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lworld 2017] Hermes, Chanel, Emporio Armani Swiss Made
시계업계의 최대 축제 바젤월드가 올해 100번째 막을 올렸다. 지난 3월 23일부터 이어진 8일간의 대장정, 늘 그래왔듯 세계 유수의 시계 명가는 독보적 기술력과 탁월한 미적 감각을 드러낸 시계로 넓은 부스를 가득 채웠다. 지난해 시계 시장의 침체기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듯이 말이다. 그 덕분에 2017년 봄, 시계의 도시 바젤은 더욱 찬란하고 눈부셨다.
HERMES
에르메스는 올해 슬림한 두께와 메종의 디자인 코드를 담은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을 통해 굵직한 신제품을 추가했다. 알람 기능을 담은 레흐 앙파시앙뜨, 블루 다이얼이 매력적인 플래티넘 소재의 퍼페추얼 캘린더, 미니어처 페인팅의 정수를 드러낸 Grrrrr!까지 슬림 데르메스를 향한 브랜드의 남다른 애착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지난해에 런칭 25주년을 맞은 케이프 코드는 여전히 진화 중인데, 매뉴팩처 칼리버를 탑재한 남성용, 고급스러운 래커 다이얼을 사용한 상위 버전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다이아몬드 세팅으로 화려함을 극대화한 프티 사이즈의 난투켓 워치도 놓쳐서는 안 될 올해의 신제품!

Slim d’Hermes l’heure Impatiente
레흐 앙파시앙뜨는 아주 특별한 기능이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시간을 알리는 알람 기능을 청각(차임)과 시각(레트로그레이드 핸드)을 통해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다. 알람 기능은 여타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컴플리케이션이지만, 마치 모래시계처럼 핸드의 움직임을 통해 특정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경우는 없었다. 현존하는 천재 워치메이커 중 한 명인 장 마르크 비더레히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1 Slim d’Hermes Grrrrr! 2 Cape Cod Shadow 3 Nantucket Tres Petit Modele
Slim d’Hermes Grrrrr!
다이얼 위에 곰이 으르렁(grrrrr)거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강렬한 눈빛과 바람에 한 올 한 올 날리는 듯한 털에서 미니어처 페인팅의 정수를 느낄 수 있으며 곰의 모습은 앨리스 셜리가 디자인한 실크 스카프의 패턴에서 가져왔다. 화이트 골드 소재의 슬림 데르메스 케이스를 사용했고, 두께 2.6mm의 셀프와인딩 칼리버 H950은 포효하는 곰 아래에서 힘차게 박동한다.
Cape Cod Shadow
앙리 도리니가 디자인한 케이프 코드는 에르메스 워치의 상징적 존재로 그 특유의 디자인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에르메스는 올해 모던한 디자인의 스틸 케이스에 블랙 DLC 코팅 처리하고 매트한 블랙 다이얼을 이식했다. 보드라운 바레니아 스트랩 역시 블랙으로 마무리해 기존 케이프 코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Nantucket Tres Petit Modele
직사각 형태의 다이얼과 케이스가 특징인 난투켓 워치의 프티사이즈 버전. 가로 17mm, 세로 23mm의 스틸 케이스에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더블 투어 스트랩을 매치해 손목위에서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드러낸다. 186개의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로즈 골드 케이스 버전도 출시한다.

