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etic Drawing
회화 작가 홍성준과 비주얼 아티스트 노보가 <아트나우>와 만났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재료, 화장품으로 드로잉을 완성한 신선한 풍경.
Seongjoon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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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O

1 Make Up For Ever 아티스트 컬러 섀도우 #226을 으깬 다음 물감처럼 응용하고 있는 홍성준 작가.
2 작업실에서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활용해 드로잉하고 있는 노보 작가.
홍성준
홍콩 크리스티가 주목한 젊은 페인터. 작가는 다양한 색감과 수집한 사진 이미지를 모티브로 미니멀한 화면 속에 특정 공간을 드로잉해 배치한다. 공간과 관계, 상황 등이 중심을 이루는 그의 작품에는 주로 박물관과 미술관이 등장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대상을 응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Staring 7717, Various Cosmetic on Color Painted Canvas, 116.8×91cm, 2019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다양한 질감과 물성에 관심을 기울인 홍성준 작가는 제품의 텍스처를 으깬 다음 캔버스에 접착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갤러리에 전시한 작품처럼 연출한 일곱 점의 회화는 모두 화장품으로 완성한 것이다. 립스틱, 블러셔, 아이섀도, 아이펜슬 등을 활용했으며 정사각형 화이트 프레임 속에 존재하는 각각의 컬러 조합이 시선을 끈다.


3 작가는 블랙 컬러 아이펜슬로 스케치를 한 후 붓펜 타입 아이라이너로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 3명을 그렸다.
4 ‘Staring 7717’ 작품에 사용한 아이템. (왼쪽부터) Sisley 아이섀도 스머지 브러쉬, Sisley 휘또 립 트위스트 매트 #22, Clinique 치크 팝 #22, Este- e Lauder 퓨어 컬러 디자이어 매트 립스틱 #413, Nars 싱글 아이섀도우 도우로.
5 호기심이 가는 화장품의 질감과 색감을 테스트하고 각각의 제품명을 아래에 기재했다. 작가는 이를 작업실 한쪽에 붙여놓고 팔레트처럼 활용했다.
Staring 8555, Dior art pen & pencil on Canvas, 90.9×72.7cm, 2019
홍성준 작가는 수집한 이미지와 사진을 프린트한 후 캔버스 위에 붙이고 떼어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다. “ ‘Staring 8555’는 이하윤 작가의 ‘지하철 프로젝트’를 보고 있는 김기랑·이하윤·강지형 작가를 촬영한 사진을 재현한 것입니다. 이하윤 작가는 2007년부터 5년간 지하철에서 본 현대인의 모습을 즉석에서 그리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사과 박스 3개를 가득 채울 만큼 방대한 양이었고, 흥미로운 광경이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책과 신문을 읽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죠.” 작가는 당시에 찍었던 사진을 인화한 후 Dior 디올쇼 콜 하이 인텐시티 펜슬로 스케치를 하고, ‘지하철 프로젝트’의 드로잉은 펜슬의 애플리케이터를 활용해 스머지했다. 작품 속 세 작가의 모습은 Dior 디올쇼 온 스테이지 라이너 워터프루프로 헤어라인까지 섬세하게 그렸다.
노보
2003년에 제작한 장 피에르 리모쟁 감독의 영화 <노보(Novo)>에서 영감을 받아 활동명을 지은 작가 노보. 작가는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함’이라는 뜻을 지닌 노보처럼 순수하고 자유로운 느낌의 작업을 추구한다. 타투, 페인팅, 설치 작업 등 장르를 넘나들며 밀레니얼 세대의 높은 지지로 LGU+, 나이키, 키엘, 캐논, 네파 등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하기도 했다. 캔버스뿐만 아니라 바이올린이나 스케이트보드 같은 오브제, 보디 등을 소재로도 그림을 그리며 텍스트 중심의 작업을 선보인다. 전형적인 카테고리에 머무르지 않는 개성 있는 스타일과 함께 희망을 상징하는 종이비행기와 타이포그래피 Hope, ‘진짜’와 ‘진실’의 의미를 담은 J, 스마일을 작품에 등장시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LYS(Love Yourself), Various Cosmetic on Paper, 41×30cm, 2019
노보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을 뜨겁게 사랑하자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펜슬 타입 립 제품인 Giorgio Armani Beauty 컬러 스케처 #9로 ‘Love Yourself’를 상단에 그렸으며 YSL Beauty 올아워 파운데이션 스틱을 크레용처럼 사용해 중요 키워드를 표현했다. Chantecaille 립베일 올리앤더로 칠한 빨간색 하트 좌우에는 눈이 3개인 스마일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다양성을 갖자는 뜻에서 눈을 하나 더 그렸다고 설명한다. 트렌드 키워드 ‘Home Sweet Home’은 소망과 염원이 담겨 있는 집이라는 의미와 함께 개개인의 자아가 곧 집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6 < LYS > 작품을 완성중인 노보 작가.
7 노보 작가가 만든 티셔츠와 베레모 위에 ‘PPP(Paper Plane Hope)’에 사용한 제품을 놓았다. (왼쪽부터) Make Up For Ever 아쿠아 XL 잉크 라이너 #M-24, Chantecaille 러스터 글라이드 실크 인퓨즈드 아이 라이너 블랙 포레스트, Nars 싱글 아이섀도우 마차.
PPP(Paper Plane Hope), Various Cosmetic on Paper, 41×30cm, 2019
노보 작가는 자신의 시그너처 텍스트인 ‘Hope’를 중앙에 쓰고, 대칭을 이루는 느낌으로 제비를 그려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먼저 일렉트릭 블루 컬러의 Make Up For Ever 아쿠아 XL 잉크 라이너 M-24로 제비를 그린 다음 Nars 싱글 아이섀도우 마차와 우뜨레메르를 손가락으로 동그랗게 펴 발랐다. 파란 제비 속에 있는 J는 ‘진짜’와 ‘진실’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초성 ‘ㅈ’을 J로 바꾼 것이다.
에디터 박은아(eunahpark@noblesse.com)
사진 이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