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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덥지근한 계절에도 스타일을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지금 소개하는 멋쟁이들처럼 잘 다린 셔츠 한 장이면 충분하니까.
Lee Young Hee의 화이트 셔츠와 Finealta 1935의 팬츠를 매치한 정상민 디렉터. 로퍼는 Belgian Shoes 제품.
이야기가 깃든 옷, 정상민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아트 마케팅 매니지먼트 AMM, 현대미술경영연구소 숨과 편집숍 AAC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인 정상민입니다. 저에게 시각예술은 자극적인 이미지보다는 정서적인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예술 작품 속에 담긴 대화와 스토 리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 결국 공감하고 이끌리는 것엔 늘 이야기가 존재하니까요.
평소 스타일은 어떤가요? 제가 하는 예술 기획을 예로 들어 설명해볼까요? 아트가 본질적이고 즉흥적이라면 기획과 경영은 지극히 정적이고 명확한 텍스트를 다루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제 스타일에는 이러한 성향이 모두 드러나는 것 같아요. 클래 식한 비스포크 슈트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그 규칙에 무조건 얽매이진 않거든요. 타이를 잘 매지 않고 셔츠 대신 니트나 티셔츠를 입는 것처럼요. 스타일을 이해하되 저만의 색깔을 더하는 거예요.
오늘 입은 셔츠 룩에 대해 설명한다면요? 맞춤 의상의 매력은 입는 이와 만드는 이가 끊임없이 소통하며 옷에 써 내려가는 이야기에 있어요. 그래서 이영희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화이트 셔츠가 더욱 마음에 들어요. 전통 의상인 한복을 현대적으로 해 석해 일상에서 입는다는 사실도요.
비스포크에 대한 애정이 크시군요. 물론 정체성이 뚜렷한 하이엔드 브랜드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매 시즌 선보이는 컬렉션에 저를 맞추는 대신, 저에게 옷을 맞추는 것을 선호하죠. 한번은 패턴 원단으로 셔츠를 제작하다, 재단사와 대화하는 도중 아이디어를 얻어 원단의 뒷면이 겉으로 드러나게 만든 적이 있어요. 단추를 풀면 본래 원단이 슬쩍 보이는 것이 도리어 멋스럽더군요. 그런 이야기가 담긴 옷이 저에겐 훨씬 흥미로워요.
스스로 꼽는 셔츠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과장하거나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내공이 느껴지는 스타일을 연출하는 데에는 셔츠가 제격이에요. 클래식한 셔츠부터 차이니스칼라 셔츠, 카프리 셔츠와 폴로셔츠까지 이것 하나만 입어도 충분히 매력적이 죠.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때는 더더욱.
앞으로 계획과 다짐이 궁금합니다. 비스포크 슈트로 유명한 런던 새빌로에 가면, 오랜 역사의 결 위로 현대적 태도가 공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역사가 쌓여 시간을 관통하는 문화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통하기 마련이죠. 우리나라에도 분명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를 공부하고, 오늘날에 봐도 근사하게끔 만드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셔츠의 형태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따온 재킷 Mario Muscariello
의상에 뿌리면 갓 세탁한 듯 상쾌한 향기를 선사하는 뚜왈(Toile) 텍스타일 퍼퓸 Byredo
이탈리아 카프리에서 이름을 딴, 휴양지에서 입기 좋은 다크 네이비 컬러 카프리 셔츠 Mario Muscariello
디자이너와의 소통을 거쳐 완성한 비스포크 브레이슬릿 Panache
직접 디자인한 Giotto의 셔츠와 팬츠를 입은 박상윤 대표. 가슴 아래 작게 새긴 이탈리아 국기가 위트 있다. 핑크 골드 케이스가 우아한 시계는 Jaeger-LeCoultre의 리베르소, 브라운 로퍼는 John Lobb 제품.
젠틀한 여름나기, 박상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남성복 맞춤 매장 지오토를 운영하고 있는 박상윤입니다. 슈트는 물론 재킷, 셔츠, 팬츠 등 신사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정성스레 짓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타이도 맞춤 제작을 진행합니다. 그 덕에 진중하지만 남들과 차별화한 룩을 선보이고 싶은 고객이 주를 이뤄요.
평소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시나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을 하는 터라 마냥 편안하게 입을 수는 없어요. 대신 활동성이 좋은 치노나 데님 소재 팬츠와 함께 셔츠를 즐겨 입습니다. 갑작스레 사람을 만날 때에도 셔츠 한 장이면 기본은 하니까요. 오늘 입은 룩이 평소 제 모습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오늘 시원해 보이는 셔츠를 입으셨어요. 더운 날씨에 맞게 오션 블루 컬러의 스트라이프 셔츠를 선택했어요. 구김이 덜 가는 리넨과 면을 혼방한 제품입니다. 평소 밝은 색 계열의 팬츠를 즐겨 입는데 화이트보다는 지금 입은 크림 컬러가 부담이 덜 가더라고요. 여기에 단정한 로퍼와 골드 소재 시계로 마무리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손이 가는 아이템이 셔츠지만, 멋스럽게 입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체형에 맞는 셔츠를 입는 것이 스타일링의 관건입니다. 어깨와 가슴 부분은 딱 맞되, 허리 부분은 조금 여유로운 제품을 선택하세요. 그럼 생각보다 멋진 실 루엣이 생길 거예요. 그리고 셔츠를 입은 후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보세요. 남들에게도 편안하게 보인다면 본인에게 맞는 사이즈를 고른 겁니다. 아무리 더운 날씨라도 반소매 셔츠는 지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남자에게 셔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냥 편한 친구 같은 존재는 아닙니다. 그 역할은 티셔츠가 하니까요. 그렇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대인 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의미하기도 하고요. 아, 그리고 슈트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셔츠를 속옷으로 여겼어요. 슈트를 입을 때, 맨살에 바로 닿는 옷이기 때문입니다.
