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브뤼셀
아트 브뤼셀이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트 페어로 자리매김한 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1 지난해 아트 브뤼셀 실내 전시 전경
2 지난해 아트 브뤼셀에 참가한 Sorry We’re Closed 갤러리
3 아트 브뤼셀이 열리는 투어 & 탁시스(Tour & Taxis)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제35회 아트브 뤼셀이 참가 갤러리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페어엔 벨기에의 알민 레슈 갤러리, 독일의 코우 갤러리, 이탈리아의 갤러리 콘티누아를 비롯해 33개의 갤러리가 새로 진입, 총 142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며, 아시아 지역에선 펄램 갤러리와 서울의 갤러리바톤, 그리고 쾰른과 서울에 거점을 둔 초이앤라거 갤러리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아트 브뤼셀에 참여를 원하는 갤러리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아트 브뤼셀 측은 페어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140여 개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트 브뤼셀은 독일의 ‘아트 쾰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역사가 깊은 아트 페어이자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트 페어 중 하나다. 아트 브뤼셀이 오랜 시간 사랑받은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브뤼셀은 프랑스 파리에서 2시간, 영국 런던에서 2시간, 독일 쾰른에서 1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는 유럽 교통의 요지다. 유럽 각국의 미술 관계자와 컬렉터를 끌어들이는 데 이런 지리적 이점이 큰 역할을 한다. 벨기에의 관대한 조세제도 역시 아트 브뤼셀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요소 중 하나. 이는 최근 몇 년간 유럽의 부유층이 높은 부유세를 피하기 위해 벨기에로 ‘세금 망명’을 신청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로 브뤼셀 내 부자들이 모여 사는 익셀(Ixelles) 지구엔 커다란 집을 미술관처럼 꾸미고 사는 컬렉터가 많아졌다. 그중 일부는 아트 브뤼셀 기간에 자신의 집을 공개하고 멋진 파티를 열어 미술품 컬렉션을 자랑하는데, 이는 다른 컬렉터의 경쟁심을 부추기기도 한다.
아트 브뤼셀은 지난해부터 기존의 브뤼셀 엑스포(Brussels Expo)에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투어 & 탁시스(Tour & Taxis)로 장소를 옮겨 보다 많은 미술 관계자와 컬렉터, 대중의 참여를 꾀하고 있다. 본래 관세청 건물이었던 이곳은 현재 각종 문화 행사를 개최하는 공간으로 변모했고, 주변에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며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유리 지붕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 채광이 더욱 아늑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 이들은 올해부터 중진 작가를 소개하는 ‘프라임’, 신진 작가를 알리는 ‘디스커버리’, 그동안 평가가 미흡했던 작가를 재조명하는 ‘리디스커버리’의 총 3개 섹션을 마련해 신진과 중진, 원로 작가를 고루 살필 수 있게 배려한다.
이처럼 외적 요인과 페어 주최 측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아트 브뤼셀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아트 페어 리포트에 따르면, 벨기에 소재 미술관은 물론 파리의 팔레 드 도쿄와 퐁피두 센터, 런던의 화이트채플 갤러리, 독일의 루트비히 미술관 등에서 온 주요 미술계 인사와 컬렉터가 행사에 참석했으며, 이는 자연스레 갤러리의 작품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아트 페어의 성패는 행사의 기획 자체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문화적 인프라가 얼마나 힘 있게 받쳐주는가에 달렸다. 이런 측면에서 아트 브뤼셀은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 벨기에의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이 건재하고, 브뤼셀의 크고 작은 미술 재단이 페어 기간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뿐 아니라, 벨기에 미술 시장의 활기를 북돋우는 대형 갤러리와 실험적 성격의 중소 갤러리의 활동, 빔 델부아예(Wim Delvoye)나 뤼크 튀망(Luc Tuymans)을 필두로 한 유명 아티스트의 선전과 신진 아티스트의 출현도 긍정적 요소다.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해가는 아트 브뤼셀을 다 같이 주목해보자.
에디터 황제웅(hjw1070@noblesse.com)
글 최선희(초이앤라거갤러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