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SHARING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지고, 윤리 의식이 더욱 중시되는 시대. 진정한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뷰티 브랜드 역시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_ Dior 윤리 의식을 중시하는 현 세대를 타깃으로 한 디올 라이프 프레쉬 하이드레이션 소르베 크림. La Mer 매년 6월 해양 생태계 보호 캠페인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하는 크렘 드 라 메르. Guerlain 제품의 주원료인 오키드 보존에 힘쓰는 오키드 임페리얼 아이 앤 립 컨투어 크림. Naturelle d’Argan by Ontree 아르간나무의 보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는 나뛰렐 다르간의 퓨어 아르간 엘릭시어. Chantecaille 수익금 일부를 필란트로피 후원에 사용하는 샹테카이의 창립 20주년 기념 아이 팔레트. Caudalie 페루 안데스 아마존 유역에 한 그루의 나무 심기로 이어지는 디바인 오일.
# 자 연 과 의 유 대
자연에 대한 남다른 식견과 열정을 바탕으로 뼛속까지 가득한 자연애를 실천하는 샹테카이의 창립자 실비 샹테카이. 사회적 의식을 중시하며 브랜드를 이끌어온 그녀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샹테카이는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잘 느껴지는 브랜드예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장미 정원에서 동물과 함께 뛰어놀았어요. 아트 컬렉터인 부모님 덕에 일찍이 아름다움과 색, 자연에 대해 배우며 성장했죠.
샹테카이는 20년 전부터 인공 향료나 유화제, 방부제 등을 모두 배제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획기적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은 절대 사용하지 않아요. 많은 브랜드가 제품에 특별함을 더하기 위해 식물 성분을 첨가한다면 샹테카이는 주성분 자체가 꽃과 식물 추출물이에요. 최근 선보이는 유기농 화장품 역시 자연 성분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술력이나 퀄리티는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순수 식물 성분을 활용하는 만큼 샹테카이는 동식물 보호와 회복에 앞장서고 있어요. 저는 언제나 동물과 환경에 강한 유대감을 느꼈어요. 어머니를 닮아 열정적인 정원사이기도 하고요. 여름이 오면 정원에 있는 수많은 나비를 이스트햄프턴으로 이주시키기도 했어요. 슬프게도 지난 20년 동안 나비의 수가 극도로 줄어들었죠. 일주일에 한두 마리라도 보면 행운일 정도예요. 그 이유가 궁금해 나비의 멸종 위기에 대해 공부했고, 이후 나비를 새긴 아이섀도를 선보였어요. 자연에 대한 제 열정을 처음 표현해본 거예요. 자연을 위해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달았죠.
그렇게 필란트로피 컬렉션이 탄생했군요. 맞아요. 모나크 나비 컬렉션 이후 생태계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다녔어요. 그리고 매년 팔레트를 제작했죠. 운 좋게도 저는 이런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브랜드’라는 좋은 플랫폼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2006년부터 해양과 환경 그리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출시한 ‘Cause-metics’ 에디션이 무려 25개예요!
올해의 주제는? 브랜드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는 별도의 주제를 정하지 않았어요. 대신 그동안 필란트로피 캠페인을 진행하며 파트너십을 맺은 여러 환경보호 단체에 대한 지속적인 기부를 약속하는 의미에서 여전히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동식물을 다시 한번 조명하기로 했죠. 아이 팔레트와 치크 셰이드 컬렉션을 통해서요.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동참하고자 하는 뷰티 브랜드를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모든 과정에 집중하세요. 제품을 제조하고 포장하는 작업까지 매우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주의해야 합니다.
