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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New, Byredo

BEAUTY

현대적인 향수를 대변하는 바이레도가 옷을 갈아입었다. 기존의 향수 라인과 묘하게 닮은 레더 제품을 제작하며 럭셔리 브랜드로의 새로운 행보를 알린 것이다.

뉴욕 소호에 오픈한 바이레도 컨셉 스토어 내부 전경

바이레도 인기 향수 중 하나인 발 다프리크

지금까지 ‘바이레도’라 하면 모던하고 유니크한 감성의 향수가 떠오르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이미지가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다. 바이레도의 창립자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크리에이터 벤 고햄이 일을 냈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가 뉴욕 소호에 바이레도의 첫 컨셉 스토어를 오픈한 것.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이레도 최초의 패션 라인을 출시하며 패셔너블한 하이엔드 향수 브랜드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새로운 도약을 알린 것이다. 소호의 컨셉 스토어에 들어서면 이미 익숙한 바이레도 향수와 함께 뉴페이스가 공간에 빛을 발한다. 뉴페이스는 백을 필두로한 다양한 가죽 제품. 클러치에서 트래블 케이스에 이르는 가죽 제품은 바이레도 향수와도 묘하게 닮아 있으며, 때문에 ‘바이레도’라는 브랜드를 전혀 낯설지 않게 정의하고 있다. 프랑스 장갑 장인이 전통적으로 가죽 제품에 향수를 뿌리는 풍습에서 영감을 얻어 ‘향수’와 ‘가죽’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되었다는 벤 고햄. 바이레도 향수가 원재료에 충실했듯 바이레도의 가죽 제품 또한 절제된 디자인 미학을 통해 가죽이라는 소재 자체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발현하고 있다. 물론, 이 가죽 제품에서는 특별한 향기가 난다. 장인정신이 만들어낸 진귀한 프랑스산 소가죽에서 배어 나오는 고상한 향기가 그것이다.

 

Byredo on 62 Wooster St.
소호에 자리한 바이레도의 컨셉 스토어는 벤 고햄과 스웨덴 태생의 저명한 건축가 크리스찬 할레로드의 공동 작업을 통해 탄생했다. 바이레도의 제품처럼 이 새로운 보금자리 또한 브랜드 특유의 까다로운 디자인 원칙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천장은 수공 이탤리언 대리석이 시선을 사로잡고, 매장 중간에서는 거대한 유리 블록을 목격할 수 있다. 전통적 인 목공예와 섬세하게 세공한 알루미늄 역시 공간 내에서 계속적으로 등장한다. “나무, 금속, 유리와 같은 전통적인 재료를 통해 ‘바이레도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죠. 그 결과물이 오늘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감각 넘치는 새 공간에 대한 크리스찬 할레로드의 설명이다. 벤 고햄은 새로운 컨셉 스토어를 ‘바이레도의 세계’를 명백하게 표현하는 장소라고 정의한다.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의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제품을 이해하기 위해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부드러운 컬러의 벽과 러그, 가구 등의 조화를 통해 이곳이 쇼핑만을 위한 다른 공간과 차별화되길 원했죠.” 이곳을 통해 사람들이 바이레도의 미학적 배경은 물론 모든 컬렉션을 탐구할 수 있을 거라는 그의 기대에서 기분 좋은 흥분감이 전해지는 듯하다. 바이레도 컨셉 스토어에서는 모든 향수 라인은 물론 보디 컬렉션, 브랜드 최초의 가죽 제품을 만날 수 있으며, 올해 안에 퍼스널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공간과 가죽 제품의 비스포크 서비스, 향수 아틀리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레도가 새롭게 선보이는 가죽 백

 

Interview with Ben Gorham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벤 고햄의 얼굴을 보노라면 그에게 향수 하나만을 기대하기 어딘지 아쉬움이 있긴 하다. 검은 수염과 선한 눈빛의 묘한 대조에서 흘러나오는 창의적인 감성은 가죽 제품은 물론, 더 다양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기대하게 만드니까. 브랜드의 새로운 행보에 대해 긴장과 기대 어린 흥분을 함께 실감 중인이 재기 넘치는 크리에이터를 <노블레스>가 소호의 컨셉 스토어에서 직접 대면했다.

