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2014 Beauty
한 해 동안 뷰티업계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브랜드가 기념비적 2014년을 맞았을까? 잊지 못할 숫자로 회고하며 정리해보는 올해의 뷰티 이슈.
La Vie en Rose
랑콤만큼 장미를 사랑하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 랑콤 설립자 아르망 프티장은 빌다브레에 위치한 정원에서 정성을 다해 장미를 재배했고, 그 장미 향이 랑콤의 첫 번째 향수에 담기면서 자연스럽게 랑콤의 상징이 되었다. 장미를 사랑하다 못해 브랜드 엠블럼으로 만든 랑콤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장미 전문가 조르주 델바드에게 최고의 장미를 만들어달라고 의뢰했다. 1973년 그가 완성한 푸크시아 컬러의 랑콤 장미는 브랜드 고유의 희귀한 활성 성분을 탄생시키는 바탕이 됐다. 특히 올해는 랑콤 장미가 탄생 40주년을 맞아 더욱 짙은 향기를 발산한 해다. 랑콤 장미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는 올해 출시한 압솔뤼 렉스트레 제품의 핵심으로 또 한 번 장미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랑콤 인터내셔널 CEO 프랑수아즈 레만은 랑콤 장미의 탄생 40주년을 맞아, “랑콤 장미는 랑콤 연구소의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라며 장미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표현했고, 페넬로페 크루즈는 이렇게 말했다. “랑콤 장미를 정말 사랑해요. 압솔뤼 루즈 광고를 촬영할 때 랑콤 장미가 가득한 침대에 누웠는데, 마치 마리 앙투아네트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황홀했죠!” 내년에는 랑콤이 장미를 활용해 또 어떤 우아한 걸작을 만들어 낼지, 그 행보가 기대되지 않는가?
자연을 위하는 뷰티
“아름다운 제품을 향한 우리의 열정이 말 못하는 자연을 대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샹테카이는 출발했습니다.” 샹테카이 회장 실비 샹테카이가 런칭 15주년을 맞아 밝힌 소감이다. 샹테카이는 창립 당시부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전파해왔다. 그 일환이 필란트로피(philantrophy)! 필란트로피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지구의 위기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시킨다. 2014년이라는 기념비적 해를 맞아 2가지 제품을 선보였는데, 하나는 프랑스 그라스 지방의 로즈 드 메이로 만든 ‘로즈 드 메이 크림’, 또 하나는 아이셰이드 팔레트다. 아이셰이드 팔레트는 멸종 위기에 처한 코끼리, 모나크 나비, 바다거북을 지키고자 만든 제품. 지식이 해결책을 가져온다는 속담을 희망 삼아 많은 사람이 자연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샹테카이, 참된 귀감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Get Orange!
조르지오 아르마니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모든 컬렉션 백스테이지에서 매트하지만 선명한 컬러와 광채를 지닌 립 래커, 립 마에스트로를 선보였다. 립 마에스트로를 발라봤는지? 보기에는 립스틱을 여러 번 덧바른 것처럼 강렬한데,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것처럼 보송보송하고 편안하게 느껴져 신기할 정도다.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공효진이 비비드한 오렌지 컬러의 립 마에스트로를 바르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립 마에스트로의 인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특히 300호는 완판과 재입고를 반복하며 작년 판매 수량 대비 1000% 매출 상승효과를 가져오기도! 완벽한 제품력에 ‘공블리 효과’가 더해 매출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코리안 팩트의 위엄
뷰티 구루 사이에서 일명 ‘미쿠’로 통하는 미스트 쿠션을 모르는 여자가 있을까? 2012년 4월, 출시 첫 주부터 매출 1위를 달성한 헤라 UV 미스트 쿠션이 올해 대기록을 세웠다. 지금 이 순간 미스트 쿠션은 2초에 1개꼴로 판매되고 있으며, 출시 이후 2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것! 출장을 가면 해외 프레스나 현지 PR담당자가 어김없이 이 미스트 쿠션에 대해 묻고, 때론 파우치에서 꺼내 미스트 쿠션의 팬임을 증명하기도 한다. 한국의 뷰티 에디터인 게자랑스러운 순간! 뷰티 강국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해주고 있는 미스트 쿠션이 고맙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뷰티 에디터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브랜드중 하나가 바로 클라란스다. 제품력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정직과 존중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피부로 가꿔주는 최고의 제품만 제공한다’는 브랜드 철학과도 언행일치를 이루니 사랑받는 것은 당연하다. 클라란스는 창립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9월 상하이의 ‘스페이스 바이 쓰리(Space by Three)’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는 스파 브랜드로서의 정체성, 지속 가능한 개발에 가치를 두는 클라란스의 유산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혁신적인 해답을 제안하는 클라란스가 있어 2014년이 든든했다.
