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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Organic, Real Naturalism

BEAUTY

첨단의 원료 추출 노하우와 고도의 테크놀로지가 코스메틱 시장을 선도하는 시대.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의 눈길은 점점 자연을 향하고 있다. 과학으로 매끈하게 무장한 뷰티 아이템보다 유기농 그 이상의 느리고 소박한 뷰티 루틴에 관심을 갖게 된 현대인의 신(新)자연주의 이야기.

왼쪽부터_ Teane by Ontrée 럭셔리 수딩 오일 고농축 식물성 오일이 보디 피부의 보습을 돕는다. 퍼스트케어 스트레치 마크 임신으로 인한 스트레치 마크를 예방하는 보디 크림. Vintner’s Daughter by La Perva 액티브 보태니컬 세럼 파라핀, 프탈레인, 합성 향료 등의 사용을 철저히 배제하고 22가지 유기농 성분으로 만든 탄력 세럼. OM 세이지 마사지 클렌징 밀크 천연 세이지 오일 성분이 모공 속 노폐물까지 말끔히 씻어낸다. Sweet Cecily’s 월넛 시트러스 바디 스크럽 호두 껍질 성분이 피부의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한다. 로즈향 바디 버터 시어버터와 로즈 에센셜 오일을 함유한 보디 보습 제품. Lyanature 크림 올 토너와 에센스, 크림의 효능을 겸비한 올인원 제품.

일상으로 들어온 자연주의
몇 년 전 국내에 유기농 브랜드 런칭이 붐을 이룰 때만 해도 자연주의는 사실 한때의 시류를 탄 트렌드에 불과한 것 같았다. 1분 1초가 바쁘게 돌아가고, 세상과는 SNS로 소통하는 현대인에게 자연주의란 지금 당장 필요한 키워드는 아닌 것 같았으니. 하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삭막한 디지털 플랫폼 위를 걷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느낄 수 없는 온기를 찾기 위해 자연에 기대고, 보다 근본적인 것에 가치를 두게 되었다. 또 각종 재해와 환경 문제가 현세대의 문제로 눈앞에 닥치면서 좀 더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그 노력을 자연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돌리려는 모습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생활 패턴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자연에서 만든’, ‘자연에 가장 가까운’ 제품을 쓰고 입고 먹음으로써 힐링을 경험하고, 그 치유 효과에 매력을 느낄수록 더욱 적극적인 유기농적 삶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닐스야드 레메디스 정성현 브랜드 매니저는 대중의 가치관에 변화가 일면서 그 실천 중 하나로 유기농 화장품을 선택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덕분에 유기농 브랜드는 떠들썩한 마케팅 없이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고, 대중은 유기농 브랜드의 철학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의 뷰티 루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오래 두고 사용할 수도, 즉각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없지만 가능하면 내 몸에 유익한 성분을 선택하게 된 것. 이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시간을 쪼개 수제 화장품을 만들기도 하고, 이렇게 필요에 의해 시작한 화장품은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브랜드화하기도 한다. 트러블 피부로 고생하던 한 영국 소녀가 만든 화장품 ‘스위트 세실리(Sweet Cecily’s)’나 암 치료를 위해 토스카나 지방에 머물면서 체험한 자연의 치유 효과를 좀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설립한 ‘오엠’이 대표적인 예. 임산부들도 본인과 아기에게 무해한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건강한 브랜드 탄생에 한몫하는 중. 마다가스카르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카사이알라타’가 임산부에게 좋은 성분임을 알게 된 한 프랑스 여성이 아들과 딸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테안(Teane)’, 임신한 딸에게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어주고 싶은 어머니가 직접 창립한 ‘빈트너스 도터(Vintner’s Daughter)’도 그렇게 시작한 브랜드.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배우 이영애가 런칭한 ‘리아네이처’는 화학 경화제와 방부제 사용을 철저히 배제해 방부제 없이도 비교적 안정적인 밤 타입 제품을 물과 섞어 사용하는 레시피를 권하기도 하며, 크림의 경우 휘젓거나 온도 변화에 따라 텍스처가 변하기도 하는 것이 특징. 사용법이 조금 번거롭기도 하고, 향기나 패키지도 조금 투박하지만 자연주의를 실천하는 지금의 대중에게는 소박한 텍스처를 만지는 그 시간이 그저 행복할 뿐이다.

