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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IC DIALOGUE

LIFESTYLE

샤넬 코리아와 프리즈 서울이 손잡고 한국 현대미술가를 조명하는 ‘나우 & 넥스트’ 시리즈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동시대 한국 아트 신을 대표하는 두 아티스트가 짝을 이뤄 예술적 영감을 나누는 것이 주된 내용. 총 3개 영상 중 두 번째 주인공인 김민정·김성윤 작가와 대화를 나눴다.

김민정 작가

김민정, Phasing, 2019, Mixed media on mulberry Hanji paper, 205 x 140cm

김민정, The Corner, 2019, Mixed media on mulberry Hanji paper, 180 x 130cm

 Now Artist   KIM MINJUNG
한지 조각에 색을 칠한 뒤 가장자리를 태우거나 서로 겹쳐 거대한 캔버스를 채워나가는 김민정 작가. 현대적 추상화와 동양의 전통 서예, 수묵화를 결합한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공간, 감정의 치유 등에 대한 주제를 탐구해왔다. 정교한 수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일정한 패턴과 형태를 띠는 종이 조각을 제작하고, 이를 화면에 입체적으로 재구성해 시공간을 함축한 듯 복합적 화면을 완성한다. 작가는 프랑스 생폴드방스와 한국을 오가며 자연의 순환과 파괴를 반영한 명상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토리노 팔라초 브리체라시오 재단, 런던 대영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나우 & 넥스트는 두 아티스트에게 도시와의 관계, 급변하는 주변 세계의 영향, 시간과의 연결성 등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작업 활동과 예술적 고뇌를 공유하는 시리즈입니다. 참여하며 느낀 소감이 궁금합니다. 평소 그림만 그리며 지내는데,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을 해볼 기회라 즐거웠어요. ‘나우 & 넥스트’ 콘셉트가 참 멋진 것 같아요. 지금 어느 정도 고유한 작업 세계를 구축하고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와 앞으로 더 공고히 작품을 만들어나갈 작가를 연결한다는 점에서요. 한국 미술이 나아갈 길을 길게 보는 시각이 있어야 가능한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시리즈의 ‘넥스트’ 아티스트로 선정된 김성윤 작가님과는 평소 친분이 있나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통된 고민이나 공감대를 발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활동 지역이나 연배가 다르다 보니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둘 다 갤러리현대와 인연이 깊어 김성윤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어요. 작품이 좋아 직접 구입할 정도였어요. 이번 나우 & 넥스트 영상 작업을 위해 김성윤 작가가 제가 머무는 생폴드방스를 방문해 함께 작업실도 둘러보고 여러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적 요소를 더하는 점,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원하는 바를 표현하는 점, 그리고 매우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는 점 등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느 도시와 차별화된 서울만의 특징이 있다면요? 주로 유럽에 머무는 데다 지금은 뉴욕에서 활동하며 세계 여러 도시를 경험하고 있지만, 서울만큼 다이내믹한 도시도 드문 것 같아요.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놀라운 재능을 가진 사람이 많죠. 해외 어느 도시를 가도 오히려 그곳이 서울에 비해 뒤처진 것처럼 느낄 때가 있거든요. 이 도시가 이룬 성취를 체감할 때마다 매우 놀랍고, 사람들의 노력을 존경하게 됩니다.
급변하는 시대, 첨단 기술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오롯이 손으로 감각을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일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세요? 수작업은 가장 인간다운 표현 방식인 것 같아요. 기계가 인간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는 시대지만, 머릿속 생각과 감정까지 표현하기는 어렵죠. 시대가 발전할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을 지켜내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예정된 전시 등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11월 8일부터 생폴드방스에 위치한 매그 재단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에요. ‘산’을 주제로 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담하고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성윤 작가

김성윤, Flowers in the Neo-White Porcelain Jar with Cloud & Dragon Design in Underglaze Iron Brown, 2024, Oil on linen, 193.9 x 112.1cm

김성윤, Flowers in the Neo-White Porcelain Jar with Dragon and Clouds Design in Underglaze Cobalt Blue+Gems, 2023, Oil on linen, 193.9 x 112.1cm

 Next Artist   KIM SUNGYOON
김성윤 작가는 디지털 이미지로 가득한 시대에 회화의 표현 가능성과 시간적·공간적 차원을 탐구한다. 대표 연작인 꽃 정물화 시리즈 ‘어레인지먼트(Arrangement)’는 전통적 회화 장르를 재해석한 작업으로, 에두아르 마네를 오마주하는 한편 포털 사이트에서 서칭한 디지털 이미지나 상품 로고 등 복합적 레퍼런스를 아우른다. 회화 거장의 기법을 일부 차용하면서 현대적 요소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작품은 동시대 정물화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프리즈 LA에서 갤러리현대와 함께 단독 부스를 꾸몄는데, 페어 시작 약 2시간 만에 20여 점이 모두 판매돼 화제를 불러 모았다.

나우 & 넥스트 시리즈의 ‘넥스트’ 아티스트에 선정된 것을 축하합니다. 소식을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영광이었어요. 제 작업을 좋게 봐주신 거니까. 무엇보다 평소 김민정 작가님을 존경하고 작품도 좋아하는데, 함께할 특별한 기회를 얻게 돼 기뻤습니다.
김민정 작가님의 작업실이 위치한 생폴드방스를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나요? 작가로서 가장 궁금한 공간 중 한 곳이 다른 아티스트의 작업실인데, 이번 기회에 존경하는 분의 아틀리에를 둘러볼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김민정 작가님은 오랜 시간 고유한 작업을 하며 직접 컬렉팅도 해오셨고, 해외 여러 나라에서의 경험도 풍부하셔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특히 작업 방식이나 작업실 위치 등 현실적 고민에 대한 조언은 큰 도움이 됐죠. 작업실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제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마티스가 설계한 성당에 들르기도 했어요.
디지털 이미지로 가득한 시대에 회화의 표현 가능성과 시간적·공간적 차원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런 작업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지, 그 동력이 궁금해요. 그림 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구글 창을 열어 여러 작품을 자주 검색해보고, 가끔 해외에 가면 보고 싶었던 그림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들르곤 하죠. 세상에는 정말 많은 그림이 있고, 그중 몇몇은 삶의 결정적 순간에 각기 다른 의미로 기억되곤 합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미술 작품이 마치 생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그림이 어느 순간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할 때 그 과정이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그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회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인 것 같아요.
‘꽃’이라는 전통적 주제로 정물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클래식한 요소를 작업에 접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현대미술은 기존 것을 전복하고 완전히 새로워야 한다는 점을 일종의 규범처럼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온고지신의 태도가 강한 편입니다. 기존 것을 배우고, 그 배움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는 거죠. 반복된 역사와 전통이 없다면 차이 또한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서울을 자주 오가며 활동하는 아티스트로서 이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또래 작가나 일반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는 경쟁이 정말 치열한 것 같아요. 뭔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거리 풍경이나 유행도 계속 바뀌잖아요. 이런 면이 외국인의 시선에는 역동적으로 비쳐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개인전을 열 시기가 되어 새로운 작업을 조금씩 구상하고 있어요. 다음 작업으로는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에 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하여 요즘은 자료 조사와 리서치, 역사적 사실을 살펴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에디터 김수진(suze@noblesse.com)
사진 갤러리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