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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ollective] 팀랩, ‘진짜’ 컬렉티브

ARTNOW

동시대 아티스트 컬렉티브 중 단연 독보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팀랩. 18년간 컬렉티브를 이끌어온 이들의 노하우와 예술론을 들여다본다.

옥인 콜렉티브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올해의 작가상 2018 >전 설치 전경.

동시대 미술계에서 ‘컬렉티브’라는 형식의 작업은 중요하고도 흔한 창작 방식이다. 수백 년 전에도 존재했지만 분명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 과거의 방식이 ‘공동’이란 테두리로 모여 하나의 작품을 더 아름답게 완성하는 것이었다면, 현대의 아티스트 컬렉티브는 예술, 사회, 정치에 대한 관점이나 미감을 공유하는 작가들이 ‘연대’해 보여주는 예술적 실천에 가깝다. < 아트나우 >는 올봄 새로운 방식으로 협업하는 아티스트 컬렉티브 여럿을 좇았다. 일본의 대표적 미디어 아트 컬렉티브 ‘팀랩’과 뉴욕의 ‘DIS’, 한국의 ‘파트타임스위트’를 만났고, 각 기획자들에게 아티스트 컬렉티브와 일하는 것의 장단점을 묻기도 했다. ‘공동’보단 ‘집단’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21세기형 협업. 그 미래적 움직임을 깊숙이 파본다.

팀랩
2001년에 설립한 팀랩은 예술, 과학, 기술, 디자인, 자연 세계의 접점을 모색하고자 하는 최신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대규모 아트 컬렉티브로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제작자, 수학자, 건축가를 망라한다. 현재 < teamLab Borderless >와 < Learn & Play! teamLab Future Par > 등 세계 전역에서 상설 전시와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1 예술가, 프로그래머, 수학자, 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함께하는 대규모 아트 컬렉티브 ‘팀랩’.

2001년, 5명의 대학 졸업생으로 출발한 팀랩은 자신들을 ‘울트라 테크놀로지스트’라고 명했다. 그들은 현재 예술가, 프로그래머, CG 기술자, 수학자,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등 함께하는 멤버만 수백 명으로 크게 성장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 teamLab Worlds < 엔 이들의 환상적인 세상을 경험하려는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지난해 도쿄 오다이바에 오픈한 < teamLab Borderless <도 역대급 규모라는 평가다. “예술이란 곧 현대인이 각자의 꽃을 만들고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을 확장해가는 행위”라고 말하는 팀랩은 예술, 과학, 기술을 조합해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예술 세계를 창조했다. 이러한 성과는 철저하게 하나의 집단으로 움직이는 멤버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팀랩의 수장 이노코 도시유키(Toshiyuki Inoko)에게 인터뷰를 제안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팀랩은 오직 팀랩으로서만 인터뷰할 수 있습니다.” 삼고초려의 자세로 거듭 요청했지만 “창립자도 한 명의 팀랩 멤버일 뿐입니다”라며 팀랩의 다양한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뼛속까지 컬렉티브다. < 아트나우 >는 언제나 ‘우리(we)’로 시작하는 팀랩의 이야기 속에서 진짜 컬렉티브의 힘을 발견했다.

2 3월 23일부터 8월 24일까지, 탱크 상하이에서 열릴 < teamLab: Universe of Water Particles in the Tank < 전시.
3Reversible Rotation – Black in White, Digital Installation, Sound by Hideaki Takahashi, 2018

같은 세대 아티스트 컬렉티브 중 독보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팀랩의 출발점이 궁금해요. 2001년 이노코 도시유키와 친구들이 모여 만들었어요. 창의적인 작업을 위한 일종의 ‘실험실’ 같은 공간을 만들고, 작업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와 통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했죠.

컬렉티브로서 작업을 구상하고 완성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알고 싶어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프로젝트 개념화와 실제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요. 물론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윤곽을 잡아 미리 목표를 정해놓고 팀 작업을 거쳐 작품에 점점 살을 붙여나가죠. 작품의 컨셉을 잡으면 관련 멤버를 모아 더욱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합니다. 2017년 베이징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에서 선보인 전시 을 예로 들면, 3D 컴퓨터 그래픽 플라워 모델, 애니메이션 전문가, 3D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영상 기기 엔지니어, 공간 내 프로젝터 수십 대의 위치를 잡고 통합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건축가 등 많은 인원이 작업에 참여했어요. 팀랩의 작품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연구와 제작을 반복하면서 완성하죠.