바이레도 창립자 벤 고햄

Noblesse(이하 N) 더 이상 니치 향수가 아닌 럭셔리 브랜드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 계기는 무엇인가?
Ben Gorham(이하 B) 나는 이전에도 내가 퍼퓸 인더스트리에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난 항상 다른 것들을 상상해왔다. 그리고 이 시기에 이르러 재정적인 부분을 비롯해 상상하던 부분을 현실적으로 그릴 수 있는 타이밍이 맞은 것뿐이다. 물론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우리는 바니스와 레더 백을 런칭했고, 최근에는 올리브 피플스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도 했다. 이 모든건 곧 이렇게 시작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시도였다.
N 패션 하우스에서 향수를 출시한 적은 많지만 퍼퓸 하우스가 패션 하우스로 확장을 한 경우는 드물다. 바이레도가 새롭게 전개하는 패션 아이템이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는가? B 난 이것을 ‘패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1년에 4번이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패션은 내게 너무 빠르다. 그저 난 완벽한 백을 만들어내고 싶고, 이것을 계속 발전시켜 100년 동안 그 퀄리티를 유지하고 싶다.
N 브랜드 확장을 결정하면서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가죽 백을 선택한 이유는? B 글쎄, 잘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작은 가죽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가죽에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 과정에서 가죽과 향수 사이에 역사적으로 많은 연결 고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랑스에서 장갑을 만들던 장인은 사실 처음으로 향수를 상업적으로 팔던 사람들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장갑에 향을 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향수와 가죽에 이런 연결 고리가 있다니, 재미있지 않은가.
N 바이레도 코롱 제품의 가죽 커버도 인상에 남는데, 다 그렇게 연관된 것인가? B 바로 그거다!
N 바이레도 백이 기존 향수와 묘하게 닮았다. 향수 각각의 이름이 특별한 만큼 백의 디자인 철학이나 이름도 궁금하다. B 처음에 트래블 컬렉션에서 시작한 9가지 백을 디자인했다. 여성과 남성 각자에게 어떤 사이즈가 기능적으로 가장 잘 맞을지 많은 고심을 했다. 백의 이름에 있어서는 인디언 소녀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기 있고 대표적인 인디언 이름이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이름이다.
N 올리비아 자코베티, 제롬 에피네트라는 조향사를 만나 바이레도 향수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가죽 백을 시작할 때에는 어떤 조력자가 있었나? B 디자인은 내가 했지만 정말 실력 있는 장인의 도움이 없었으면 이 같은 백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내 디자인을 눈앞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N 바이레도 향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브랜드의 영역 확장이 조금 서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들을 위한 꾸준하면서도 새로운 향수 작업을 계속해야 할 텐데, 지금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향수에 대해 살짝 공개할 수 있는가? B 밤에만 사용하도록 만든 새 향수 컬렉션이 있다. 베이스로 사용한 꽃은 밤에만 핀다. 올가을 런칭 예정이며, 침대 옆에 두고 사용하길 권한다.
N 향수와 백 외에 앞으로 어떤 아이템을 바이레도에서 만날 수 있나? B 아직은 잘 모른다. 한동안 세라믹에 집중하기도 했고, 컬러 코스메틱도 연구했다. 백에 대한 구상도 계속 진행 중이다. 몇 년 안에 지금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것을 런칭하게 되길 바란다. 그것이 무엇이든 아무 제한이 없다.
N 마지막으로 바이레도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먼 이국의 땅에서 바이레도가 사랑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어떤가? B 정말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다. 2년 반 전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바이레도의 앞날이 기대되는 원동력이 아닐 수 없다.

에디터 이혜진 (hjlee@noblesse.com)
현지 취재 박인영  사진 제공 바이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