# 돌 려 주 다
환경오염은 더 이상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자연에서 원료를 얻는 조향사들은 식물의 멸종을 해마다 목도하고, 뷰티 브랜드는 신선한 재료를 찾기 위해 더욱더 극한의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에서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한 활동이 뷰티 브랜드의 당연한 미션이 되고 있다. 겔랑은 지난 2007년부터 중국 톈즈 자연보호구역과 파트너십을 체결, 오키드 임페리얼 라인의 주원료인 오키드와 멸종 위기에 처한 품종 보호 및 복원 사업에 힘쓰고 있다. 또한 아베이 로얄 라인의 주원료인 프랑스 위상섬의 블랙비 보호를 위해 지난 2010년 브르타뉴 블랙비보호협회에 가입해 유럽에 1000만 개의 벌집 형성, 3만 명 양봉가 양성 등을 위한 장거리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피부와 환경을 위한 의미 있는 행보를 철학으로 삼는 꼬달리는 총매출의 1%를 비영리단체인 ‘1% for the Planet’에 기부한다.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6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 현재 목표. 키엘은 매년 지구의 달 캠페인을 통해 조성한 기금을 생명의 숲에, 아베다는 NGO 단체인 글로벌 그린 그랜츠 펀드에 기부하고 있다. 바다에서 원료를 얻는 브랜드는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활동에 열심이다. 라 메르는 매년 6월 세계 해양의 날을 기념하는 크렘 드 라 메르 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해양 탐험가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매년 직원들이 함께 해양 청소를 실시하기도 한다. 환경단체와의 협약이나 기부 외에 제품 제작과 유통 과정에도 환경보호를 위한 고심이 녹아 있다. 겔랑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패키징뿐 아니라 생산 제품 공급 과정에 해상 운송이나 100% 전기 수송 트럭을 채택해 연간 7톤에 달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디올은 윤리를 중시하는 현세대를 타깃으로 한 디올 라이프 라인에도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녹이는 일을 잊지 않았다. 리필 용기는 물론 리플릿, 골판지, 셀로판지 등을 사용한 불필요한 포장을 지양하고 보틀 유리의 무게를 줄였으며, 박스 안의 사용설명서를 QR코드로 대체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제품뿐 아니라 아리따움 신규 매장에도 친환경 인테리어 자재 적용을 의무화, 고객과 직원에게 브랜드 가치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제 ‘천연 원료’라는 수식만으로는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중시하는 스마트한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자연에서 얻은 만큼 돌려주고, 스킨케어 기능에 앞서 생명 존중을 먼저 고려하는 진정성 있는 뷰티 브랜드만이 아름다움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_ Aveda 전통문화를 지키는 부족으로부터 공급받은 성분으로 완성한 인바티 언드밴스트 엑스폴리에이팅 샴푸. Cle de Peau Beaute 공정 무역을 통해 원료를 공급받는 끌레드뽀 보떼의 대표 제품 래디언트 멀티 리페어 오일. Dr. Bronner’s 공정 무역으로 얻은 오일을 주성분으로 한 체리 블라썸 퓨어 캐스틸 솝. L’Occitane 부르키나파소와 공정 무역을 통해 얻은 시어버터를 주원료로 한 퓨어 시어버터. Kiehl’s 볼리비아 지역 농장에서 공급하는 키노아 껍질 성분으로 만든 퀴노아 아기피부 에센스.
# 함 께 하 다
강자의 배만 불리는 약육강식의 마케팅은 더 이상 빛을 발하지 못한다.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는 뷰티 브랜드가 저개발 국가의 소외된 생산자와 노동자의 정성을 간과할 리 없다. 먼저 상업광고 없이도 18년 동안 미국 유기농 보디 케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닥터 브로너스 이야기부터 해보자. 닥터 브로너스의 공정 무역은 지난 2005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제품의 주원료인 팜 오일의 수급 과정에서 중간 업자만 이득을 보고, 정작 생산지의 농부들은 배를 곯는 기형적 구조를 목격한 후 이 브랜드는 원료를 재배하는 농장과 공장에 정당한 임금과 노동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인도와 스리랑카, 가나 등 세계 각지에 ‘세렌디월드’라는 공정 무역 자매 회사를 설립하고 팜 오일과 코코넛 오일 등 제품의 주원료를 수급하고 있다.