CHANEL
N˚5 향수의 병마개와 방돔 광장의 팔각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프리미에르가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는다. 이는 샤넬이 워치 분야에 발을 들인 지 30년이 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샤넬은 최고의 패션 하우스로 칭송받는 동시에 워치메이킹 분야에서도 독보적 철학을 내세우며 그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프리미에르를 시작으로, 2000년에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도입한 J12로 혁신을 일으켰고 화이트, 크로매틱 등 다양한 컬러 버전의 연이은 성공은 물론 다이버 워치 J12 마린을 통해 남성 고객까지 공략했다. 이어서 선보인 J12 투르비용(2005년), J12 레트로그레이드 미스테리어스(2010년)는 파인 워치메이커로서 샤넬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모델이다. 2012년은 샤넬 워치의 기술력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인한 해이기도 한데, 프리미에르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플라잉 투르비용 워치의 투르비용 케이지에는 꼬메뜨와 까멜리아 모티브가 자리했고, 새 컬렉션 마드모아젤 프리베의 다이얼에는 오트 쿠튀르 드레스에 쓰일 법한 장식 기법으로 수놓았다. 샤넬의 진화는 멈출 줄 몰랐다. 2015년 런칭한 보이.프렌드는 J12의 아성을 넘어 샤넬을 대표하는 아이코닉 컬렉션으로 자리 잡았으니 말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샤넬은 인하우스 무브먼트 제작에 돌입하며 매뉴팩처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레트로그레이드와 점핑 아워 기능을 갖춘 칼리버 1(무슈 워치에 탑재)과 올해 선보인 스켈레톤 무브먼트인 칼리버 2(프리미에르에 탑재)가 그 결과물이다. 이처럼 지난 30년간 샤넬 워치의 시곗바늘은 쉴 새 없이 돌았고, 성공의 흔적을 남겼다. 앞으로 이들이 기록할 ‘시간에 관한 역사’는 패션 하우스의 그것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1 Premiere Camelia Skeleton Black 2 Premiere Camelia Skeleton Diamond Set
Premiere Camelia Skeleton Watch – Calibre 2
샤넬 워치의 기원인 프리미에르의 탄생 3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시계로 이들의 두 번째 인하우스 무브먼트 ‘칼리버 2’를 탑재했다. 칼리버 2는 시계 구동에 필요한 부분만 남긴 스켈레톤 형태이며 하우스를 상징하는 꽃 까멜리아를 빼닮은 브리지가 특징. 특히 꽃잎 여러 장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브리지는 디자인을 생각한 후 부품을 설계하는 샤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의도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측면에서 더욱 잘 보인다!). 더군다나 브리지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건 고도의 장인정신을 요한다. 칼리버 2는 젬 세팅 버전과 ADLC 코팅 처리한 버전으로 선보이며, 이를 탑재한 프리미에르 워치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브릴리언트 컷 또는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해 화려함의 방점을 찍는다.

3 Mademoiselle Prive Table Clock 4 Mademoiselle Prive Coromandel Glyptic
Mademoiselle Prive
올해 마드모아젤 프리베는 샤넬이 머물던 아파트의 코로망델 병풍에서 영감을 받아 글리프틱 기법(젬스톤을 양각, 음각으로 모두 조각)으로 제작한 다이얼 버전과 더불어 그녀가 유년 시절 보낸 오바진 고아원의 스테인드글라스 윈도에서 영감을 받아 다이얼에 빼곡하게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까지 풍성하다. 한편 유니크 피스로 선보이는 테이블 클록은 그랑푀 에나멜링, 글리프틱, 금세공, 조각, 주얼 세팅까지 시계에 사용하는 고난도 장인 기법을 유감없이 펼쳐 보인 독보적인 작품으로 샤넬의 메티에 다르 정신을 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6 Mademoiselle J12 7 J12 Graffiti
J12
샤넬은 워치 탄생 30주년을 맞아 J12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인다. 그중 1200개 한정 생산하는 J12 그래피티는 스트리트 아트에서 영감을 받아, 숫자 인덱스를 다이얼과 베젤에 흩트려놓은 재치 있는 디자인이 특징. 케이스는 지름 38mm와 33mm 2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며 J12 특유의 화이트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사용했다. 이번 바젤월드에서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단연 주목을 받은 건 555개 한정 모델인 마드모아젤 J12. 샤넬 여사의 일러스트를 프린트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다이얼 위에 얹고 글라스 위아래로 핸드 역할을 하는 팔을 더했다. 블랙 또는 화이트 세라믹 버전으로 선보이며 케이스 지름은 38mm.

Boy.Friend
출시하는 모델마다 큰 성공을 거두며 샤넬 워치의 새로운 아이콘이 된 보이.프렌드 컬렉션. 올해는 지난해에 런칭한 보이.브렌드 트위드 라인의 블랙과 베이지 골드 2가지 버전이 추가됐다. 블랙의 경우 스틸 케이스에 트위드 패턴을 연상시키는 블랙 스틸 브레이슬릿을 매치해 시크한 매력을 자아내며 케이스의 크기는 스몰(27.9×21.5mm), 미디엄(34.6×26.7mm), 라지(37×28.6mm) 3가지. 한편, 샤넬 하우스에서 블랙과 화이트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베이지 골드는 좀 더 우아한 멋을 풍긴다. 케이스와 트위드 패턴 브레이슬릿에 모두 베이지 골드를 사용했고,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베젤은 손목을 더욱 화사하게 부각한다. 베이지 골드 버전은 스몰과 미디엄 사이즈로 선보인다.

