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People in Daegu & Busan
올겨울, 대구·부산 지역에 반가운 전시 소식이 들린다.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관과 갤러리가 작가 5인의 개인전을 야심차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선보이는 야니스 쿠넬리스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권부문과 최정화 그리고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표현해내는 배종헌과 김희수 작가까지. 5인5색 전시의 즐거움을 놓치지 말자.
권부문, 오대산(Odaesan) #2645, 2009
대구시립미술관 권부문 사진전 <星座(성좌)>
서울과 부산, 도쿄와 파리 등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진작가 권부문은 1970년대 초부터 도시와 시골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우리의 삶을 담담하게 기록해온 중견 작가다.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신비한 대자연의 풍경을 대형 작업으로 구현해내며 관람객에게 거대한 자연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해온 그가 고향 대구에서 개인전을 연다. 자연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재고를 권유하는 그의 대표 연작 ‘Sansu Ⅰ’, ‘Sansu Ⅱ’, ‘On the Clouds’, ‘Naksan’, ‘Byeongsan’, ‘Northscape’, ‘To the Stones’가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 “의미를 전달하는 텍스트적 특성보다 경험한 현상을 전달하는 시각적 특성을 우선시한다”는 작가의 설명처럼 실제로 그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시간이 멈추고 사진 속 세계에 나 혼자 덩그러니 자연과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가 포착한 자연의 위대한 풍경 속에서 자신을 한번 뒤돌아보면 어떨까?
일시 10월 24일~2014년 1월 26일
문의 053-790-3000
배종헌, 기후의 원천-콜로세움, 2010
갤러리분도 <배종헌>전
설치 작가 배종헌이 갤러리분도의 2014년을 활짝 연다.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해온 배종헌은 그 모호한 경계에서 혼란을 느끼는 관람객에게 다소 도발적이지만 재치 넘치는 물음을 던지기로 유명하다. 이 시대의 미술은 과연 무엇인지,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는 존재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그의 탐구정신은 관람객에게 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갤러리분도 아트 디렉터 윤규홍은 지적이고 유희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배종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순발력’을 꼽는다. “설치 작가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이지만 배종헌은 그 어떤 작가보다 자신의 머릿속 인식을 특유의 기예적 손놀림으로 가장 빠르게 산출해내는 능력을 갖춘 작가입니다.” 개인의 소시민적 일상, 사회 현실의 아이러니에 대한 내용을 문학이나 타 장르 예술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예술로 선보인다고 하니 배종헌 특유의 천연덕스럽고 유쾌한 메시지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일시 2014년 2월 중
문의 053-426-5615
야니스 쿠넬리스, 자유 또는 죽음(La libertá o morte), 2009
우손갤러리 <야니스 쿠넬리스>전
이탈리아 개념미술 작가 야니스 쿠넬리스가 한국을 찾는다. 1936년 그리스에서 태어난 야니스 쿠넬리스는 1960년대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미술 운동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의 주역으로 당시 가장 급진적인 작품 활동을 선보인 예술가다. 1960년대 말 실제로 날아다니는 새를 등장시킨 작품과 말 12마리를 로마의 한 갤러리에 설치하며 아방가르드적 예술 행위로 당시 미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그는 이후 데이미언 허스트와 마우리치오 카텔란 등이 실제 동물을 사용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동물을 반체제적 매체로 활용한 선구자가 되었다. 여전히 섬세하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전 세계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쿠넬리스가 한국 최초의 개인전을 위해 50일가량 우손갤러리 스튜디오에서 작업한다. 한국에서 받은 영감을 쇠와 석탄, 옷걸이 같은 평범한 물건을 사용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킬 예정. 우손갤러리는 “야니스 쿠넬리스는 여행자처럼 언제나 색다른 문화와 소통하며 낯선 요소를 쉽게 흡수하고 변형하는 아티스트다”라고 말하며 그의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일시 11월 21일~2014년 2월 18일
문의 053-427-7736
김희수, 영광의 날 3(Glory Days 3), 2010
갤러리이배 <빛나는 도시>전
갤러리이배가 2014년 첫 전시의 주인공으로 김희수를 선택했다.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작가 김희수는 작은 이미지를 모아 하나의 큰 이미지로 완성하는 모자이크와 같이 건물의 오브제를 찍어 새로운 도시 풍경을 창조하는 작가다. 스스로 “나는 지난 인류가 벽돌을 찍어내고 건축물을 쌓아 올려 만든 도시 공간의 건축물을 수집하는 컬렉터”라고 표현하듯 그는 인간이 만든 도시 속 건물을 끊임없이 수집해 작품 속에 진열하는 작업 방식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의 도시 공간을 창밖에 적용한 작품 ‘창문 풍경(Rear Window)’을 선보일 계획. 필립 존슨의 대표작 ‘유리 집’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김희수 작가는 그 작품을 통해 실재와 가상 세계라는 이질적인 두 장면이 하나로 합쳐지는 강렬한 체험을 한 후 ‘창문 풍경’이라는 외부 가상 공간을 창조해냈다. 도시의 발전을 인류의 역사로 바라보는 김희수가 창조한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 궁금하지 않은가?
일시 2014년 1월 15일~2월 23일
문의 051-746-2111
최정화, 연금술 & 우주(Alchemy & Cosmos), 2013
리안갤러리 <생생활활>전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예술, 생생한 그들의 삶 속에서 숨 쉬는 예술을 꿈꾸는 한국 대표 작가 최정화가 대구를 찾는다. 1986년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과 동시에 2년 연속 중앙미술대전에서 수상한 최정화는 데뷔 이후 미술 제도권과 거리가 먼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틀에 박힌 예술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 곳곳에서 숨 쉬는 예술 활동을 펼치는 최정화, 이번에도 그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유감없이 표출할 예정이다. <생생활활>전을 위해 최정화는 갤러리와 주변 주택 10곳에 현장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갤러리에서 그 주변으로 확장, 그리고 주변에서 갤러리로 집중 같은 작가 특유의 장소와 공간에 대한 해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구 지역 대학생들과의 협업도 전시의 또 다른 재미다. 미술은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고 부르짖는 만큼 최정화는 이번에도 학생들의 참여로 작품을 완성하고 그 작품을 그들의 생활공간에 전시하는 방식으로 궁극적 예술 철학을 실현해낸다.
일시 11월 7일~12월 28일
문의 053-424-2203
에디터 이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