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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carat Arrives in Seoul

LIFESTYLE

크리스털의 명가, 바카라가 드디어 서울에 공식 런칭한다. 오는 12월 메종 서울 오픈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바카라. ‘크리스털의 대명사’라는 말이 더없이 적절한 바카라를 확실히 느껴보기 위해 <노블레스>는 바카라 공장을 직접 찾았다.

바카라 샤토 내 위치한 박물관
ⓒ Laurent Parrault

파리 메종 바카라 내 위치한 무도회장에 장식된 샹들리에.
ⓒ L Loret

Veiled Baccarat
유명하고 퀄리티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그 브랜드를 지칭하는 고유의 표현이 있다. 바카라는 크리스털의 대명사, 최고의 샹들리에 등의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아쉬운 것은 이런 표현을 경험할 기회가 국내엔 마땅히 없었다는 점. 국내 모 호텔 안에 위치한 숍을 통해 간간이 브랜드의 향취를 이어가는 정도였다. 골수 고객이야 전 세계 숍과 파리 바카라 뮤지엄이나 레스토랑, 뉴욕의 호텔 등을 통해 깊이 있게 경험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탁월한 크리스털 브랜드’라는 사실 말고는 상당 부분이 가려진, 베일에 싸인 여배우같은 존재였다.
바카라가 바카라 코리아를 통해 서울에 공식 런칭한다고 밝혔을 때 반가웠던 이유는 다양한 바카라의 제품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많은 제품을 통해 바카라가 선보일 라이프스타일 때문이었다. ‘프랑스의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을 재현하는 브랜드’라는 바카라의 진정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파리에서 기차로 2시간여 떨어진 바카라 시로 향했다.

“Baccarat is a poetic block of Crystal.” _ Philippe Starck
中에서

응 파르페(Un Parfait), 아코어 다크사이드(Harcourt Darkside) 컬렉션, 필립 스탁, 2005
ⓒ Adolfo Flori

190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제작한 선박과 테이블 앙상블, 1889 & 1900

바카라 공방의 용광로실 내부, 1887
ⓒ Archives Baccarat

차르 칸델라브룸(The Czar’s Candelabrum), 1896
ⓒ Archives Baccarat

도시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바카라 공장이 위치한 이곳은 5000명의 인구 중 500명 이상이 바카라를 위해 일한다. 중동 지역의 바이어와 일행이 묵은 곳은 옛 공장장이 거처하던 맨션. 전 세계 프레스나 VIP가 방문할 때만 오픈하는 바카라 샤토는 넓은 정원을 배경으로 둔 전형적인 프랑스 저택의 모습이다. 성안에는 파스텔 컬러로 칠한 방이 즐비한데 무엇보다 각 공간을 비추는 샹들리에와 찬장마다 빼곡한 테이블웨어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일행을 위해 마련한 저녁은 소박하고 맛깔스러운 프랑스 가정식. 모든 음식을 바카라 테이블웨어에 담아내니 음식 맛이 배가되는 것은 불문가지. 1층에는 뮤지엄도 자리하니 바카라 시를 방문하는 이라면 꼭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저녁을 마친 일행은 10시부터 공장 투어를 시작했다. 크리스털 공장의 특성상 용광로를 24시간 운영해 교대로 근무하기에 늦은 저녁의 투어도 가능한 공장에는 모두 3개의 용광로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컬러 크리스털을 위한 것이다. 크리스털 제조는 대개 5~6명이 한 팀을 이루어 진행한다. 각 팀에 리더가 있어 후배들을 지도하며 일하는 것. 우리나라 공장에 젊은이가 드문 것과 달리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입으로 파이프를 불어 모양을 만드는 과정, 잔의 다리를 빚어내는 과정, 바카라 특유의 레드 컬러 크리스털이 탄생하는 과정, 로마네 콩티를 위한 잔처럼 특별한 아이템을 만드는 과정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다. 뜨거운 용광로를 중심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은 의식을 행하듯 작업을 진행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장인은 “좋은 잔을 만들려면 최소한 10년 정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양을 갖춘 제품을 세공하고 완성하는 과정도 흥미롭긴 마찬가지. 골드 컬러를 입히는 과정은 가느다란 붓을 이용해 진행하는데, 이 과정은 공방에서 대대로 전수한다. 세공 과정은 더욱 정밀하다. 바카라에는 프랑스 최우수 장인을 선발하는 MOF에서 우승한 18명의 장인이 몸담고 있는데, 이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숫자라고 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크리스털을 깎고 폴리싱하는 과정은 가히 예술적 경지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아이코닉한 제품인 차르 잔을 만드는 데 대개 10시간이 걸릴 정도로 모든 과정이 진지하고 섬세하며, 여기에 자부심과 열정이 어우러져 공장은 뜨거운 열기 그 자체였다.

바카라 호텔 앤 레지던스 뉴욕 안에 위치한 더 바(The Bar)

ⓒ J Lariviere

ⓒ J Lariviere

ⓒ J Lariviere
바카라의 크리스털은 장인들의 섬세한 기술과 노력으로 완성된다.

