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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ture Perfume

ARTNOW

크림의 텍스처에도 감성을 부여하는 코스메틱 월드에서 향수는 예술혼을 아낌없이 불어넣을 수 있는 훌륭한 오브제다. 브랜드의 가치와 장인의 숨결, 오래도록 회고할 만한 의미를 담은, 향수보다는 아트 피스에 가까운 향기로운 작품을 모았다.

바이올렛 블루 젬스톤에서 영감을 받은 불가리 레젬메 아쉴레마

오트 쿠튀르라 칭할 수 있는 작품을 코스메틱 월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러 뷰티 아이템 중에서도 대표적인 오트 쿠튀르는 감각적인 요소가 풍부한 향수. 오트 쿠튀르 드레스가 그러하듯 태생적으로 예술성을 부여받은 향수는 영감과 디자인, 제작 과정 등 그 안에 깃든 모든 요소가 특별하다. 희귀한 천연 원료의 배합으로 탄생한 모방할 수 없는 향은 물론이고 향기의 테마와 브랜드의 감성을 대변하는 보틀 디자인까지, 예술적 감성과 특별한 우아함이 뼈대를 이루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갤러리를 장식한 조각상처럼 작품으로서 하나의 향수를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이 불가리 향수를 가장 먼저 연상할지 모르겠다. 향수는 후각적 감성을 가장 짙게 드리우지만 그보다 먼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시각적 요소이기 때문. 하이 주얼리의 전통성을 간직한 하우스에서 탄생한 만큼 불가리의 모든 향수는 고귀한 보석의 이미지를 품고 있다. 그중에도 특히 뛰어난 향수는 존재한다. 대표적 작품이 레젬메(Le Gemme). 마치 곡선미가 빼어난 백자처럼 우아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레젬메는 보석과 향기가 마침내 한 몸을 이룬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고대 국가와 국가 간 교역이 이루어지는 곳에는 언제나 보석과 향료가 존재했다. 그 스토리에서 출발한 레젬메 보틀은 고대 로마에서 귀중한 물품을 담아 운반하던 항아리 ‘암포라’에서 영감을 받았다. 눈부신 컬러로 애미시스트, 터쿼이즈, 투르말린, 페리도트, 시트린, 문스톤의 6가지 보석을 대변하며 각 보석을 특별한 향기로 표현한다. 여기에 레젬메보다 특별한 작품이 존재하는데, 불가리에서 지난 2014년 선보인 오페라 프리마(Opera Prima)다. 보틀의 실루엣은 역시 암포라에서 영감을 받았다. 레젬메가 보석에서 영감을 찾았다면, 오페라 프리마는 실제 보석으로 만들었다. 250캐럿의 시트린과 25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4.45캐럿이 넘는 애미시스트가 어우러져 향수와 주얼리를 넘나드는 고귀함을 선사한다.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이 마스터피스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4억 원에 달한다.