책으로 펴낸 향기
향수를 사랑한다면 가지고 있으면 좋을, 아니 소장해야 하는 기막힌 책이 나왔다. 디올이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의 명성에 걸맞은 첫 번째 퍼퓸 북을 출간한 것! 미국 저널리스트로 향수 분야의 관록이 상당한 챈들러 버(Chandler Burr)가 펜을 들었다. 300페이지 분량의 는 패션 하우스가 아니라, 향기 하나로 또 한 번 신화를 써서 향수업계를 제압한 디올 하우스의 여정을 재조명한 책이다. ‘크리스찬 디올과 아티스트’, ‘그랑빌에서 그라스까지’, ‘퍼퓸 비하인드 신’의 3가지 주제로 나눠 다뤘는데, 이 책을 보면 디올만의 코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슈 디올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취향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향수에 대한 책은 많지만 이토록 예술적인 퍼퓸 북은 없다!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꽃으로 뒤덮인 커버가 너무 아름다워 보는 순간 집 안에 갖다 두고 싶을 거다.
온몸에 바르는 오일
오일이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아시아에서 달팡은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피부 타입에 따라 섬세하게 나눈 달팡의 7가지 아로마 오일은 흡수가 빠르고 놀라울 정도로 피부가 촉촉해지기 때문. 오일은 매년 달팡 전체 매출의 25%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올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를 수 있는 리바이탈라이징 오일을 출시했다. 이 오일은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1000개가 넘게 판매돼 현재 입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 이 오일 덕분에 오일 판매량이 전체 매출의 30%로 상승했다. “경험자들은 달팡의 아로마 오일이 다른 오일과 확실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효능은 기본이고 오감을 만족시키니까요. 특히 온몸에 사용할 수 있는 리바이탈라이징 오일은 달팡의 마니아층을 대폭 늘게 했어요.” 달팡을 홍보하는 신혜정 과장의 전언이다.
Audacious Beauty
최근 화장 좀 한다는 여자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고 제품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브랜드, 나스. 나스는 1994년 뉴욕 바니스(Barney’s) 백화점에서 처음 제품을 공개했다. 당시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꼽힌 프랑수아 나스가 선보인 립스틱을 시작으로! 올해는 나스가 탄생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로 한 번의 터치로 강렬한 컬러, 부드러운 피니시를 완성하는 ‘어데이셔스’를통해 이를 기념한다. “전 세계 여성에게 립스틱은 하나쯤 꼭 갖고 있어야 하는 아이템이며, 진정한 액세서리이기도 하죠. 20년 전 나스는 립스틱으로 첫선을 보였고 지금도 여전히 립스틱에 대해서만큼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데이셔스가 그만큼 완벽하다고 프랑수아 나스는 자신 있게 말한다.
