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Bring Art to Life

LIFESTYLE

노블레스 컬렉션은 폭넓은 시각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소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10월호에서는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함께 공존하기 어려운 논리들을 결합하는 염지희 작가의 전시를 선보입니다.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차가운 세상을 향한 작가의 시선을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9월 23일부터 10월 20일까지 ‘노블레스 컬렉션’(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61 네이처포엠 2층)에서 염지희 작가의 <냉담의 시>전이 열립니다.

염지희
홍익대학교에서 회화와 영상을 전공한 염지희는 콜라주를 조형 언어로 삼아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2008년 로베르네집에서 연 첫 개인전 < Hours of Malte >부터 작년 인천문화재단에서 열린 <계속 열리는 믿음>전까지 불안과 희망, 경이로움과 기괴함 등 양가적 감정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왔다. 9월 말,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에 위치한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를 앞두고 작가와 만나 작업 방식과 그 과정에 대해 물었다.

당신의 가슴에는 침묵이 있고, 집어삼킨 말들이 있다,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112.1×112.1cm, 2015, ₩4,800,000

작가님은 연필로 그린 배경 위에 사진을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작품을 제작하는데, 초기에는 드로잉만 선보이다 드로잉과 콜라주를 결합하는 작업 방식으로 변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드로잉은 하나의 이야기만 담는 한계를 지닌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작품에 불안과 희망, 기괴함과 경이로움처럼 상반된 감정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거든요. 콜라주가 현실과 허구의 조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스토리에 닿을 수 있는 힘을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기괴함과 경이로움처럼 극단의 감정이 하나의 지점에서 만날 때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예상치 못한 조합이 주는 짜릿한 카타르시스죠. 예를 들어, 저는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는 부정적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깨우는 긍정적 순간으로 바뀐다고 믿거든요.

1당신은 그것들이 사라지게 놔둔다,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53×45cm, 2015, ₩600,000
2설득되지 않는 사람들 1,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53×45cm, 2015, ₩600,000

회화를 전공하기 전 영상 공부를 시작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림인데 마치 영화나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기분이 들어요. 허구와 진실이 뒤섞여 있으면서도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주는 복합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어요. 다양한 요소를 더해 이야기를 창조하는 콜라주는 제게 정신을 사유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예요. 그래서 영화의 모든 장면을 압축하듯, 화폭에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한 작품을 완성합니다.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할 때 다양한 상황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인생을 살다 보면 양면적 감정을 마주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휴가를 앞두고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이 그에 해당할 수 있죠. 2015년 작 ‘당신은 그것들이 사라지게 놔둔다’를 살펴보면 여자가 누군가를 애도하는데, 떠나보내는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떠나가려는 사람을 못 가게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각자의 시각에 따라 하나의 장면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는 거죠. 개인적으로 타로카드 0번을 좋아하는데, 어깨에 배낭을 메고 왼손에는 흰 장미를 쥔 어릿광대가 벼랑 끝에 서 있어요. 앞길이 보이지 않지만 두려움에 떨기보다 희망으로 가득한 얼굴이 인상적이죠.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우리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계속 열리는 믿음> 전시 설치 전경, 2016.

이야기의 생성 구조가 궁금합니다. 우울, 기쁨 등 작업할 때 제가 느낀 감정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다음 대화를 하는 두 사람, 이 둘을 바라보는 까마귀, 제3자의 인물 등을 그리면서 보이지 않는 프레임을 추가해나가죠. 그런 식으로 요소를 더하면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되고 이야기가 형성됩니다.

콜라주 재료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 인물 사진을 즐겨 쓰시는데, 인물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사실적 기록사진이면서 동시에 과장된 제스처의 연극적 사진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요. 이상하게 일반 가정집을 배경으로 찍었는데 영화처럼 극적으로 보이는 사진이 많아요. 긴장감 있는 상황을 그린 배경에 밝고 태연한 표정을 짓는 사람을 등장시켜 감정의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자료의 양도 방대해서 제 작품에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무지한 자들이 어떤 눈으로 사물과 부딪칠지는 아무도 모르리라, Collage and Pencil, Iron Shavings on Fabric, 112.1×162.2cm, 2015, ₩6,000,000

2008년 로베르네집에서 연 첫 개인전 < Hours of Malte >부터 2016년 인천문화재단에서 열린 <계속 열리는 믿음>전까지 작업 방식에 변화가 있었나요?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같아요. 다만 표현 방식은 드로잉에서 콜라주를 결합한 드로잉, 지금은 콜라주 작품과 오브제를 결합한 설치 작품까지 장르를 확장하고 있어요.

콜라주 작품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존재했나 봐요. 네. 화폭을 넘어 일종의 세트처럼 현실을 구현해보고 싶은 열망이 컸어요.

설치 작품을 제작할 때 특별히 염두에 두는 점은 무엇인가요? 콜라주는 제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언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다만 장소성을 고려해 어떻게 장면의 시각적 균형을 이루느냐가 관건이죠. 2015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재즈 음악가 김성배의 프로젝트 ‘의례’ 무대 디자인을 했어요. 신을 모시고, 메시지를 보내고, 기도를 올리고, 신을 보내는 굿판의 4단계를 모두 하나의 공연장에 구성했는데 제 작업 방식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3후회하고 꿈꾸던 밤, 그날은 돌아오지 않는다,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53×45cm, 2015, ₩600,000
4아침이면 당신은 언제나 돌아온다,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72.7×60.6cm, 2015, ₩1,200,000

이번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에서도 설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인가요? 콜라주를 이용한 드로잉은 물론 오브제를 결합한 설치 작품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노블레스 컬렉션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시각적 균형을 찾아나갈지 고민 중이에요. 인물의 위치를 조금만 바꿔도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콜라주를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장르를 한정하고 싶진 않아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품에서 저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목표예요.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주제를 다뤄보는 것도 포함되고요. 그래서 다음 전시에서는 이제껏 해본 적이 없는 사랑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볼 생각입니다.

※전시 일정: 9월 23일~10월 20일(일요일·공휴일 휴관), 노블레스 컬렉션
※문의: 02-540-5588

 

에디터 최윤정(amych@noblesse.com)
진행 안요진, 임슬기, 명혜원  사진 김제원(인물)  디자인 마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