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ghtening Method
단지 레이저 시술 몇 번으로 완벽한 잡티 개선을 기대하지 말 것. 보다 근본적인 브라이트닝 케어를 원한다면 다크스폿 해결을 위한 접근법부터 달라져야 한다.

왼쪽부터_ Sisley 휘또 블랑 인텐시브 다크스팟 코렉터 국소 부위의 색소침착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는 롤온 타입 제품. Chanel 르 블랑 렉스트레 인텐시브 유스 화이트닝 트리트먼트 광채가 흐르는 피부로 가꿔주는 28일 집중 사용 브라이트닝 세럼. Lancome 레네르지 멀티-리프트 울트라 풀 스펙트럼 세럼 비타민 C 유도체가 다크스폿을 흐리게 하고, 피부에 광채를 선사한다.
“과거에는 무조건 하얀 피부를 만드는 것이 여성의 관심사였어요. 하지만 요즘은 잡티에 연연하지 않고 각자 자신의 피부 톤에서 가장 맑은 상태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죠.” 닥터 윤지수클리닉 윤지영 원장의 설명처럼 에디터도 하얀 피부에 대한 갈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얼굴 곳곳에 자리한 잡티는 크게 신경 쓴 적이 없고, 많은 제품군 중 브라이트닝 제품은 즐겨 사용하지도 않았다. 이런 내가 올여름이 지나자마자 대대적인 브라이트닝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어머, 넌 우리 중 제일 젊은 애가 왜 그렇게 기미가 올라왔니?” 가족 메시지 창에 전송한 내 사진을 보고 해외에 사는 언니가 직언을 날린 것이 계기라면 계기다. 광대뼈가 좀 튀어나온 편인데,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눈 바로 아래 광대뼈에 잡티가 집중적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부위가 눈가다 보니 잡티가 진해질수록 마치 다크서클처럼 얼굴이 칙칙해 보이는 것 같아 고민이긴 했는데, 주변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하니 이대로 방치할 일이 아니다 싶었던 것.
“변비가 있거나 최근 피임약을 복용한 적이 있나요?” 튀어나온 광대뼈를 탓하며 레이저 시술이라도 받아야겠다고 찾은 린클리닉에서 김수경 원장이 내게 건넨 예상치 못한 질문이다. “변비는 평생 있었고, 피임약을 복용한 적은 없는데 몇 달 전 산부인과 치료를 받기는 했어요. 그런데 그게 잡티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 뷰티에 문외한인 사람처럼 뱉은 대답에 김수경 원장은 기존보다 훨씬 범위가 넓어진 잡티에 대한 접근법을 설명했다. “피부 역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여러 생리 기능을 수행하는 장기예요.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죠. 피부 밖으로 드러나는 잡티 같은 트러블은 신체가 몸을 보호하기 위해 조절하는 과정이자 그 과정의 결과물이라고 보면 돼요.” 장이나 간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장내 ‘유레아(urea)’라는 암모니아 관련 성분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안색까지 칙칙해질 수 있다는 것. 또 피임약 복용이나 여성 질환 등 호르몬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 몸은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기 위해 방어 물질을 내뿜고, 그 과정에서 멜라닌 생성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티로시나아제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노화 역시 색소침착의 주원인이라는 말도 이어졌다. 나이가 들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건조해진 피부 상태는 자연스럽게 기미를 불러온다고. 기미는 대표적 노화 질환이라는 또 다른 근거도 덧붙였다. “기미 생성은 체내 염증과도 관련이 있어요. 만성 염증은 노화 진행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증거인데, 염증 지수가 높은 이들에게 기미 같은 피부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닥터윤지수클리닉 윤지영 원장도 이제는 색소침착의 원인을 좀 더 넓게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색소침착의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으면 근본적 개선이 어려울 수 있어요. 임신, 호르몬 제제 복용, 갑상선 질환, 염증 반응 등 내부적 원인도 생각해야 합니다. 색소침착에서 의미하는 ‘색소’는 멜라닌 색소를 말해요. 그리고 이 색소의 원래 목적은 다름 아닌 ‘보호’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고마운 기전이죠. 색소침착 없는 맑은 피부를 유지하고 싶다면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한 색소침착을 만들 필요가 없도록, 외부 자극 차단과 더불어 평소 몸의 컨디션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해요.”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돌출된 광대뼈는 그저 거들뿐, 서른 중반을 지나며 내 피부도 어쩔 수 없이 노화를 마주하고 있었고, 평생 달고 산 변비는 기어코 피부를 통해 그 문제를 드러냈으며, 작년 즈음 발병한 자궁 질환 때문에 최근 기미가 더 진하고 깊어진 것이다.