립펜슬의 좋은 예
스킨케어가 아닌 시슬리의 메이크업이 올해 이렇게 활약할 거라고 그 누가 예상했을까? 립펜슬 휘또-립 트위스트가 런칭한 지 3개월도 채안 돼 세계적으로 무려 100만 개가 팔렸다. 1년동안 판매하려고 계획한 전 세계 물량이 3개월만에 소진된 것으로, 이에 시슬리 직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휘또-립 트위스트는 올해말까지 총 200만 개 정도 판매될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원래 예상한 것보다 5배 많은 수량이에요.” 시슬리 홍보를 담당하는 양숙진 대리는 말한다. 해외에서는 어땠을까? 프랑스에서는 출시 첫 주에 6가지 컬러 모두 완판! 일본에서는 시슬리 신규 고객의 22%가 이 립펜슬로 인해 발생했다. 독일에서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900여 개 뷰티 브랜드를 아우른 Top 6 베스트셀링 립 제품 중 4개가 휘또-립 트위스트였다. 굉장하지 않은가?
Open The Red Door Again
레드 도어 위에 캐서린 제타존스가 섹시하게 걸터앉은 광고를 기억하는가? 레드 도어 광고 모델이었던 그녀를 비롯해 엘리자베스 테일러, 올리비아 뉴턴 존, 마돈나, 린다 에반젤리스타 등이 모두 레드 도어 살롱을 사랑한 스타다. 레드 도어의 런칭 25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레드 도어를 조향한 카를로스 베나임이 ‘레드 도어 25’를 재탄생시켰다. 향의 핵심으로는 모던한 장미 향을 선택했다. “1989년 처음 레드 도어를 만들 때, 25년 뒤인 지금이 특별한 순간이 될 거라고 예상했죠. 클래식한 레드 도어를 재해석해 여성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레드 도어 우먼은 늘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에도 열려 있죠.” 여성의 아름다움이 지성과 내면의 평화, 강한 존재감에서 비롯된다는 엘리자베스 아덴의 철학은 100년 넘게 브랜드를 이끌어온 힘이다.
Gems or Perfumes?
가격이 4억 원에 달하는 향수, ‘오페라 프리마(Opera Prima)’가 탄생했다.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의 전통적 가치관을 향기로 표현하는 불가리이기에 이런 놀라운 일을 벌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세계적인 유리 제조업체 베니니(Venini)와 불가리가 창조한 오페라 프리마는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향수로, 두바이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공개했다. 지난 10월 2주간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전시한 오페라 프리마는 시프레 계열 향조로 우아하고 빛나는 여성을 표현했다. 보틀에는 총 250캐럿의 시트린과 25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4.45캐럿이상의 애미시스트를 장식했다. 불가리의 예술적 가치관이 스며든 오페라 프리마는 한국에 이어 일본에 바통을 넘겼다.
Code Name: Rosy Coral
평소 립 제품에 열광하는 편이라면 52라는 숫자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올해 입생로랑 뷰티 루쥬 르 꾸뛰르 N.52를 구하기 위해 꽤나 진땀을 뺐을 테니 말이다. 혹시 이해가 안 되는 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 립스틱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발랐다는 소문이 퍼져 전 세계적으로 품절 대란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당시 업계에선 입생로랑 뷰티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제품도 같이 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특성상 몇 가지 립 컬러를 섞어 쓴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짐작해보지만, 어찌 됐든 올해 입생로랑 뷰티가 전지현 후광을 제대로 입은 브랜드라는건 자명하다. 올 한 해 동안 코럴 립스틱의 일인자로 통한 이 립스틱을 바르면 칙칙하던 안색이 화사하게 살아나 세 살은 더 어려 보인다는 평.
자랑스러운 윤조백서
현재 1시간에 342개, 1분에 5.7개씩 팔리고 있는 설화수 부동의 베스트셀러, 윤조에센스. 세계 뷰티업계의 진정한 명품으로 평가받는 윤조에센스가 올해 누적 판매 금액 1조 원을 가뿐히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자연의 이치에서 지혜를 얻고 자연 원료로 아름다움을 가꾸며 자연을 닮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설화수의 진정성이 전 세계에 통한 게 아닐까? 1997년 출시한 윤조에센스는 세계 최초의 한방 부스팅 에센스로 여성의 스킨케어 루틴을 획기적으로 바꿔줬다.
에디터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김희진 플라워 스타일링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