쿠튀르 보로 장식한 미스 디올 스페셜 에디션

그라피티 아티스트 존원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겔랑의 비 보틀

불가리 향수를 보석에 비유할 수 있다면 디올의 향수는 드레스에 가깝다. 그것도 사랑스러운 레이스로 장식한 쿠튀르 드레스. 실제로 5m 50cm 길이의 정교한 레이스를 사용한 미스 디올 스페셜 에디션이 대표적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군더더기 없는 사각형 실루엣에 하운즈투스 패턴을 새긴 미스 디올의 유리 보틀은 디올 하우스를 장식한 영원한 시그너처 중 하나다. 쿠튀르 드레스를 연상시키는 스페셜 에디션은 바로 이 시그너처 보틀에 옷을 재단하듯 섬세하게 제작한 보 장식을 달았다. 플라워 패턴을 하나하나 잘라낸 후 각각의 컬러를 입히고 일본산 가죽에 조심스레 올려 완성한 리본은 하나를 만드는 데 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말 그대로 쿠튀르를 입은 향수인 셈. 디올 퍼퓸 하면 쟈도르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DDP에서 펼친 전시 <디올 정신>에서 볼 수 있었듯 쟈도르는 예술가의 피가 흐르는 가문에서 태어난 딸처럼 황금빛 유리와 유려한 실루엣의 결합만으로도 이미 예술성을 타고난 향수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여기에 아티스트의 터치를 가미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 지난 2012년 유리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현대 예술가 장-미셸 오토니엘과 협업해 출시한 ‘쟈도르 압솔뤼 아티스트 에디션’은 <디올 정신>에서 향수 존에 전시되어 그 자태를 뽐내기도 했다. 장-미셸 오토니엘은 순간의 숨결로 모양이 결정되는 유리공예를 통해 쟈도르 압솔뤼 보틀 형태를 만들었고, 그 곡선을 따라 골드 목걸이가 육감적으로 흘러내리듯 금실을 감아 특별한 쟈도르를 완성했다. 그야말로 장인의 숨결을 그대로 담은 예술 작품.
오늘날에도 겔랑의 다양한 향수 보틀로 활용하는 비(Bee) 보틀도 쟈도르처럼 골드빛 오라를 품고 있다. 그 이름이 상징하듯 비 보틀은 벌집 문양과 69마리의 벌로 장식했는데, 고대 프랑스 왕실의 상징이 벌이었기 때문. 피에르 겔랑이 외젠 황후에게 헌사한 오 드 코롱 임페리얼 향수가 그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익스클루시브 비 보틀은 벌을 포함한 모든 부분에 금을 사용해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문양을 새겨 제작한다. 화장대보다는 갤러리의 유리관 속이 더 어울릴 법한 비 보틀이 올해는 조금 특별한 옷을 입었다. ‘존원(JonOne)’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뉴욕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존 앤드루 페렐로에게 1리터들이 비 보틀이 특별한 캔버스로 주어진 것. 전통적 새틴 리본과 존원의 시그너처를 새겨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표현했으며, 3가지 컬러가 층을 이룬 아주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비 보틀이 탄생했다. 존원과의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은 2016년의 시작과 함께 파리의 메종 겔랑에서 선보이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찬사를 담아 탄생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 컬렉션

디올 쟈도르 압솔뤼 아티스트 에디션

세계에 단 하나뿐인 향수, 불가리 오페라 프리마

조르지오 아르마니 향수 중에서 쿠튀르 향수라 할 수 있는 아르마니 프리베 컬렉션도 2016년 새로운 컬러를 입고 뷰티 컬렉터를 유혹할 예정이다. 여행 중 느낀 예술적 향을 프리베 라인에 담아내는 Mr. 아르마니는 이번 시즌 웅장하고 열정적인 러시아를 새로운 향수의 주제로 삼았다. 매끈한 블랙의 기존 프리베와 달리 러시아의 전설적인 말라카이트 스톤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과 레드의 강렬하면서도 신비로운 컬러로 마무리한 두 가지의 ‘말라키트’가 그 주인공. 그린 컬러의 베르 말라키트는 부드러우면서 균형 잡힌 플로럴 향, 레드 말라키트는 정열적 에너지가 느껴지는 튜버로즈 향을 담았다. 프리베 특유의 잘빠진 실루엣에 스톤 소재 그리고 감각적인 컬러까지 조화를 이룬 새로운 프리베는 공간에 고급스러운 포인트가 되는 하나의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향수의 작품성을 따지면서 ‘숫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정된 숫자 혹은 특별히 부여받은 숫자를 통해 향수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 크리드는 지난 2011년부터 로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크리드 가문의 7대 조향사 올리비에 크리드가 직접 향수를 제조하는 서비스로, 한번 만든 향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절대 다시 만들지 않는 것이 원칙.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0개의 로열 서비스 향수를 제작했으며, 보틀의 목 부분에 고유의 숫자를 새겼다. 아마 그 1000여 개의 향수는 기품 있는 자태로 그들의 일상 한편에 작품처럼 놓여 있을 것이다.
영국 상류층의 사랑을 받으며 200년을 흘러온 앳킨슨도 처음으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영국의 가장 유능한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크리스토퍼 제너와 컬래버레이션해 탄생한 향수는 브랜드의 상징적 향수 ‘24 올드 본드 스트리트’. 유리 보틀을 메탈 소재 선이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브랜드가 탄생한 해를 기려 1799개만 한정 생산했다. 그 한정된 수에 브랜드 ‘최초’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가치를 더해 시간이 흐를수록 앳킨슨의 팬은 물론 앳킨슨 하우스에도 더욱 특별한 의미로 기록될 것이다.

에디터 이혜진 (hj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