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F/W 캠페인 하이라이트
영화 같은 연출로 브랜드의 철학을 선포한 패션 하우스의 2025 F/W 캠페인 스토리.

LOUIS VUITTON
하우스 앰배서더 정호연과 에마 스톤이 함께한 새로운 캠페인은 지난 3월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선보인 파리 컬렉션 무대였던 기차역 플랫폼을 배경으로 한다. 여행의 예술이라는 하우스의 핵심 가치를 기념하며, 철도 위 모험과 스쳐 지나가는 연인, 영원히 이름 모를 이들과의 찰나적 만남에서 영감을 얻었다. 룩과 액세서리를 통해 여행이 선사하는 설렘과 발견, 그리고 순간의 경험을 시각적 내러티브로 풀어내며 캠페인 테마인 ‘마법과 모험’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TOM FORD
톰 포드의 유산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이더 아커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첫 번째 캠페인이 공개됐다. 그의 첫 데뷔 쇼에서 이어진 절제된 내러티브를 확장한 이번 프로젝트는 새하얀 공간 속 김 서린 거울과 눈부신 광채가 겹쳐지며 시네마틱한 무드를 완성했다. 흐릿한 반사 속에서 오히려 선명하게 드러나는 모델들의 실루엣은 시선이 머무는 순간마다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미묘한 움직임과 정적 긴장감 속에서 아커만은 톰 포드 특유의 관능적 미학을 완벽히 재현하며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공표했다.

GUCCI
‘포트레이트 시리즈’ 캠페인은 포토그래퍼 캐서린 오피의 시선을 통해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42인을 비췄다. 인물 중심의 진중한 작업과 결과물로 알려진 그는 재킷에 드리운 주름, 가방을 감싼 손끝, 스카프가 흘러내리는 순간처럼 우연히 스쳐가는 장면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이는 의도된 무심함으로 정의되는 이탈리아 특유의 스타일,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와 맞닿아 있었다. 브랜드 창립 초기부터 하우스의 미학을 형성해온 이 정신은 구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다.

SAINT LAURENT
일상에서 얻은 영감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생 로랑의 2025 가을 캠페인 ‘Velvet Heat’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의 지휘 아래 전설적 뮤즈 케이트 모스가 출연해 압도적 포스를 드러냈다. 각본 없는 직관적 방식으로 완성된 이번 캠페인은 LA의 햇빛 아래 펼쳐지는 케이트 모스의 일상을 따라갔다. 섬세한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포토그래퍼 머트 알라스의 렌즈 속에서 배우와 의상이 만들어내는 예술적 긴장감은 생 로랑의 정체성과 맞물리며 캠페인의 의미를 한층 확장했다.

PRADA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이번 시즌 자유로운 움직임을 통해 역동적 삶의 강렬함에 주목했다. 캠페인 속 인물들은 단체로 움직이며 함께 걷는 일상의 자연스러운 몸짓을 통해 집단적 힘의 감각을 전달했고, 하우스의 정체성인 패션에 대한 자유롭고 진보적 태도를 직접적이며 단순한 방식으로 드러냈다. 함께 공개된 단편 영상에서는 360도 슬로 모션 촬영으로 교차하는 궤적과 즉흥적 안무를 형식화하며, 불완전함과 예기치 못한 동작 속 넘치는 활력을 포착했다.

LOEWE
직설적 방식으로 본질을 말하는 로에베의 캠페인 비주얼은 오래도록 시선을 붙든다.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의 마지막 작업으로, 요제프 & 아니 알베르스 재단과 협업했다. 사진가 아르노 라주니는 다양한 인물을 촬영한 이미지를 스크랩북처럼 구성해 컬렉션에 깃든 예술적 탐구를 시각화했다. 요제프의 회화 ‘정사각형에 바치는 경의’와 아니의 직조 작업에서 영감받은 표면 처리 기법을 적용했으며, 예술·공예·공동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브랜드 철학을 생생히 드러낸다.

CHANEL
프랑스 파리의 진면모는 일상적인 풍경에서 드러난다. 카페 테라스, 오스만 양식 건물, 포석이 깔린 거리 등 흑백영화 같은 장면이 캠페인에 담겼다. 트위드 미니드레스 위에 케이프 코트를 걸친 모델 모나 투고르는 샤넬 특유의 로맨틱 코드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클래식과 모던, 영화적 환상과 현실적 경험이 교차하는 순간을 산책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포토그래퍼 미카엘 얀손의 이미지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LORO PIANA
프랑스 남부 장 콕토 저택에서 촬영한 로로피아나의 캠페인은 화가의 일생을 주제로 한다. 부드러운 자연광 속 모델들의 일상과 저택의 벽화, 오브제가 어우러져 컬렉션의 수채화적 색감과 유기적 실루엣이 살아났다. 장인정신과 예술적 유산, 삶과 자연의 조화를 은유적으로 담아낸 이번 캠페인은 패션을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하나의 서사로 승화했다. 광고 비주얼에 예술이라는 레이어를 더해 이미지의 가치를 무한 확장한 브랜드의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MAISON MARGIELA
팝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등장으로 37년간 이어온 브랜드의 익명성이 깨졌다. 사진가 파올로 로베르시가 촬영한 캠페인은 회화적 초상화로 완성되었다. 사이러스는 “누드로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은 엄청난 경험이었다. 내가 착용한 것은 보디페인팅과 타비 부츠뿐이었다. 그 순간 마르지엘라와 나는 하나가 되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화보는 놀라울 만큼 정교했고,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더했다.

MIU MIU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할수록 이미지의 위력이 빛을 발하는 법. 미우미우는 창립 이래 일관되게 추구해온 철학, 성별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여성성을 이번 시즌 캠페인에 고스란히 담았다. 뮤지션 토와 버드, 루 두아용, 카일리 제너, 미아할라 등이 참여했으며, 섬세한 컬러 팔레트의 실크 배경 앞에서 각자 개성과 존재감을 드러내며 패션과 자아의 내밀한 관계를 탐구했다.
에디터 한지혜(hjh@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