그럼 프로젝트마다 모든 인원을 동원해요? 그렇지는 않아요.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별로 최적화된 전문가를 선정해요. 각기 다른 분야의 최신 과학기술 전문가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지식을 공유하고, ‘공동 창작’ 과정을 통해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완성하죠.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개인이 공유한 지식은 프로젝트에 쓰일 수 있어요. 공유 가능한 지식을 신속하게 발굴하고 찾는 과정은 곧 그룹의 힘이 되거든요. 모든 멤버가 프로젝트마다 관여하지는 않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팀랩의 창조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디지털 아트는 다양한 전문 기술이 필요한데, 모든 프로젝트가 팀랩 내에서만 이뤄지나요? 팀랩은 작품 구상부터 실행까지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컬렉티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팀랩의 독창성은 최신 디지털 기술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전 세계에서 대규모 아트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속도와 퀄리티도 한몫하죠. 팀랩이 널리 알려지면서 작업을 후원하는 사람도 늘었어요. 이제는 역량 있는 전문가 수백 명과 함께할 정도로 성장했고, 자체 시스템도 개발해요. 하지만 이는 팀랩이 거둔 혁신이라기보다는 비디오 장비와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보는 게 맞겠죠. 우리의 관심사는 ‘비교적’ 신기술을 동원해서 과거엔 상상하기 어려운 시각적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풀어내고, 또 그 과정을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방법을 찾는 거예요.

4Animals of Flowers Symbiotic, Exhibition View of < MORI Building Digital Art Museum: teamLab Borderless >, Odaiba, Tokyo, Japan, 2018
5 Universe of Water Particles on a Rock Where People Gather, Exhibition View of < MORI Building Digital Art Museum: teamLab Borderless >, Odaiba, Tokyo, Japan, 2018

처음보다 규모가 많이 커졌는데, 그동안 어려움은 없었나요? 2001년 시작 당시엔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확보하거나 재정 지원을 받기조차 어려웠지만, 디지털 아트의 창의성이 지닌 힘을 믿었어요. 장르에 구애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했죠. 젊은 층은 열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일본 예술계에서는 외면당했어요. 하지만 무라카미 다카시의 도움으로 타이베이 카이카이 키키 갤러리(KaiKai KiKi Gallery)에서 데뷔할 기회를 얻었어요. 그 뒤로 싱가포르에서 전시를 했고, 2014년부터는 뉴욕 페이스 갤러리 소속으로 전시를 열고 있어요. 지금은 2021년 완성을 목표로 중국 선전 전체를 디지털화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디지털 아트를 통해 공공장소를 유익한 공용 공간으로 만들 거예요. 팀랩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보유한 기술뿐 아니라 경계를 넓힐 역량을 갖춘 팀으로서 창의성, 컨셉, 재정 지원, 자원 등이 완벽한 합을 이루기 때문이죠.

성장을 거듭하는 만큼 팀랩이 커버하는 영역도 넓어졌어요. 방대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보유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동시에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작품에 살을 붙여나가죠. 언뜻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매우 다층적인 면을 가지고 있어요. 일종의 유동적 위계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늘 밑그림이 되는 컨셉이 있기도 하지만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목표는 기술적인 실행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결돼요. 마음속으로 그리는 대로 작품을 표현할 수 있는 이유죠.

그 많은 멤버가 의견은 어떻게 조율하죠? 브레인 스토밍으로 아이디어를 모으고 머리를 맞대고 작업해요. 그 과정에서 갈등이나 다툼은 없어요. 그럴 시간에 작품을 만들죠. 팀랩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여러 전문 인력이 한 팀이 되어 힘을 합쳐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사실 팀랩 멤버 대부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헤아리지는 못해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고 능숙하게 대화할 수 있는 엔지니어라도 프로그래밍을 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단,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타인을 무시하는 사람은 영입하지 않아요. 나이와 상관없이 타인을 존중하는 정직하고 겸손한 엔지니어가 좋죠.

