됐고, 동시에 한국 선수로는 역대 네 번째로 메이저 대회 주니어 단식 준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뉴스에선 저마다 그에게 ‘최연소’나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테니스의 불모지에 나타난 새로운 테니스 기대주라는 것이었다. 당시 열일곱 살이던 정현은 어른들의 기대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절 보러 그렇게 많은 사람이 공항으로 나올 줄 몰랐어요. 계속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꽃다발을 안겨주는데 정말 깜짝 놀랐죠. 그 큰 플래카드를 보고 얼마나 창피했는지 몰라요.” 사실 정현은 ‘테니스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지금 정현의 모교인 삼일공고 감독을 맡고 있고, 형도 건국대학교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형과 테니스를 치며 놀았다던 정현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정식으로 테니스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또래보다 체격 조건과 운동신경이 좋은 정현은 라켓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남자 주니어 테니스에서 나올 수 있는 괜찮은 닉네임은 모두 휩쓸고 다녔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은 바로 정현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 11월 정현은 테니스 국가 대표로 선발돼 다시 한 번 뉴스를 장식했다. 테니스 국가 대표 선수 중 유일한 고등학생이었다. 연습이 없는 날엔 꼭 밀린 <무한도전>이나 드라마를 찾아보는 그런 ‘고딩’ 말이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무척 당찼다. “새해 목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거예요. 또 한국인 최초로 시니어 그랜드슬램에 나가 우승해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물론 지금보다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요.” 정현의 테니스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두가 그의 내일을 응원하고 있다.

에디터 |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 고현경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사진 | 김제원 메이크업 | 박이화 헤어 | 김선희 의상 스타일링 | 최경원 세트 스타일링 | 문지윤(뷰로 드 끌로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