왼쪽부터_ Nature’s Gate 호호바 샴푸 호호바 오일과 아미노산이 건강하고 볼륨 넘치는 모발로 가꾸는 샴푸. 네이처스 게이트는 1972년 캘리포니아의 형제가 깨끗한 빗물과 허브 성분을 기본으로 만든 헤어 케어 브랜드다. Barr-Co. by K.Hall Studio 퍼어 & 그레이프프룻 바스 솔트 미국 하틀랜드에서 수작업으로 소량생산하는 배스 솔트. 보습 효과가 뛰어난 오트밀을 함유해 부드럽게 각질 탈락을 돕는다. La Fare 1789 서브라임 핸드 크림 & 엑스트라 스무드 클렌징 밀크 알로에베라, 시어버터가 촉촉하고 부드러운 피부로 가꿔주는 핸드크림과 클렌징 밀크. 99.2%의 천연 성분과 31.5%의 유기농 성분으로 만들었으며, 방부제와 화학 성분을 일절 첨가하지 않았다.

왼쪽부터_ Benedetta 더 베스트 데오도란트 100% 유기농 인증을 받은 천연 재료로 만든 디오더런트. 품질 좋은 유기농 재료를 통해 심신을 치유하는 것이 베네데타의 목표다. Câlinesse by Ontrée 코쿤 락떼 페이스 마스크 당나귀 밀크 성분이 피부 탄력을 높이고 촉촉하게 가꾸는 진한 크림 타입의 영양 마스크. Benedetta 라벤더 오일 100% 유기농 라벤더로 만든 신선한 오일. Acure Organics 시리어슬리 퍼밍 페이셜 세럼 유방암으로 고생한 할머니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브랜드 아큐어 오가닉의 대표 제품. 유기농 아르간 오일과 풍부한 항산화 영양소가 피부 탄력을 높이고 활력을 더한다. Portland Bee Balm by La Perva 립밤 천연 벌꿀의 놀라운 보습력을 느낄 수 있는 유기농 립밤. 무향과 상쾌한 오리건 민트 향 중 선택할 수 있다.

페전트 뷰티에 주목하다
가족의 협업 또는 작은 농장에서 시작한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최근 급상승하고 있다. 거대기업과 편집숍은 소박하기 짝이 없는 유기농 화장품을 발굴하느라 혈안이 됐을 정도. 편집숍 케이홀 스튜디오는 세인트루이스 출신 부부가 98%의 천연 성분으로 만든 수제 화장품 브랜드 ‘바코(Barr-Co.)’를 전개하고 있는데, 순수한 천연 성분을 재사용 가능한 유리 용기에 담아 연일 열띤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포틀랜드의 킨포크 트렌드를 대표하는 ‘포틀랜드 비 밤’은 미국 포틀랜드 청정 지역에서 양봉업을 하던 부부가 꿀벌에 대한 사랑을 담아 만든 유기농 립밤 브랜드. 나무 소재의 소박한 제품은 청담동 뷰티 편집숍 라 페르바를 장식한 휘황찬란한 아이템 사이에서 묵묵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족이나 시골의 한 작은 농가에서 탄생한 브랜드가 당장은 좀 생소하더라도 머지않아 뷰티 전문가의 입에 심심찮게 오르내릴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이렇게 가족 단위의 소규모 농가에서 출발한 화장품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소박함에 가치를 두는 ‘페전트 뷰티’가 현재 가장 트렌디한 키워드이기 때문.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외로운 일상과 자연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아파트 테라스나 주말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식탁을 꾸미고 이웃을 초대해 킨포크 라이프를 즐기는 일이 늘고 있는데, 모순적이게도 이것이 요즘 가장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로 인식되고 있다. 케이홀 스튜디오를 홍보하는 코넥스 솔루션 박유라 과장은 순하디순한 유기농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트렌디한 킨포크 라이프의 일면이라고 전한다. “현시점에서 소박한 시골 스타일은 전혀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 내추럴한 라이프스타일의 적극적 실천입니다. 주변만 봐도 제주도나 교외에 주택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많지 않나요?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도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은 유기농 화장품을 사용하고, 천연 재료를 구해 수제 향초와 비누를 만들며 자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합니다. 소박한 페전트 뷰티가 곧 현대인의 힐링법이 된 것이죠.”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_ Le Château du Bois 홈 프래그런스 세트 800m가 넘는 고도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파인 라벤더를 원료로 한 플라워 사셰와 디퓨저. 라벤더 농장은 프랑스 정부의 원산지 인증(AOC)을 받았다. Rahua by Ummuah Muahh 샴푸-글루텐 프리 아마존 케추아·슈아르 부족에게 직접 공급받은 천연 라후아 열매 원액을 원료로 한 제품. Human+Kind by Ummuah Muahh 패밀리 레미디 크림 97.6~99.8%의 천연 성분 브랜드로, 피부가 민감해 생기는 트러블을 진정시킨다. Le Comptoir du Bain 오가닉 올리브 리퀴드 솝 유기농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주원료로 해 연약한 아이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다. Alteya Organics 오가닉 불가리안 로즈 워터 100% 다마스크 로즈 워터 외엔 그 어떤 성분도 첨가하지 않은 화장수.

