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ractive Man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취향, 안목, 자기애, 유쾌한 태도 등. 방대한 지식을 갖춘 남자가 그렇듯, 옷 잘 입는 남자는 섹시하다.
김성민 대표는 지프(Jeep), 홀하우스(Holl Haus), 시에로(Siero) 등의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고 남성 편집숍 존 화이트(John White)를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옷과 함께하는 그는 소위 ‘옷 잘 입는 남자’다. 슬림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끼니 거르기를 마다하지 않고, 생 로랑을 즐겨 입으며, 스타일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과 만족감을 스스럼없이 내비치는 그와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흔히 ‘내가 입는 옷이 나를 말한다’고 한다. 당신은 어떤 옷을 입는 사람인가?
인상이 강한 편이라 이를 완화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중심 있어 보이는 스타일을 추구해왔다.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내게는 모던한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이 둘을 적절히 배합한다.
Q 언제부터 옷을 좋아하게 되었나?
가정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지 않나. 맛있는 음식 먹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이 있듯, 우리 집은 잘 갖춰 입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옷을 많이 접했고, 대학 시절엔 미대 동기들 과 어울려 다니며 실험적인 패션을 즐겼다. 이유 없이 옷이 정말 좋았다.
Q 남성은 연령대에 따라 스타일 변화의 폭이 큰 편이다. 나이가 들수록 취향이 좀 더 완고하고 섬세해 지는 것 같기도 하고. 당신의 패션 변천사는 어떠했나?
포크송의 영향으로 판탈롱이 유행한 1970년대를 거쳐, 대학에 입학한 1980년대에는 팝과 디스코에 매력을 느껴 스키니 팬츠와 오버사이즈 상의를 즐겨 입었다. 20대 중·후반에는 베스트, 재킷, 코트까지 완벽하게 차려입는 포멀 슈트 룩을 즐겼고. 이후 1990년대 초 밀라노 유학 시절엔 록과 힙합을 가미한 과감한 스타일에 매료돼 블랙 데님 팬츠, 오버사이즈 레더 재킷, 스터드 장식 액세서리를 매치했다. 1990년대 중·후반엔 컬러 포인트를 더한 댄디 스타일,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는 모던한 올 블랙 룩을 즐겨 입고 있다. 패션사와 더불어 나의 스타일도 변한 것이다.
Q 남성 편집숍을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는 패션 기업의 CEO로서 남성의 취향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를 것 같다. 한국 남성의 취향을 어떻게 보는가?
패션은 삶의 일부분으로 그 모습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뭐라 단정하기 어렵다. 한데 우리나라엔 아직까지 패션에 관심 있는 남성이 극히 일부인 것 같다. 서양 복식을 멋스럽게 수용한 할아버지 세대를 제외하고 아버지 세대부터 지금까지, 패션을 등한시한 시간이 꽤 길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대중적으로 패션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당신은 옷 입기가 학습의 결과라고 생각하는가?
옷을 잘 입는 데에는 타고난 감각, 개인이 자란 환경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선천적 재능이 없다해서 옷 잘 입기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다. 현시대에 패션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옷 입기를 즐기는 것.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영원히 잘입을 수 없는 것 아닌가?
Q 학습이 필요한 남자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안해달라.
단순히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잘’ 입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매우 전략적이고 계산적으로 입어야 한다. 대충 해서는 절대로 옷을 잘 입을 수 없다. 옷장부터 정리하자. 필요 없는 옷은 버리고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다. 보충해야 할 아이템 중 우선순위를 정해 가장 필요한 것을 먼저 구매하고, 차차 자신의 색을 만들어가면 된다. 평소에는 모던하고 심플하게 갖춰 입되, 여기에 트렌드를 가미한 아이템을 한두 개 정도 믹스 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Q 트렌드 얘기가 나왔으니 묻겠다. 이번 시즌엔 어떤 것이 유행할까?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는 놈코어 룩.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아이템으로 비교적 쉽게, 하지만 감각적으로 연출한 패션. 자연스러운 무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포인트 요소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베이식한 아이템을 조합하는 만큼 컬러, 소재를 생각해 영리하게 믹스 매치해야 하고.
Q 당신의 드레싱 룸이 궁금하다. 매일 그날 입을 옷을 미리 준비해놓는 편인가?
풀 세팅을 하는 편은 아니라 완벽하게 준비해놓진 않는다. 계절별로 자주 입는 옷을 한 섹션에 모아 매주 정리, 세탁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매치를 즐긴다. 일정이나 날씨 등의 변수에 따라 아이템을 더하고 빼며.
Q 옷을 잘 입기 위해선 옷을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한데 쉽지는 않다. 당신만의 노하우가 있나?
물론 가죽, 실크 같은 예민한 소재의 의류는 전문 세탁업체에 맡긴다. 하지만 자주 세탁하면 옷이 상하기 때문에 평소 관리에도 신경 쓰는데, 가죽의 경우 변색을 막기위해 전용 리무버를 사용해 천으로 닦아내는 정도로 오염을 제거한다. 통풍이 잘되는 곳에 옷을 보관하고 간격을 적당히 유지하며, 소재의 특성에 따라 전용 옷걸이에 보관해 변형을 막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면 같은 옷을 오랫동안 깨끗하게 입을 수 있다.
Q 요즘 특별히 빠진 아이템이 있다면?
로 게이지 니트, 프린트가 화려한 맨투맨 그리고 스니커즈. 스니커즈는 장식이 없는 화이트 컬러가 좋다. 놈코어, 시티 정글, 하이엔드 스포티즘이 유행이니만큼 스니커즈를 잘 신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구매한 옷은?
생 로랑의 블랙 컬러 로 게이지 니트와 스카프. 최근 생 로랑을 가장 즐겨 입는다. 브랜드의 모던한 감성이 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Q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지키는 수칙 같은 것이 있나?
몸이 곧 트렌드이니 몸매 관리는 필수다. 완벽한 보디는 아니지만, 몸무게가 늘면 굶어서라도 살을 빼는 편이다. 출장이 잦은데, 장시간 비행 탓에 생긴 부기를 빼지 않으면 모두 살로 간다. 특히 한국 남성 최대의 적은 페이스 라인에 찌는 살이라 생각한다. 전체적 인상이 세련돼 보이지 않으니 즐길 수 있는 스타일도 한정되기 십상이다.
Q 여가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족구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긴다.
Q 당신이 지향하는 삶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 CEO다 보니 크고 작게 관여할 일이 많아 매우 바쁘다. 이를 수용하는 방법은 하나다. 즐기는 것! 운동을 할 때도 잘하려 애쓰기보다 그 자체를 즐길 때 오히려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나. 힘들지만 매 순간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Style in Detail
산뜻한 컬러의 레이어드 룩. 스카프 Roda,
피케 셔츠와 카디건 Camoshita

미니멀한 스타일링에 포인트로 좋은 브레이슬릿 Tateossian

고급스러운 텍스처가 돋보이는 레더 벨트 Guercilena

캐주얼 룩은 물론 클래식한 스타일에도 즐겨 매치하는
스니커즈 MSGM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
사진 나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