8 Monsieur Platinum Bla 9 Premiere Rock Red
Monsieur Platinum Black
6시 방향의 점핑 아워 인디케이터가 시, 다이얼 상단의 긴 바늘이 레트로그레이드 분, 가운데의 작은 바늘이 초를 알리는 레귤레이터 방식 시계. 무슈는 샤넬의 첫 번째 인하우스 무브먼트 ‘칼리버 1’을 탑재한 남성 컬렉션으로 지난해에 매끈한 자태를 처음 드러냈고, 올해 진귀한 플래티넘 케이스에 블랙 컬러 그랑푀 에나멜링 다이얼을 탑재한 ‘무슈 플래티넘 블랙’으로 남성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칼리버 1은 170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심장으로, 2개의 배럴을 통해 풀 와인딩 시 3일간 동력을 공급하는 핸드와인딩 방식이다.
Premiere Rock Red
지난해의 핑크 컬러에 이어 2017년에는 레드 컬러 가죽으로 포인트를 준 프리미에르 락 레드 모델을 출시한다. 페미닌한 머더오브펄 다이얼을 감싼 팔각형 스틸 케이스와 핸드백 체인에서 영감을 받은 체인 브레이슬릿의 조화가 일품이다. 브레이슬릿은 손목에 세 번 감겨 손목에 또 다른 액세서리가 필요치 않다.
EMPORIO ARMANI SWISS MADE
엠포리오 아르마니 스위스 메이드는 아르마니의 우아하고 품격 있는 디자인을 담은 클래식 컬렉션부터 캐주얼하고 에너지 넘치는 스포츠 컬렉션까지 스위스의 정통 워치메이킹으로 완성한 우아하고 정교한 시계를 선보인다. 2017년 바젤 월드를 통해 이들은 1930~1940년대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의 부드럽고 우아한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아 지난해에 처음 선보인 에세드라 컬렉션에 새 모델을 추가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아라비아숫자 인덱스를 바 형태 인덱스와 함께 사용한 것. 몇몇 모델의 경우에는 미니트 트랙을 정교하게 나눠 시간을 더욱 정확하게 알린다. 에세드라는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이는 남녀 모두를 위한 컬렉션으로 오픈워크 다이얼로 기계적 매력을 선사하며 캘린더 기능을 탑재한 모델은 남성에게, 머더오브펄 다이얼이 우아한 브레이슬릿 버전은 여성에게 제격이다. 페어 워치로 구성할 수 있는 점 또한 이 컬렉션의 장점이다.

Esedra Automatic Open Balance Wheel
에세드라 워치의 상위 버전으로 오픈워크 구조의 다이얼이 특징이다. 밸런스 휠 부분만 구멍을 뚫어 무브먼트의 심장부를 드러낸 전작과 달리 올해 제품은 기어 트레인과 동력을 축적하는 배럴까지 과감하게 드러내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오롯이 전달한다. 물결을 연상시키는 정교한 기요셰 패턴 다이얼과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은 시계를 더욱 고급스럽게 부각한다. 스틸 소재를 사용한 케이스의 지름은 42mm.

1,2 Esedra Automatic Gent 3 Lady Esedra
Esedra Automatic Gent
기요셰 패턴이 고급스러운 그레이 컬러 다이얼과 로즈 골드 컬러 케이스가 시선을 사로잡는 케이스 지름 45mm의 남성용 워치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다이얼에 오롯이 담았다. 3시 방향에는 요일 창, 6시 방향에는 기계식 무브먼트의 동력을 알리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드가 자리했는데, 서브 다이얼의 구성이 크로노그래프를 연상시키듯 안정감을 이룬다. 다이얼 가장자리에 자리한 포인터 타입 날짜 인디케이터도 주목할 만한 부분.
Esedra Automatic Gent
지름 43mm의 스틸 소재 라운드 케이스에 단정한 실버 톤 다이얼을 탑재했고, 다이얼 가운데 마름모꼴의 정교한 기요셰 패턴은 시계에 우아함을 더한다. 함께 매치한 3열의 링크 브레이슬릿은 손목에 부드럽게 감길뿐더러 폴리싱과 브러싱 가공을 교차로 적용해 입체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3개의 시곗바늘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스위스 메이드가 소유한 전문 공방에서 제작한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구동한다.
Lady Esedra
로즈 골드 컬러의 스틸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우아하며, 전체를 폴리싱 가공한 덕에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화사한 빛을 발하는 여성용 워치로 2017년 엠포리오 아르마니 스위스 메이드의 핵심 모델 중 하나다. 아라비아숫자와 바를 교차로 적용한 인덱스는 화이트 머더오브펄 다이얼을 탑재해 클래식한 느낌을 선사한다. 오토매틱 무브먼트가 시곗바늘을 움직인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정진원(jinwonjeong@noblesse.com)
디자인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