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a Jet!
올해 칸 영화제에서는 영화만큼 독특한 ‘탈것’이 눈에 띄었다. 니스 공항에서 내려 칸으로 가는 길, 좁고 꽉 막힌 도로 대신 하늘을 나는 택시 ‘우버콥터’가 등장한 것.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뻥 뚫린 하늘길을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시작된다.
네트젯

블랙젯

우버콥터
미국 웹사이트 ‘셀레브러티 넷워스’에서 “최소 1조 달러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는 ‘기다림’이 없는 삶을 산다”고 했다. 이들은 여행을 떠날 때 백화점 문을 열듯 공항에 가서 따로 마련된 전용기 수속을 마친 뒤 전용기에 앉아 곧바로 이륙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일반적 여행과 비즈니스 출장을 위해 출국하는 순간을 떠올린다면, 달라도 너무 다르다. 티케팅을 시작으로 체크인, 보안 검사, 출입국 심사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백억 원에 달하는 전용기를 구입하지 않고도 하늘길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비행기를 임대하거나 공유하면 된다.
사실 해외에서 비행기를 임대하는 것은 익숙한 개념이다. 가장 대표적인 전용기 임대 기업은 네트젯(Net Jet). 세계 최초로 1986년부터 항공기 임대 운항을 시작, 현재 70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최대 규모의 회사다. 이곳 회원으로 가입하면 비행기가 필요할 때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임대할 수 있다. 워런 버핏, 타이거 우즈, 그 외 할리우드 스타가 주요 고객인것을 보면 알 수 있듯 회원권 가격은 수억 원을 호가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네트젯을 선택하는 이유는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고용한 전문 파일럿 수만 3200명, 모두 최소 1만300시간의 비행 경험을 갖춘 전문가다.
또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라는 점에서 회원권의 안전도 보장된다. 후발주자로 나선 제트스위트(Jet Suite) 역시 5000만 원에서 5억 원에 이르는 회원권을 구매한 뒤 비행기를 탈 때마다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항공기 임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업체 모두 전용기를 구매하는 것과 비슷한 체감 가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지만, 개인이 별도로 파일럿과 비행기를 관리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이와 달리 비행기 셰어링 서비스는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이 메리트다. ‘하늘 위의 우버’라 불리는 비행기 셰어링 서비스. 별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기종에 따라 다른 가격을 매긴 수천 대의 개인 비행기를 스케줄에 따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의 블랙젯(Black Jet)과 제트스마터(Jet Smarter). 두 업체 모두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필요할 때 즉시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다. 회원권 가격은 임대업체 가격보다 조금 저렴한 1000만 원대 수준이다. 운항비는 회원과 비회원에 따라, 기종과 거리에 따라 천차만별. 다만 개인 비행기를 중개하는 서비스라 개인 비행기 보유율이 미미한 국내에선 아직 가격적 부담이 큰 편이다. 일례로 제트스마터 앱을 이용해 김포에서 하네다까지 2인 운항을 예약해보니 3만6500달러(약 4200만 원)다. 한 사람당 2000만 원꼴. 반면 위 노선의 3배가량 먼 거리인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2인 운항비는 2만5800달러(약 2900만 원)로 오히려 저렴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셰어링 서비스는 우버에서 전개할 비행기 셰어링 서비스. 지난해와 올해 칸에서 한시적으로 선보인 우버콥터 서비스는 1인당 160유로(20만 원 선)로, 교통 체증에 따른 택시 요금 상승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가격. 게다가 비행시간은 단 7분! 더불어 호출 장소에서 공항까지 리무진 VIP 서비스도 제공해 큰 호평을 받았다. 최근 우버가 중국에서 택시 대신 전용기와 보트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곧 국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에디터 홍유리 (yurih@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