Unveil Baccarat
21세기에도 여전히 거의 모든 공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는 바카라는 1764년 루이 15세의 승인을 받아 시작했다.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오는 브랜드는 왕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왕실이 인정했다는 것은 즉 당대 최고의 솜씨를 인정받았다는 말이다. 크리스털에 관한 최고의 기술력과 우아함을 갖춘 바카라의 제품은 1823년 루이 18세가 자신을 위해 주문한 테이블 세트를 비롯하여 샤를 10세, 나폴레옹 3세,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 영국의 윈저 공작 부부,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세자비, 이스마일파의 정신적 지도자인 아가 칸 3세 왕자,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 등의 기호품으로 시대를 풍미했다. 파리에 위치한 바카라 뮤지엄에선 엘리제 궁에서 정부의 공식 연회에 사용한, 프랑스 공화국(Re′publique Franc¸aise)을 의미하는 RF 글자를 새긴 쥐비시 세트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바카라는 프랑스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브랜드였다. 이뿐 아니다. 바카라는 특히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바카라 공장에 러시아 고객만을 위한 용광로가 있었을 정도로 러시아의 알렉산더 2세를 위시한 막강한 고객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 차르(Czar) 글라스, 휘황찬란한 칸델라브라(Candelabra)와 모스크바의 플래그십 스토어의 위용은 러시아인의 바카라에 대한 애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한 브랜드가 250년이 넘게 사랑받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장인들이 완성하는 놀라운 품질과 예술성. 바카라 제품의 가치는 전 세계 왕족과 유명인사의 열렬한 애정으로도 증명되었지만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비롯한 다양한 수상 경력도 그 증거 중 하나다. 지금과 달리 당시 박람회는 각국의 신기술을 자랑하는 경연장이었으며 박람회에서 바카라는 상상을 초월한 각종 디자인의 장식품을 통해 기술력을 마음껏 뽐냈다. 바카라 마니아인 러시아 알렉산더 2세가 바카라를 처음 접한 곳도 만국박람회였다. 또 다른 요소는 끊임없는 변화. 바카라를 대표하는 아코어(Harcourt) 잔은 1841년 첫선을 보였으며 이후 필립 스탁 등 다양한 디자이너를 통해 변신을 꾀했다. 제니스 샹들리에나 화병 등 주력 아이템도 원형을 유지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늘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을 만나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의 돌마바흐체와 베이러베이 궁전을 비추는 31개의 샹들리에나 1만6800개의 드롭형 비즈 장식을 자랑하는 4.6m 높이의 샹들리에가 있는 니스의 네그레스코 호텔, 파리에 위치한 바카라 뮤지엄 곳곳을 채운 샹들리에를 보노라면 그 섬세함과 장인정신에 절로 찬탄이 쏟아진다.

“Baccarat crystal leaves no room for uncertainty,
for impreciseness, for suppositions or interpretations.” _ Ettore Sottsass

中 에서

레드 크리스털 팝 링
ⓒ Laurent Parrault

스파이럴 화병, 500개 한정 수량의 리미티드 에디션
토마스 바스티드, 2004

카페 바카라. 실용적인 에스프레소 잔이다.
ⓒ Laurent Parrault

바카라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는 종종 바카라를 특별한 때에만 사용하는 제품으로 한정 지을 때도 있다.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시키듯 바카라는 최근 또 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미국의 유명한 스타일리스트이자 데커레이터인 캐럴린 로엠과 손잡고 그녀의 코네티컷 저택을 바카라로 연출한 것. 연말 책자를 위해 촬영한 각 사진은 파티를 위한 테이블웨어를 비롯해 바카라로 장식한 각 공간을 보여주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임을 강조한다. 파리 바카라 뮤지엄 한편에 위치한 공간에도 이런 변화를 확인시키듯 에스프레소 잔, 에브리데이 바카라라는 이름의 잔 세트, 심플한 캔들라이트, 향수병 등이 진열되어있다.
바카라의 아이템을 잔, 샹들리에, 화병, 조명 정도로 알고 있는 이들을 위한 팁 한 가지. 바카라는 1933년 조르주 슈발리에 룩소르 컬렉션을 선보인 이래 주얼리 창작에 대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최근에 선보인 와인 디캔터의 병마개에서 착안한 부숑 드 카라프(Bouchons de Carafe)와 비 마니아(B Mania) 라인이 대표적이다.

연말 책자에 소개된 바카라로 장식한 캐럴린 로엠의 저택 내부
ⓒ Sylvie Becquet

바카라 호텔 앤 레지던스 뉴욕 안에 위치한 더 바(The Bar)
ⓒ Sylvie Becquet

바카라의 라이프스타일을 한 번에 경험하려면 작년 뉴욕에 오픈한 바카라 호텔에 들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카라 호텔 & 레지던스 뉴욕은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과 협업해 오픈했다. 호텔이며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이기도 한 이곳은 114개의 환상적인 객실과 스위트룸 그리고 미슐랭 스타를 받은 수석 셰프 시어 갤런트가 지휘하는 프렌치 레스토랑 슈발리에를 자랑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곳은 바카라 바. 아치형 천장의 장엄한 공간은 60피트 길이의 바와 MoMA 미술관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다. 바카라 지역 공장의 용광로를 재현한 4피트 높이의 벽난로와 같은 디테일, 2000개가 넘는 아코어 잔으로 장식한 벽면이 황홀한 로비 등을 통해 바카라의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바카라의 아코어 잔을 집어 들면 여타 크리스털 브랜드와 달리 묵직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아마 250년의 역사와 기술력이 담겨 그럴지도 모른다. 오는 12월 파리와 모스크바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에 메종 서울을 오픈하는 바카라가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우아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줄지 모른다는 기대도 함께 담아본다.

에디터 이윤정 (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바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