왼쪽부터_ Red Flower by La Perva 모이스처라이징 바디로션 오거닉 홀 플라워 추출물이 피부를 부드럽게 케어한다. Neal’s Yard Remedies 제라늄 & 오렌지 배쓰 오일 친환경 직영 농장에서 재배한 허브를 원료로 해 제품을 소량생산한다. Herbal Face Food 허벌 바디 푸드 천연 식물 성분이 건조한 피부를 촉촉하게 가꿔준다. Bio Logical by Ummuah Muahh 마이 페이스 듀-미셀라 워터 천연 원료와 예부터 내려오는 레시피를 조합해 민감성 피부도 안심하고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다. Herbal Face Food 허벌 페이스 푸드 세럼 100% 천연 식물성 원료가 피부 항산화 효과를 높인다.

100% 자연주의를 바라보다
에코서트의 유기농 화장품 인증 기준은 95% 이상의 천연 성분과 10% 이상의 유기농 성분. 이처럼 기준이 모호한 천연 성분의 범위가 넓다 보니 유기농 제품 인증에 지나치게 관대한 것은 아닌지 염려의 목소리도 높다. 다행인 건 진정한 ‘유기농 화장품’과 합성 원료를 더할 수 있는 ‘천연 화장품’의 차이점을 알 정도로 몇 년 사이 대중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 더 이상 인증 마크 자체를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않으며, 작은 농가에서 시작한 크림 한 병에 담긴 철학이 분명하다면 그 제품을 신뢰할 정도로 자연주의를 대하는 태도도 분명해졌다. 닐스야드 레머디스에서 화장품 연구가로 활동하는 캐런 길버트도 저서 <홈메이드 천연 화장품 만들기>를 통해 유기농 인증 마크 때문에 오히려 중요한 점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조언한다. 유기농이라고 해서 지구를 반 바퀴 돌아온 재료를 사용하고, 유기농 마크가 없다고 해서 현지 생산 제품을 피하는 것이 진정한 자연주의인지는 각자의 가치관에 달렸을 뿐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는 것. 반가운 사실은 유기농 브랜드도 그들대로 하루가 다르게 100% 유기농에 다가서고 있다는 점이다. 사용 가능한 제형과 기간 때문에라도 방부제 사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에 과거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100% 유기농’이라는 목표를 실현해가고 있다는 이야기. 구체적 기술은 브랜드에서 비밀에 부치지만, 앞으로 미국 USDA의 ‘100% Organic’ 인증 마크를 표기할 수 있는 제품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거라는 사실은 환영할 일이다. 자진해 유기농 라이프를 실천하는 대중과 그 니즈에 발맞추기 위한 유기농 브랜드의 노력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시너지 또한 곧 확인할 수 있을 터. 소박한 자연주의를 실천하는 것, 그것은 과거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진보임이 틀림없다.

에디터 이혜진 (hjlee@noblesse.com)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박지홍스타일링 이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