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lworld 2017] Hublot, Breitling, Oris
시계업계의 최대 축제 바젤월드가 올해 100번째 막을 올렸다. 지난 3월 23일부터 이어진 8일간의 대장정, 늘 그래왔듯 세계 유수의 시계 명가는 독보적 기술력과 탁월한 미적 감각을 드러낸 시계로 넓은 부스를 가득 채웠다. 지난해 시계 시장의 침체기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듯이 말이다. 그 덕분에 2017년 봄, 시계의 도시 바젤은 더욱 찬란하고 눈부셨다.

티타늄 소재의 테크프레임 페라리
HUBLOT
위블로가 창조하는 스토리는 이들의 DNA인 ‘Art of Fusion’이 바탕이 된다. 2004년 결코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 골드와 러버 소재의 조합은 시계업계에 파란을 일으켰고, 이제는 여타 브랜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트렌드의 축이 된 것처럼 말이다. 금과 세라믹을 결합한 매직 골드 소재, 최근 라포 엘칸이 이끄는 이탈리아 인디펜던트, 벨루티와 협업한 것 등도 융합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을 듯! 물론 이러한 과정에는 ‘혁신’이 뒷받침한다. 융합의 예술은 2017년 노벨티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창업 70주년을 맞은 페라리와 협업한 기념 모델,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에 컬러를 입힌 독보적인 케이스, 브랜드 최초로 개발한 다축 투르비용이 대표 얼굴. 모두 개성으로 똘똘 뭉친 제품이지만, 스위스의 정통 워치메이킹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것이 위블로가 시계 브랜드로서 사랑받는 이유다.

Techframe Ferrari 70 Years Tourbillon Chronograph
이 시계는 자동차에 비유하면 슈퍼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페라리가 새로운 스포츠카를 설계할 때와 동일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기 때문. 페라리의 수석 디자이너 플라비오 만초니가 지휘한 오픈워크 구조의 케이스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다이얼은 레이싱 머신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크로노를 관장하는 초 카운터는 3시 방향, 30분 카운터는 11시 방향에 위치하고, 크로노그래프의 핵심 부품인 칼럼 휠은 1시 방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엔진 역할을 하는 투르비용 케이지는 다이얼 하단에 자리해 쉼 없이 요동친다. 이를 위해 위블로는 253개의 부품을 조립하고 5일간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춘 핸드와인딩 칼리버 HUB6311을 탑재했다. 국내에 선보이는 모델은 위블로 고유의 킹 골드와 스크래치에 강한 티타늄 케이스 2가지 버전이며, 탄소섬유를 기반으로 한 PEEK(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 카본 버전도 있다.

Big Bang Meca-10 King Gold
해체와 조립을 통해 구조물을 완성하는 장난감 ‘메카노’에서 영감을 받은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빅뱅의 웅장한 케이스와 조화를 이룬다. 장난감과 기계식 시계의 만남은 ‘융합의 예술’의 또 다른 모습이라 해도 좋다. 다이얼에 드러난 무브먼트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부분은 2가지 방식으로 알리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하나는 6시 방향의 톱니에 적힌 숫자, 다른 하나는 2일의 파워리저브가 남은 순간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3시 방향의 레드 컬러 도트로 10일의 긴 파워리저브 시간을 뽐내는 것 같다. 케이스 소재는 킹 골드와 200개 한정 생산하는 매직 골드이며, 크기는 지름 45mm. 복잡하게 얽힌 기어 트레인의 정교한 움직임과 밸런스 스프링의 품격 있는 진동에서 기계식 시계의 진정한 묘미를 찾을 수 있다.

1 Big Bang Ferrari Carbon 2 Big Bang Ferrari Titanium 3 Big Bang Ferrari King Gold
Big Bang Ferrari
위블로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유니코를 탑재한 빅뱅 페라리가 새롭게 단장했다. 빅뱅의 강인한 케이스 디자인은 유지한 채 작은 디테일에 변화를 주어 좀 더 모던하게 바뀐 것. 홈을 내어 H 스크루를 보호하는 베젤(스크루도 모던하게 바뀌었다),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한 시·분침, 타키미터를 연상시키는 3시 방향의 60분 카운터, 자동차 환기장치를 닮은 9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가 좋은 예다. 스켈레톤 구조의 다이얼 덕에 무브먼트 부품의 세밀한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도톰한 크라운과 푸시 피스는 그립감이 뛰어나 작동이 편리하다. 기존 버전과 마찬가지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며 케이스 소재는 티타늄, 킹 골드, 카본 3가지.