왼쪽부터_ Sulwhasoo 자정미백 스팟 트리트먼트 백삼 성분이 색소침착 부위 케어를 돕고, 잡티로 건조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가꿔준다. YSL Beauty 블랑 뷔르 꾸뛰르 컨센트레이트 멜라닌 분해 효과로 다크스폿의 크기와 색을 근본적으로 케어한다. La Mer 브릴리언스 젤 크림 마스크 피부에 집중 브라이트닝과 보습 효과를 부여한다. 수딩 프라이머에 이어 2스텝 사용을 권한다. Cle de Peau Beaute 쎄럼 꽁상뜨레 에끌레시쌍 표피와 진피층에서 광채를 저해하는 모든 요인을 해결해 속부터 빛나는 피부로 가꿔준다.
이전에 비해 색소침착에 대한 접근법이 다양해진 만큼 치료도 훨씬 다각도로 이루어졌다. 레이저 토닝 몇 회를 예상한 것이 우스울 만큼 혈액검사와 소변을 통한 유기산 검사, 자율신경계 검사가 며칠에 걸쳐 이어졌다. “군것질 좋아하죠? 탄수화물 과잉 섭취로 인해 인슐린 호르몬 수치가 조금 높아요. 간 수치도 살짝 올라갔고요. 비타민 D는 결핍 수준이에요. 장내 세균은 큰 이상은 없으나 항생제를 많이 섭취했을 때 자라는 균이 하나 발견됐어요.” 기미 지우러 왔다가 난데없이 내가 고지혈증 위험이 있으며, 장내 나쁜 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상황. 린클리닉 김수경 원장은 장내 나쁜 균의 활동을 저해하는 약과 활성산소를 줄이는 강력한 항산화제를 처방했고, 비타민 C와 유산균을 꾸준히 복용할 것을 권했다. IPL과 레이저 토닝은 이 모든 처방의 일부일 뿐이었다. 최근의 레이저 치료는 통증은 거의 없고, 피부에 남는 홍조 같은 후유증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 평소 스킨케어 루틴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피부 톤을 균일하게 하는 브라이트닝 에센스를 사용했고, 다크스폿이 집중된 광대뼈 부분에는 시슬리 휘또 블랑 인텐시브 다크스팟 코렉터 같은 집중 트리트먼트 제품을 덧발랐다. 브라이트닝 제품의 보습 효과는 이전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지만 AHA와 비타민 C 성분 함유량이 많은 제품은 피부를 건조하고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 수분감이 높은 브라이트닝 제품과 수딩 기능의 크림으로 진정과 보습 케어를 철저하게 병행한 이유다. 일주일에 두세 번 브라이트닝 마스크를 사용하기도 했다. 브라이트닝 효과에 시너지를 더하고, 밤사이 피부 수분을 보충하기 위한 스페셜 케어였다. 일주일에 한 번 레이저와 미백 약물 침투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고, 처방받은 항산화제를 하루 두 번 챙겨 먹는 동시에 데일리 스킨케어에 신경 쓰면서 5주가 흘렀다. 오래 방치해 완벽히 지울 순 없을 거라며 사실상 불치 판정을 내린 광대뼈 위의 잡티는 어느새 컨실러로 가려질 만큼 흐려졌고, 틴트 기능이 있는 자외선 차단제만 발라도 파운데이션을 몇 겹이나 바른 것처럼 피부가 매끈하고 윤기가 돌아 오랜 시간 까무잡잡한 피부로 살아온 나로서는 조금 낯설 정도다. 무엇보다 잡티 치료를 계기로 모르고 있던 내 몸 상태를 파악하고, 솔루션을 실천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영양제를 처방대로 성실히 섭취한 덕인지 확실히 생기가 올랐다. 의식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유산균을 챙겨 먹은 결과 화장실도 이전보다 잘 가고 있다는 사실. 평소보다 데일리 스킨케어에 공을 들이니 피부가 맑아지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물론이다. 올겨울 보다 근본적인 브라이트닝 케어를 계획한다면 단순히 ‘레이저 시술 몇 회’라는 기존 치료법에만 의지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 몸 곳곳을 들여다보면서 평소 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요즘 여성들이 바라는 맑고 건강한 피부를 가꾸는 데 필수적 요소니까.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김흥수 스타일링 최자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