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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l_한계를 넘어선 아트 바젤

ARTNOW

아트 바젤의 하이라이트 전시인 ‘언리미티드’에서 주목해야 퍼포먼스와 설치, 회화 작품을 살핀다.

독일 출신 시각예술가 토비아스 레베르거는 ‘프랑크푸르트의 부엌’을 재해석한 신작 ‘Performance of Two Lonely Objects That Have a Lot Common’을 선보인다.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Urs Meile Beijing-Lucerne and Neugerriemschneider, Berlin, Photo by Hao Ge, Beijing, CN

매년 6월 스위스 바젤엔 아트 바젤을 보러 온 전 세계의 컬렉터와 갤러리스트, 큐레이터의 행렬이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예술성과 상업성을 고루 갖춘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언리미티드(Unlimited)’ 전시는 아트 바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에 시작된 언리미티드 전시는 ‘무한한’이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기존의 고전적 전시 개념을 거부하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실험적 작품을 두루 보여준다. 한 갤러리가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컬렉터에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와 잘 팔릴 만한 작품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퍼포먼스, 설치, 회화, 영상 등 76점의 작품 중 분야별로 몇 점을 추려 소개한다.

창의적이고 특별한 퍼포먼스
올해 언리미티드 전시에서 가장 흥미로운 퍼포먼스 작품은 인도 출신 작가 수보드 굽타(Subodh Gupta)의 ‘Cooking the World I’(2017년)이다. 평소 인도인의 삶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은 그는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신성하다”고 강조해왔다. 음식을 주제로 한 ‘Cooking the World I’은 부엌이라는 공간을 통해 인도의 문화와 일을상 엿보는 것에서 나아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행위예술가 도나 후안카(Donna Hnucaa)의 ‘Bliss(Reality Check)’(2017년)는 ‘타블로 비방(tableau vivant, 살아 있는 그림)’을 연출한 작품이다. 타블로 비방은 모델이 마치 그림 속 주인공처럼 말이나 동작 없이 행위를 연출하는 놀이 형식의 퍼포먼스로, ‘살아 있으나 움직임이 없는 상태’를 표현함으로써 관람객에게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도 직접 ‘살아 있는 모델’로 참여해 다른 모델의 신체에 그림을 그리는 등 참여형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이외에도 독일 출신 시각예술가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는 1926년 오스트리아 건축가 마르가레테 쉬테 을리호츠키(Margarete Shcutte-Lihotzky)가 디자인한 ‘Frankfurter Kuche(프랑크푸르트의 부엌)’를 재해석한 신작 ‘Performance of Two Lonely Objects That Have a Lot Common’(2014·2017년)을 퍼포먼스로 선보인다. 이 퍼포먼스에서 관람객은 관찰자의 역할뿐 아니라 퍼포먼스 참여자로 부엌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통해 사물과의 관계를 고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1 미디어와 정치가 어떤 말로 인간의 정체성을 통제하는지 텍스트로 표현한 바버라 크루거의 회화 ‘Untitled(Our People are Better than Your People)’.  Courtesy of the Artist and Spruth Magers
2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희생된 이들을 향한 애도의 마음을 담은 박찬경의 ‘Citizen’s Forest’.  Courtesy of the Artist, Kukje Gallery and Tina Kim Gallery
3 첫 멀티미디어 예술 작품으로 의미가 깊은 스탠 밴더빅의 ‘Movie Mural’.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Box Gallery

미국 설치 작가들의 두드러진 활약
실험적 설치 분야에서는 미국 작가들의 작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스타 작가 더그 에이킨(Doug Aitken)은 캘리포니아 바닷속을 촬영한 비디오 설치 작품 ‘Underwater Pavilions’(2017년)를 선보인다. 그는 오각형 형태의 십이면체 3개에 거울을 부착하고 물고기들이 통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후 바닷속 움직임을 촬영했는데, 관람객에게 마치 실제 바닷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안겨준다.
역사적 사건을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는 작가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도 있다. 미국의 설치 작가 수 윌리엄슨(Sue Williamson)는 설치 작품 ‘Messages from the Atlantic Passage’(2017년)를 통해 1525년부터 1866년까지 흑인 노예들이 배를 타고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팔려간 사건을 재조명한다. 또 다른 미국 작가 도널드 모펫(Donald Moffet)의 사운드 설치 작품 ‘Impeach’(2006년)도 주목할 만하다.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며 민주당 의원 존 루이스(John Lewis)가 발표한 연설문을 10개의 스피커를 통해 들려주는 작품이다.

다채로운 개성을 뽐내는 영상과 회화, 사진
분단, 냉전, 토속신앙 등을 주제로 작업하는 영상 예술가 박찬경은 시인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와 화가 오윤의 그림 ‘원귀도’를 모티브로 삼은 ‘Citizen’s Forest’(2016년)를 선보인다. 그는 김수영과 오윤의 시대정신에 그만의 시선을 담아 동학농민운동,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 근·현대사속에서 희생된 이들을 향한 애도의 마음을 드러낸다. 또 다른 영상 작품으로는 8분 동안 100개의 그림으로 흑인의 문화와 이론, 미학을 스치듯 보여주는 미국의 영상 예술가 아서 자파(Arthur Jafa)의 ‘Apex’(2016년)가 있다.
회화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작가는 미국 뉴저지 출신의 세계적 개념주의 예술가 바버라 크루거(Barbara Kruger)다. 그녀는 올해 언리미티드에서 미디어와 정치가 어떤 말로 인간의 정체성을 조종하고 통제하는지 등 다양한 텍스트로 표현한 회화 ‘Untitled(Our People are Better than Your People)’ (1994·2016년)를 선보인다.
올해 언리미티드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사진 작품으로는 미국 작가 라토야 루비 프레이저(LaToya Ruby Frazier)의 ‘A Pilgrimage to Noah Purifoy’s Desert Art Museum’(2016년)을 꼽을 수 있다. 13장의 대형 사진 연작인 이 작품은 예술가 노아 퓨리포이(Noah Purifoy)가 15년간 사막에서 만든 조각품을 사막에서 부수는 장면을 담았다. 또 다른 사진 작품으로는 독일 출신 작가 클라우스 린케(Klaus Rinke)의 ‘Mutations DI. usseldorf, Primary Demonstration: 112 Gestures of the Upper Body’(1970년)와 얀 디버츠(Jan Dibbets)의 ‘Big Comet3 ˚-360˚, Sky-Land-Sky’ (1973년)가 있다.
한편 올해 언리미티드 전시에서는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유명 작가들의 과거 작품도 챙겨 볼 필요가 있다. 첫 멀티미디어 예술 작품으로 의미가 깊은 스탠 밴더빅(Stan Vanderbeek)의 ‘Movie Mural’ (1965~1968년), 공중에 띄운 거대한 연을 통해 대중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담은 리처드 스미스(Richard Smith)의 ‘Shuttle’(1975년) 등이 대표적 예다.
글로벌 아트 마켓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창출하는 아트 바젤의 메인 이벤트 언리미티드. 올해 ‘전 세계 미술 애호가를 매료시킬 뉴페이스는 누구일까? 예술성과 상업성, 대중성을 겸비한 아트 바젤의 언리미티드에서 진검 승부를 확인해보자.

 

에디터 최윤정(amych@noblesse.com)
김은아(아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