MP-09 Tourbillon Bi-Axis
위블로 최초의 다축 투르비용 모델로 독특한 케이스의 6시 방향에서 2개의 축을 갖춘 투르비용이 회전하는 마스터피스다. 다축 투르비용은 소수의 매뉴팩처에서 선보이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이지만 이 시계와 같이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한 모델은 보기 드물다. 정교한 기술력과 미적 감각을 적절히 융합한 모델. 한편 시간을 알리는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날짜 인디케이터가 자리했는데, 9시 방향의 푸셔를 누르는 것만으로 날짜를 앞뒤로 조정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티타늄과 킹 골드 버전으로 선보이며, 국내에서는 스페셜 오더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Big Bang Unico Sapphire
지난해의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에 이은 유색 사파이어 크리스털 버전으로 이를 통해 위블로는 소재 혁신의 선두주자임을 다시금 만천하에 알릴 수 있게 됐다. 2500℃에 달하는 온도에서 사파이어와 산화알루미늄을 함께 녹이면 크고 투명한 유색 사파이어 크리스털이 탄생하는데 경도와 강도, 투명함 등 소재 고유의 특징을 온전히 유지한 것만 빅뱅의 케이스 소재가 된다(유색 사파이어 크리스털은 투명한 것보다 제작이 훨씬 어렵다!). 블루와 레드 컬러로 선보이며 각각 500점씩 한정 생산한다.

BREITLING
항공시계의 대명사로 크로노그래프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브라이틀링은 핵심 모델 몇 점을 통해 자사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완벽하게 드러냈다. 우선 이들은 구현하기 어려운 라트라팡트(스플릿 세컨드) 무브먼트의 제작에 성공해 크로노그래프와 인하우스 매뉴팩처링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과시했고, 가볍고 강한 신소재 브라이트라이트를 적용한 어벤저와 콜트 컬렉션을 통해 소재 혁신가로서의 면모도 뽐냈다. 한편 올해 탄생 60주년을 맞는 슈퍼오션 헤리티지 컬렉션(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라인업이다)의 재정비는 컬렉션의 유구한 역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견고한 라인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됐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어느 때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브라이틀링의 2017년은 여전히 박진감 넘친다.

내비타이머 라트라팡트는 스틸(왼쪽)과 레드 골드(위) 버전으로 선보인다.
Navitimer Rattrapante
스플릿 세컨드 혹은 더블 크로노그래프라 불리는 라트라팡트는 소수의 시계 메이커만 제작하는 컴플리케이션 기능이다. 시간의 흐름을 측정하는 중간에 또 하나의 흐름을 기록하기 위해선 복잡한 설계와 부품 조립 과정을 거쳐야 할뿐더러, 완성했다 한들 안정적으로 작동하기는 쉽지 않다(라트라팡트를 하이 컴플리케이션으로 분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브라이틀링은 첫 자사 무브먼트를 2009년에 선보인 이후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이 기능을 선보일 수 있었는데, 칼리버 01에 라트라팡트 모듈을 얹는 방식을 통해 개발 시간을 단축한 것. 모듈 방식의 장점은 생산과 조립이 간편한 동시에 수리가 필요할 경우 모듈만 교체할 수 있어 편리하다(라트라팡트의 모듈 조립에는 단 28개의 부품을 사용했다). 게다가 이들은 반복되는 크로노 기능 사용 시 저하될 수 있는 시계의 정확성(크로노미터)과 파워리저브 감소를 막기 위해 분리 시스템 메커니즘을 개발하며 2개의 특허까지 획득했다. 칼리버 03이라 이름 붙은 이 훌륭한 심장은 당연하게도(!) 브라이틀링의 상징적 컬렉션인 내비타이머에 처음 탑재했다. 회전 슬라이드 룰, 트리컴팩스(역삼각형 구조) 카운터 배치, 품격 있는 브라운 컬러 다이얼 등이 특징으로 케이스 지름은 45mm, 레드 골드(250개 한정 생산), 스틸 소재로 선보인다.

Colt Skyracer
브라이틀링의 독보적인 슈퍼 쿼츠(일반 쿼츠보다 10배 이상 정확해 크로노미터 인증까지 획득)를 장착한 새콜트 컬렉션이 등장했다. 이름은 콜트 스카이레이서로 브라이틀링을 대표하는 항공기와 같다. 강인한 모습의 지름 45mm 케이스는 이들의 신소재 브라이트라이트(Breitlightⓡ)를 사용했는데, 이 독자적인 첨단 소재는 긁힘, 외부 압력, 부식에 대한 저항성이 뛰어난 동시에 자성에 강하며, 저자극성이 특징이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 눈금을 엠보 처리한 스트랩은 탈착한 후 자로 사용할 수 있어 ‘전문가를 위한 장비’라는 브라이틀링의 브랜드 모토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브라이틀링의 컬렉션 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할 예정이라 많은 남성의 구애를 받을 듯.

Superocean Heritage II Collection
슈퍼오션 헤리티지 컬렉션이 올해 런칭 60주년을 맞아 새롭게 탈바꿈했다. 한 방향 베젤, 시인성이 뛰어난 슈퍼루미노바 코팅 인덱스와 핸드, 200m의 방수 성능 등 다이버 워치 고유의 특징은 유지한 채 오리지널 모델의 독특한 디자인 코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 베젤은 고강도 세라믹 소재로 완성해 스크래치를 최소화했고, 다이얼과 컬러를 맞춰 통일감을 선사한다(블랙, 블루, 브론즈 색상으로 선보인다). 새 컬렉션은 스리 핸드의 오토매틱과 크로노그래프 모델로 선보이는데, 탑재한 무브먼트 모두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아 정확성까지 챙겼다. 스리 핸드 모델은 케이스 지름 42mm와 46mm, 크로노그래프는 지름 46mm로 출시하며 모두 스틸 소재. 스트랩은 브레이슬릿, 가죽 등으로 교체 가능하다.