아베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유기농 로즈와 라벤더는 불가리아 농장에서, 천연 계면활성제의 원료인 바바수 오일은 브라질 마라냥 지역 바바수 여성 공동체에서, 아르간 오일은 모로코 여성조합에서 토착민 집단과 협력을 맺어 공급받는다. 이외에도 아베다의 모든 유기농 원료는 물론 홀리데이 컬렉션의 포장 용지인 록타 페이퍼까지 전통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부족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얻고 있다. 끌레드뽀 보떼 역시 기초 케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정 무역으로 얻은 원재료를 적극적으로 채용한다. 샌들우드 향료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에게 적정 가격으로 구입하고, 벤조인 향료는 라오스 북부 퐁살리 지역과 협약을 맺어 채집하고 있다. 벤조인 채집을 위해 농민 연수를 실시하고, 중학교를 세워 지역 청소년 교육에 도움을 주는 것도 공정 무역의 일환이다. 이 밖에도 하이드라퀀치 라인의 주성분을 마다가스카르 지역에서 공급받는 클라란스, 21개국 26개의 원료 공급자에게 천연 원료를 얻는 더바디샵, 충남 서산 지역 농가와 구매 협약을 맺고 당귀와 천궁을 수급받는 한율 등 지역사회의 발전을 돕는 동시에 질 좋은 원료를 공급받는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공정 무역 스토리는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그들에게 공정 무역이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기업과 자연, 사람 모두에게 시너지를 일으키는 당연한 사회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 트 루 스 토 리
어쩌면 록시땅은 제품을 판매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도 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사회 공헌 활동을 하기 위해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같기도 하다. 공정 무역을 비롯해 선한 활동을 위해서라면 두 팔 걷고 나서는 대표적 브랜드 록시땅의 김진하 지사장 역시 지극히 록시땅다운 인물이다.
브랜드 관계자가 아닌 한 사람의 고객으로서 록시땅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프로방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브랜드죠. 프로방스의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자란 원료와 그 온기를 담은 제품으로 가득한 브랜드라고 할까요. 또 브랜드 창립자 올리비에 보송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존중’이죠.
올리비에 보송은 어떻게 이런 따뜻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 프로방스예요. 대학 진학을 위해 도시로 떠났다 다시 돌아온 프로방스는 더 이상 어린 시절 뛰놀던 풍경이 아니었대요. 외국에서 대량생산하는 아몬드 때문에 아몬드 농장은 황폐화됐고, 증류기는 여기저기 버려져 있었죠. 어린 시절 느낀 좋은 전통이 이대로 사라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낡은 증류기를 사고, 에센셜 오일을 만들고, 그것을 팔기 시작한 것이 록시땅의 첫걸음이었죠.
록시땅에 10여 년간 몸담으셨어요. 본인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에 가능한 시간일 거예요. 록시땅에서 일하며 자연에 더욱 익숙해진 것 같아요.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 많아졌죠. 종이컵 하나를 쓸 때 몇백 그루의 나무를 떠올리는 식으로요. 저희 매장에서 판매하는 에코 리필 제품은 정품보다 가격이 저렴해요. 이런 제품을 만들어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고객을 종종 만나는데, 그럴 때마다 감동을 받아요. 자부심도 느끼고요.
록시땅 하면 공정 무역도 빼놓을 수 없어요. 록시땅은 추적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에요. 누가 생산했는지 쉽게 알 수 있죠. 올리브와 아몬드, 버베나 등 많은 재료를 대를 이어 오랜 시간 저희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어요. 농사라는 것이 잘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런 부분은 괘념치 않아요. 1만여 명의 수확자와 직접 연계해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죠.
대표적 원료가 시어버터죠? 올리비에 보송이 어느 날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공항에 갔다 이 열매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 시작이에요. 처음에는 그 지역 여성 11명과 함께 시작했어요. 지금은 몇 명인지 아세요? 1만7000명이나 돼요. 저희는 엄마들이 시어버터 원료를 생산하는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데이 케어 센터를 지원하고 있기도 해요.