그만큼 많은 멤버가 소통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환경이 중요할 것 같아요. 팀랩의 스튜디오는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꾸렸어요. 첫째는 ‘21세기식 오피스 개념: 물리적 지식을 위한 오피스’예요. 팀랩의 구성원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복잡한 정보를 다루고 아이디어를 내죠. 21세기 들어 컴퓨터의 등장으로 정보를 암기하는 대신 타인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고하고 해답을 모색하는 신체 지식이 중요해졌어요.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통한 사고가 중요한 거죠.

6 Crystal Universe, Interactive Installation of Light Sculpture, LED, Endless, Sound by teamLab, 2015
7 Light Ball Orchestra, Interactive Installation, Sound by teamLab, 2013~

다른 하나는요? ‘협업 공간: 공동 창작’이에요. 팀랩의 의사소통 범위가 오피스 전체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전문 분야의 멤버가 함께 생각하고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엔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보니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지식을 공유해야 해요.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이 대화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하죠.

< teamlab borderless >도 오픈한 지 불과 다섯 달 만에 수백만 명이 방문했어요. 1만m2에 달하는 방대한 전시 공간은 국제적 명성을 넘어 팀랩에 의미하는 바가 커요. 디지털 기술은 점점 작품, 전시 공간, 작품을 통한 경험이나 작품과 나누는 교감, 나아가 예술 시장으로 확장될 거예요. 상설 전시를 열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있으면 예술 작품을 실험하고 작품을 향한 관람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훨씬 유리하죠. 이 작품을 계기로 예술의 새로운 길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싶어요.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어떤 작품이에요? 경계 없는 세계요. 여러 예술 작품이 방 외부로 자유로이 움직이며 관람객과 연결점을 만들고 관계를 형성해요. 작품과 관람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잠시나마 망각하는 경험을 하죠. 작품이 경계 없이 다른 사람의 존재에 따라 변화하고 통합되는 공간에서 서로 몰입하고 섞이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계 사이의 경계를 초월하는 관계를 상상할 수 있어요.

이 작품도 그렇지만, 관람객의 참여가 팀랩의 작품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죠. 우리는 누군가가 작품에 변화를 가져오는 상호작용을 추구해요. 지금까지의 예술 감상법은 다른 관람객을 방해물로 여기곤 했지만 팀랩의 전시를 감상할 때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존재도 아름답게 느낄 수 있어요. 이 생각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도 적용돼요. 오늘날 도시에서 타인의 존재는 이해하거나 통제할 수 없고 견뎌야 하는 대상일 뿐이죠. 만약 도시 전체가 팀랩의 전시 공간처럼 상호작용하면 타인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팀랩은 지난 한 해도 열심히 달렸죠. 올해는 어떤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나요? 3월부터 탱크 상하이에서 선보이는 < teamLab: Universe of Water Particles in the Tank >가 올해의 프로젝트 중 눈에 띄는 작품이죠. 오일 탱크였던 전시장에 거대한 폭포가 낙하하는 작업이죠. 8월부터는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에서 < teamLab: Impermanent Flowers Floating in a Continuous Sea >를 소개할 예정이에요. 올해 말에는 LA에 새로 생기는 모션 픽처 아카데미 뮤지엄(the Academy Museum of Motion Pictures)의 오픈 전시에도 참여해요.

앞으로 팀랩의 목표는요? 사람들이 자신과 연결되지 않은 대상이라도 긍정적인 존재로 여기면 좋겠어요. < teamlab borderless >가 작품과 작품 사이의 경계를 허물듯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경계가 없어요. 작품을 보는 관람객이 경계 없는 세상을 아름답다고 믿기를 바랍니다.

 

8Black Waves: Lost, Immersed and Reborn, Digital Installation, Continuous Loop, Sound by Hideaki Takahashi, 2019
9 Graffiti Flowers Bombing,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Endless, Sound by Hideaki Takahashi, 2018

10Forest of Resonating Lamps, Exhibition view of < MORI Building Digital Art Museum: teamLab Borderless > , Odaiba, Tokyo, Japan, 2018
11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 – A Whole Year per Year,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Endless, Sound by Hideaki Takahashi,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