Avenger Hurricane Military
지름 50mm의 거대한 크기에도 브라이트라이트 소재를 사용한 덕에 가볍고 견고한 시계가 탄생했다(이 소재는 티타늄보다 3.3배, 스틸보다 5.8배 가볍다!). 하루에 시침이 두 번 회전하는 보통 시계와 달리 이 시계는 24시간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한 번 회전하며, 브라이틀링의 DNA인 크로노 카운터가 균형 잡힌 모습으로 다이얼을 장식한다.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쉽게 조작이 가능한 크라운과 푸시 버튼은 항공 전문 시계의 미덕.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베이지 컬러 인덱스와 핸드는 슈퍼루미노바 코팅 처리했고, 카키 컬러의 견고한 패브릭을 덧댄 러버 스트랩은 손목에 완벽하게 밀착한다. 바젤월드에서는 1000개 한정 생산하는 이 제품을 대표 모델로 공개했지만, 자사 칼리버 B01를 탑재한 버전과 케이스 지름 45mm 버전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ORIS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기계식 시계만 고수해온 오리스는 올해 112개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오랜 역사에 걸맞은 저력을 보여줬다. 그중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비즈니스 캘린더 기능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아틀리에 칼리버 113과 여성용 아틀리에 그란데 룬. 칼리버 113은 이들의 네 번째 인하우스 칼리버로 매뉴팩처링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한편, 문페이즈를 장착한 아틀리에는 여성 고객을 향한 구애의 증거로, 여성만을 위해 제작한 첫 번째 컴플리케이션 모델이다. 결국 이 둘은 오리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한 키 컬렉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밖에도 오리스는 쇼케이스에 진열하기가 무섭게 주인을 찾는 리미티드 에디션, 다이버, 파일럿, 레이싱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걸맞은 모델을 선보이며 2017년을 힘차게 시작했다.

Artelier Calibre 113
10일간 파워리저브를 자랑하는 오리스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군단에 주를 표시하는 이색적 기능을 더한 칼리버가 등장했다. 칼리버 이름은 113으로 중앙의 포인터 타입 핸드가 1년에 한 바퀴 돌며 다이얼 가장자리에 표시한 52주와 월을 표시한다. 주 단위로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으로 ‘비즈니스 캘린더’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12시 방향의 로고 아래엔 요일 창, 9시 방향에는 날짜 창이 있고, 10일간의 동력은 3시 방향의 큰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지름은 43mm. 스틸 케이스를 사용해 실용적이다.

Big Crown 1917 Limited Edition
오리스 최초의 조종사용 손목시계를 복각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아라비아숫자 인덱스, 양파 모양 크라운, 물방울 모양의 곡선형 글라스 등 오리지널 모델을 최대한 반영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오랜 시간이 흘러 빛이 바랜 듯한 느낌까지 살렸다). 케이스의 2시 방향에 위치한 시간 조정 버튼 또한 오리지널 모델에 적용한 기술! 백케이스에는 일련번호와 함께 오리스의 오리지널 상표인 ‘OWC(Oris Watch Company)’를 양각으로 새겨 넣었다. 오리지널 모델을 생산한 해를 기념해 1917개 한정 출시한다.

1 Artelier Grande Lune 2 Aquis Date
Artelier Grande Lune
오리스가 여성만을 위한 문페이즈를 아틀리에의 클래식하고 단정한 케이스에 담았다. 섬세한 기요셰 패턴 다이얼의 12시 방향에 부채꼴 모양으로 구멍을 내고, 그 안에 큼지막한 달을 이식했다. 그 결과 베젤과 인덱스에 세팅한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함께 어우러져 우아한 밤하늘을 담은 시계가 탄생했다. 케이스의 지름은 36mm로 대부분의 여성에게 잘 어울리며,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이 없는 버전도 출시한다.
Aquis Date
오리스를 대표하는 컬렉션 중 하나인 다이버 워치 아퀴스는 올해 전작에 비해 좀 더 날렵하고 매끈해진 모습이다. 우선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연결하는 러그를 슬림하게 만들어 지름이 큰 케이스라도 손목의 곡선에 따라 자연스레 감기고, 브레이슬릿 역시 자연스레 얇아졌다. 바늘과 인덱스는 좀 더 가늘고 길어져 가독성을 살린다. 다이얼에 처음 새긴 컬렉션 이름 또한 특별한 부분. 오토매틱 칼리버 733을 탑재했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정진원(jinwonjeong@noblesse.com)
디자인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