공정 무역으로 열악한 지역의 경제활동과 여성의 자립에 도움을 주는 것 외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활동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프로방스에는 거창한 사무실이랄 것도 없어요. 풀잎이 무성한 들판에 놓인 테이블이 본사 회의 장소죠. 어느 날 회의 테이블 곁을 지나가던 한 시각장애인이 “향기가 참 좋은데 이게 무슨 향이죠?”라고 물었대요. 시각장애를 지닌 고객의 편의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죠. 제품의 점자 표시, 시각 장애를 겪는 어린이에게 영양제 지원 활동, 시각장애인의 조향 공부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뷰티 브랜드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네요. 뷰티 브랜드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은 물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제품을 통해 선순환을 이어가는 것인 듯해요. 어린아이나 어르신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 비해 그 중간 계층의 어려운 분들에 대한 서포트는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이어갈지 생각 중이에요.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_ Elizabeth Arden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서는 엘리자베스 아덴의 어드밴스드 세라마이드 캡슐 데일리 유스 리스토어링 세럼. Lush 채러티 팟. 판매금 전액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한다. Clarins ‘다이내믹 우먼’ 어워드를 통해 전 세계 어린이의 삶을 개선하는 데 헌신한 여성을 선정, 노고를 치하하는 클라란스의 향수 오 디나미쌍뜨. Neal’s Yard Remedies 동물실험 반대를 적극 지지하는 닐스 야드 레머디스의 프란킨센스 인텐스 리프트 세럼.
# 사 람 을 위 하 여
러쉬는 황무지를 개간해 원주민에게 친환경 농업 기술을 전수한다. 퀴어 문화 축제 현장에서 직원을 채용하기도 한다. 또 동물보호 단체와 위안부 피해 역사 교육을 위한 단체, 홍콩의 대북 인권 단체에 지원금을 전달한다. 계속 듣고 있으니 과연 뷰티 브랜드가 맞나 싶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 러쉬 코리아 우미령 대표를 만났다.
러쉬의 브랜드 정체성이 궁금합니다. 러쉬의 창립자는 7명이에요. 모두 런던 외곽의 한적한 바닷가 풀(Poole) 지역 주민이죠. 아름답고 깨끗한 마을이라 그들 자신과 가족, 주변 사람이 이곳에서 오래 살 수 있는 비즈니스를 꿈꿨대요. 신선한 재료로 정직한 제품을 만들어 착하게 판매하자고 의기투합했죠. 브랜드 성장 과정에서 3가지 키워드가 생겼어요. 자연과 인간 그리고 동물을 위한 브랜드가 되자는 것이었죠. 뷰티 브랜드 중 이처럼 철학을 우선으로 생겨난 브랜드는 많지 않아요.
브랜드에 에틱스(Ethics) 부서가 별도로 존재하던데요? 마케팅팀이 없는 대신 에틱스팀이 대표 직속으로 활동해요. 러쉬 매장에 가보면 알겠지만, ‘1+1 증정’, ‘할인’, ‘샘플’ 같은 마케팅 요소는 찾을 수 없어요. 스타 마케팅이나 광고도 지양하죠. 창립자의 철학과 비전 덕분에 가능한 일이에요. 사실 몇 달 전만 해도 마케팅팀이 있었어요. 하지만 러쉬가 전개하는 사업과 홍보, 브랜딩이 일반적 마케팅과는 차이가 있었어요. 그래서 원론으로 돌아갔죠. 러쉬의 모든 메시지는 매장에서 나옵니다. 그 때문에 에틱스팀은 이들을 잘 훈련해 전문 캠페이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요. 홍보팀이 소구해야 하는 포인트를 잡고, 고객 응대나 상담에 대한 부분까지 코치하죠. 전방위적으로 러쉬의 철학을 커뮤니케이션하는 팀이에요.
