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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ptual Art

WATCH & JEWELRY

브랜드의 기술력을 한눈에 살펴보고 싶다면? 컨셉 워치를 주목할 것.

매끈하게 잘빠진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위블로의 ‘MP-05 라페라리’는 페라리 자동차를 기리기 위해 위블로 매뉴팩처의 엔지니어와 워치메이커가 개발한 마스터피스로 50일간 파워리저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11개의 배럴이 마치 서로 연결된 척추같이 상호 보완하며 작동한다. 파르미지아니의 ‘트랜스포마’는 6시 방향 양쪽 러그 사이의 버튼을 누르면 케이스 윗면이 순식간에 위로 올라가 케이스에 숨은 시계 헤드가 나타나고, 이 헤드를 케이스로 분리해 회중시계 줄과 연결하면 회중시계로 변한다. 또 트랜스포마를 위해 특별히 고안한 와인더 탁상 케이스 안에 넣으면 탁상시계로 3단 변신한다. 이처럼 시계 브랜드는 고유의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선보인다. 라페라리와 트랜스포마가 그 예다. 하지만 이보다 한 걸음 나아가 언젠가 상용화하겠다는 의지로 우선 컨셉을 담아낸 컨셉 워치를 선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시계 브랜드 입장에선 일종의 모험이자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컨셉 워치에는 이전에 보지 못한 획기적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까르띠에는 이미 두 차례 컨셉 워치를 선보였다. 이름하여 ‘IDONE’과 ‘IDTWO’.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에 자성, 충격, 온도 변화는 일종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오래 사용하려면 정기적으로 윤활유를 발라주는 수고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성, 충격, 온도 변화에 강하고 윤활유가 필요 없는 시계가 이상적인 시계 아닐까? 그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까르띠에의 IDONE이 2009년 탄생했다. 우선 이스케이프먼트와 트레인의 많은 부품에 카본 크리스털을 사용해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트레인에서 서로 마찰하는 부분은 카본 크리스털이나 ADLC로 코팅해 윤활유도 필요 없다. 소재 역시 혁신적 시도가 돋보이는데, 나이오븀과 티타늄 합금을 사용해 매우 단단하며 긁힘에도 강하다. 또한 나이오븀과 티타늄 합금은 기계적 충격 에너지를 무브먼트로 보내지 않고 대신 흡수하는 성질도 있다. 헤어스프링은 제로뒤르(zerodur)라는 유리와 세라믹의 혼합물로 만들어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리하여 조정(adjustment)이 필요하지 않은 시계를 완성한 것이다. 이어 2013년엔 불가능의 한계에 도전하는 새로운 컨셉 워치 IDTWO를 공개한다. 이번에는 무브먼트의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기존 에너지 저장 용량에 비해 3분의 1가량의 에너지를 추가로 축적하는 것이 가능하고, 동일한 크기의 무브먼트와 비교해 에너지 소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공기의 압력으로 인한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과감하게 공기를 제거하고 32일간 파워리저브를 자랑하는 첫 진공 시계를 선보였다는 점.

Audemars Piguet, Royal Oak Concept RD#1

Tag Heuer, V4 Monaco Tourbillon

Breitling, B55 Connected

올해 SIHH에서 오데마 피게는 8년간 연구 끝에 탄생한 컨셉 워치를 공개했다. 자체 개발한 음향 컨셉을 도입한 차임 기능의 ‘로열 오크 컨셉 RD#1’이 그것. 로잔 공과대학과 협업한 음향 연구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기술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시계 컨셉을 완성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현악기 제작 방식을 응용한 차임 기능이 인상적인데, 실제로 SIHH 전시장에서 직접 소리를 들었을 때 그 청명하고 독보적인 ‘큰’ 소리에 깜짝 놀랄 정도였다. 시계를 착용한 이만을 위한 소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소리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브랜드의 설명. 음질을 떨어뜨리는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방수 기능까지 추가했다. 이 말은 즉 과장 조금 보태 리피터 시계를 차고 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20m 방수지만 리피터가 방수 기능을 갖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위아래 부채꼴 모양으로 무브먼트의 모습을 드러내 혁신적 이미지를 강조한 점 역시 눈에 띈다. 또한 무음에 가까운 스트라이킹 메커니즘 레귤레이터를 개발해 ‘소음 없는’ 맑고 선명한 소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작년에는 태그호이어가 세계 최초로 선 형태의 레일로드가 이끄는 마이크로 벨트 구동 방식의 투르비용을 장착한 ‘V4 모나코 투르비용’을 선보였다. 회전하는 케이지 안 전통적 투르비용의 모습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전에 2004년 탄생한 또 다른 컨셉 워치 모나코 V4에 대해 짚어봐야 한다. 수직 방향으로 움직이는 선 형태의 진동추, 볼 베어링 등을 활용한 세계 최초의 벨트 구동 방식은 이때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놀라운 것은 영원히 컨셉 워치로 남을 것이라는 일부 시계업계 관계자의 예상과 달리 5년 후인 2009년 실제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14년 V4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투르비용으로 진화한 새로운 V4를 선보였다. 머리카락 한올보다 가는 트랜스미션 벨트로 구동하는 투르비용을 장착했고, 0.07mm 두께의 톱니 모양 트랜스미션 벨트 4개가 효율적으로 충격을 흡수한다. 컨셉 워치답게 케이스도 블랙 티타늄과 질소화한 실리콘 등 최첨단 소재를 입었다. 그야말로 태그호이어의 아방가르드 정신, 그 절정이 돋보이는 시계인 것.
올해 바젤월드에서도 몇몇 컨셉 워치가 등장했는데, 이 시계들이 주로 스마트 워치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브라이틀링이 선보인 ‘B55 커넥티드’는 비행기 조종사용 스마트 워치로 아날로그 시계에 디지털 액정을 삽입한 듯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전용 앱과 연동해 비행시간 등을 자동으로 기록하거나 세계시간에 맞춰 시계 시각을 자동으로 조정해준다. 불가리는 오히려 커넥티드 워치의 정반대 지점을 추구한 점이 특이하다. 기존의 ‘커넥티드 워치’가 다소 복잡한 기능을 갖춘 데 반해 불가리의 컨셉 워치 ‘디아고노 e 마그네슘’은 데일리 시계로 활용할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암호화를 위한 칩과 함께 디지털 인증을 불가리 볼트(Bulgari Vault)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근거리 무선통신(NFC) 안테나를 탑재했다(스마트 워치에 관해서는 <워치 나우> 내 ‘To be Smart or Not to be’기사에서 더욱 자세하게 만날 수 있다).
그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시계 브랜드에서 개발한 이 놀랍고 혁신적인 기술을 앞으로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과연 이 컨셉 워치가 언제 상용화될지 지켜보며 기다리면 될 일이다.

에디터 |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