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ly Autumn Breeze
새 계절을 논하기엔 아직 햇살이 뜨겁지만, 본격적인 F/W 시즌에 앞서 ‘예고편’ 격인 프리폴 컬렉션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이 적기다. 올가을엔 무엇이 유행할까? 5가지 키워드를 통해 하반기 트렌드를 면밀히 소개한다.
Michael Kors Collection
Prabal Gurung
MSGM
Chloe
Detail
올가을 가장 두드러지는 디테일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레이스 장식이다. 가녀린 여성미와 매혹적인 관능미를 오가는 이 오묘한 매력을 지닌 소재는 슬립 드레스의 유행과 함께 의상 곳곳에 적용되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방시는 스커트, 톱, 드레스 등 프리폴 컬렉션 대부분의 룩에 레이스를 접목해 어두운 감성으로 재해석한 로맨티시즘을 구현했다. 프라발 구룽, 니나 리치,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은 절반 이상이 레이스로 이뤄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과감한 드레스를 출시하기도. 풍성한 주름이 돋보이는 러플을 여러 겹으로 층층이 쌓아 올린 드레스도 다수 등장했는데, 이를 로맨틱하게 풀어낸 어덤과 끌로에에 반해 MSGM과 델포조는 특유의 경쾌한 무드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Gucci
Christopher Kane
Burberry
Emilio Pucci
Material
색다른 소재의 출현 대신 익숙한 소재에 변형을 가하거나 새로운 연출법을 제시하는 등 디자이너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다. 우선 클래식의 범주를 넘어 동시대 가장 트렌디한 소재로 떠오른 데님은 장식적 요소를 입고 재탄생했는데, 과감한 워싱과 디스트로이드 디테일을 비롯해 형형색색의 자수까지 더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한편 각 브랜드에서 제안하는 공통된 스타일링 공식은 바로 ‘데님 온 데님’, 다시 말해 ‘청청 패션’이니 참고할 것. 그런가 하면 지난 S/S 시즌 구찌, 로에베, 랑방 등을 필두로 패션계 전반을 눈부시게 장식한 메탈릭 소재 역시 유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사 패브릭을 사용하거나 시퀸 등 반짝이는 소재를 장식한 플리츠스커트는 올 프리폴 시즌 가장 두드러지는 키 아이템으로 보드라운 니트, 실키한 블라우스 등 상반된 텍스처와 근사한 조화를 이루니 하나쯤 장만해두어도 좋다. 가을·겨울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시어링 소재 역시 놓치지 말 것! 오버피트 아우터를 중심으로 소매, 칼라, 포켓, 봉제선 등 부분마다 시어링을 더해 재미를 주었다.
Maison Margiela
Giorgio Armani
Calvin Klein Collection
Givenchy by Riccardo Tisci
Pattern
매 시즌 애니멀 프린트가 등장해 질릴 법도 하건만 역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아이템으로 레오퍼드 패턴만 한 게 없다. 올가을에도 캘빈 클라인 컬렉션, 알렉산더 왕, 메종 마르지엘라 등 다수의 컬렉션에서 길이, 소재, 실루엣에 차별을 둔 레오퍼드 패턴 아우터를 출시했다. 한편 메가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레트로 무드의 영향 탓인지 ‘올오버 프린트(allover print)’ 룩이 대세를 이루는데, 그중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한 것이 플로럴 패턴이다. 잔잔한 전원풍부터 볼드하고 그래픽적인 디자인까지, 종류를 막론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꽃향기로 가득 채웠다. 특히 매니시한 슈트 룩에 플로럴 패턴을 접목한 지방시,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독특한 미학을 주목할 것!
Fendi
Miu Miu
Delpozo
Color
계절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지기 때문일까, 아니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색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일까? 시즌을 구분하던 잣대인 소재는 물론, 이제 컬러마저 계절을 가리지 않고 혼용하는 것이 트렌드다. 봄이 돌아오면 겨우내 우중충하던 옷장에 화사한 생기를 더하던 파스텔 컬러는 이제 가을·겨울에도 키 컬러로 제 역할을 다하는데, 올가을에는 가녀린 소녀를 연상시키는 페일 핑크를 비롯해 민트, 바이올렛 등 캔디처럼 사랑스러운 색조가 대세다. 한편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재해석한 그린 컬러도 주목할 것. 네온빛이 감도는 그린 드레스를 선보인 엠포리오 아르마니와 델포조, 차분한 딥 그린 컬러 드레스로 여인의 자태를 표현한 닐 바렛과 발망, 그 밖에 그린 아우터를 중심으로 세련된 컬러 플레이를 펼친 미우 미우와 펜디를 참고한다면 그간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색이라 여기던 생각도 금세 달라질 테니!
Chanel
Rochas
Mugler
Accessories
프리폴 시즌, 여러 패션 하우스에서 아우터 아래로 하의가 보이지 않을 만큼 짧은 길이의 의상을 선보이며 ‘보다 다리를 많이 드러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삭스, 타이츠, 부츠 등 맨다리를 장식할 각종 아이템도 함께 유행할 전망이다. N°21, 필립 림, 로샤스는 샌들, 키튼 힐, 플랫 슈즈 등에 컬러풀한 양말을 신어 사랑스러움을 더했고 샤넬은 여배우의 매력적이고 우아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레이스 타이츠를, 구찌는 레트로 무드에 방점을 찍고자 원색의 타이츠를 택했다. 그 연장선상으로 허벅지 전체를 덮는 사이하이 부츠가 다시 주목받고 있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포인티드 토 슈즈는 약간의 과장을 더해 거의 모든 컬렉션에 등장했다. 그렇다면 핸드백은 각종 장식을 달아 과감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 플라워 모티브를 아플리케 처리하거나 퍼를 트리밍하고, 컬러풀한 가죽 조각을 패치워크하는 등 글램코어(glamcore)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