여러 철학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사람. 특별한 인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러쉬를 이끌어가는 것도, 자연을 보존하고 동물을 보호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러쉬 코리아는 직원을 뽑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막내 사원들이 채용 면접을 진행하거나 성 소수자를 위한 리크루팅 파티를 열기도 해요. 큰 범위에서는 여전히 살인과 폭력, 협박에 타깃이 되어 희생자가 속출하는 산호세데아파르타도(San Jose de Apartado)에서 여성의 일자리를 늘리고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어요. ‘채러티 팟’을 혹시 아시나요? 이 제품 판매금 100%는 국내 미혼모와 그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주 여성과 그들의 아동을 도우며 청소년 성 소수자를 지원하는 일에 기부해요.
유독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공익 사업이 많네요. 자원봉사나 공익사업이라기보단 캠페인이라고 말해요. 그리고 러쉬는 캠페인을 이끌어가는 플랫폼이자 허브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대기업에서 주도하는 일방적 방식이었어요. 지금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해요. 채러티 팟 런칭 시점부터 이 캠페인의 개념을 적용했어요. 이전에는 러쉬 역시 헌혈 증서나 쌀을 모으고 투자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죠. 채러티 팟 뚜껑에는 판매금을 전달할 단체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어요. 러쉬는 기부할 단체를 선정하고, 고객은 자신의 가치관과 관심사에 따라 선택해 소비하죠. 국내 기부액이 어느새 1억6000만 원을 넘어섰어요. 단발성이거나 일방적 이벤트였다면 결과도 달랐을 거예요.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로도 유명하죠. 동물실험을 거친 모든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아요. 최초의 생산자부터 꼼꼼하게 조사하죠. 또한 어떤 매력적인 시장이라도 동물실험을 하는 곳에는 진출하지 않아요. 러쉬는 오랫동안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을 이끌며 법안 통과에 힘을 쏟았고, 지금은 좀 더 나아가 대체 실험을 연구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러쉬 프라이즈’도 만들었죠. 대체 실험을 위해 노력하는 신진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시상식이에요. 현재 6회째를 맞이했는데, 2016년에는 김미주 박사님이 신진 연구자 부문에서 수상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수상자가 됐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뷰티 종사자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의 팁은 사람이에요. 뷰티 제품은 곧 사람을 위한 것이고, 사람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 돌 려 주 다
자연에서 받은 만큼 돌려주고, 윤리적 방법으로 재료를 수급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시작과 끝에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 곳곳에서 여성과 어린이가 차별로 고통받고, 사람을 위한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희생당하는 동물이 존재한다. 다행인 점은, 최근 이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아름다움을 외치는 뷰티 브랜드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 지난 3월 8일 엘리자베스 아덴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March On’ 캠페인을 펼쳤다. 엘리자베스 아덴의 수석 스토리텔러 리즈 위더스푼의 서명이 들어간 시그너처 립스틱의 판매 수익을 100% 유엔여성기구(UN Women)에 기부한 것. 1912년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 여성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창립자 엘리자베스 아덴이 나눠준 ‘레드 립스틱’이 모티브가 됐다. 클라란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 암 환자를 위한 협회 에틴셀(Etincelle), 벨 앤 비엔(Bell & Bien)과 함께 식이요법, 피부 상담, 헤어 관리 등 뷰티 케어를 제공해 암과 싸우는 여성에게 여전히 아름답다는 자긍심을 불어넣는다. 또한 전 세계 어린이의 삶을 개선하는 데 헌신한 훌륭한 여성을 선정해 그 노고를 치하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다이내믹 우먼’ 어워드도 제정했다. 굿네이버스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미혼모 가정과 저소득층 자녀에게 제품을 기부하는 프랑스 비누 브랜드 랑팔, 에 라인 제품을 통해 소외 아동 정서 지원에 기부하는 브리티시 엠, 동물실험을 반대하며 대체 실험을 연구하는 라우쉬와 러쉬까지. 작은 힘을 큰 힘에 보태고 더 나아가 공존을 꿈꾸는 이들이 있기에 미래는 지금보다 나을 거라고 감히 기대한다.
에디터 이혜진 (hjlee@noblesse.com), 김애림 (alkim@noblesse.com)
사진 김흥수 스타일링 박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