본인만의 셔츠 관리법이 있나요? 번거롭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셔츠를 손빨래합니다. 옷감 손상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칼라와 소매 부분의 변형이 적어 오래 입을 수 있거든요. 좋은 소재일수록 그에 맞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화이트 셔츠의 경우는 6개월 이상 입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컬러는 ‘내추럴’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제가 피렌체를 오가며 지낸 8년의 세월 동안 자연스레 체득한 문화와 경험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옷 입기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하고요.
펀칭 디테일 가죽을 사용해 가벼운 토트백 Ralph Lauren Purple Label
청량한 블루 컬러가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선글라스 Dior Homme
스티치가 고급스러운 화이트 스니커즈 Berluti
얇게 직조해 여름철에 멋 내기 좋은 스카프 mflorin by Giotto
새틴 벨트 장식이 달린 Brunello Cucinelli의 슬리브리스 화이트 셔츠와 The Cashmere의 플라워 패턴 와이드 팬츠를 입은 최보미 대표. 블랙 스트랩 샌들은 Hermes, 왼쪽 손목에 찬 골드 브레이슬릿은 개인 소장품.
조화롭게 연출하기, 최보미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플로리스트 최보미입니다. 플라워 브랜드 ‘라 메모어(La Memoire)’를 운영 중이며 2년 전 중국 청두에서 시작해 작년 11월 서울에 진출했습니다. 라 메모어는 ‘추억’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예요. 꽃을 사는 순간 또는 꽃을 선물하 는 사람을 기억하길 바란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시나요? 캐주얼과 포멀을 넘나드는 룩을 좋아합니다. 트렌디한 옷보다는 클래식한 것, 장식적 디테일이 과한 것보다는 심플한 아이템을 선호하죠. 가끔 독특한 프린트나 컬러, 소재로 포인트를 주기도 합니다.
오늘 입은 룩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이에요. 민소매 셔츠는 시원하고 편안해서 여름철엔 자주 손이 갑니다. 여기에 이국적인 프린트의 와이드 팬츠를 매치하면 실용적인 동시에 은근한 멋을 살릴 수 있죠.
셔츠를 즐겨 입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직업의 특성상 늘 숍을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해야 하고 미팅도 잦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캐주얼한 복장으로 일하긴 어렵죠. 셔츠는 적당히 갖춰 입은 느낌을 주는 반면 활동하기 편안하고, 어떤 아이템과도 잘 어울려서 좋아합니다.
셔츠를 고르는 당신만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재미있는 요소를 한두 개 가미한 것을 선택합니다. 어깨 부분에 살짝 셔링이 있거나, 밑단이 언밸런스 스타일인 것 또는 소매의 소재를 달리한 것 등 디자인에 차별화를 준 제품이 있다면 호기심이 생깁니 다.
선호하는 소재가 있나요? 플로리스트로 일하며 리넨 소재와 꽃이 참 잘 어울린다는 걸 깨달았어요. 자연스럽게 리넨을 비롯한 천연 소재 옷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쇼핑은 주로 어디에서 하세요? 보통 편집숍에 들러 쇼핑하는데, 최근에는 국내 디자이너나 해외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얼마 전 예란지 디자이너의 ‘더 센토르’ 쇼룸에 갔다가 패턴이 독특한 그린 컬러 투피스에 반해 바로 구입 했어요. 중국 디자이너 지평성(Ji Pingsheng)의 브랜드 ‘마우스 지(Mouse Ji)’는 모노톤을 바탕으로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좋아합니다. 곧 국내에 런칭 예정인 방콕 베이스의 모자 브랜드 ‘테테오 포르테(Tete-a-porter)’ 역시 흥미로워요. 합리적인 가격대로 쿠튀르 디테일을 가미한 모자를 만날 수 있거든요.
독특한 실루엣의 스탠드칼라 블랙 셔츠 Mouse Ji
오벌형 다이얼이 멋스러운 라임라이트 스텔라 Piaget
포인트로 활용하기 좋은 오렌지 컬러 에피 레더 클러치 Louis Vuitton
앵클 스트랩 샌들 Longchamp
독특한 실루엣의 스탠드칼라 블랙 셔츠 Mouse Ji
에디터 |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이혜미 (hmlee@noblesse.com) 한상은 (hanse@noblesse.com)
사진 | 정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