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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가치와 기술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브랜드 체험관은 이미 세계 곳곳에 포진해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오픈하며 이 행보에 동참했다.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자동차 브랜드 체험관’ 체험기.
현대 모터스튜디오 외관

자동차 하부까지 관찰할 수 있게 설치된 카 로테이터
Hyundai
모던 프리미엄의 또 다른 이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도산사거리에 지상 6층, 지하 1층 규모로 들어선 국내 최초의 자동차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이곳은 전시장이라고 부르기엔 미안할 정도로 층마다 각각의 컨셉이 명확한, 자동차 문화를 새롭게 창조하고 경험하는 창의적 공간이다. 1층은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현대미술 전시장, 2층은 2500권의 자동차 관련 서적이 들어찬 전문 도서관과 카페 폴바셋, 3층은 프리미엄 라운지, 4층은 장난감 자동차와 미술 도구를 구비해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키즈 라운지, 그리고 5층은 세계 랠리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차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물론 각 층에 모두 현대자동차의 신차 모델이 전시되어 있어 언제든 맘껏 구경하고 타볼 수 있다. 더구나 카 로테이터로 차를 공중에 매단 덕에 웬만해선 볼 수 없는 차의 하단부까지 자세히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몇 번이라도 만져볼 수 있어 ‘체험관’이라는 역할에 기본적으로 충실했다. 무엇보다 차별화되는 공간은 1층의 전시장과 3층의 키즈 라운지. 전 세계 첨단 현대미술 아티스트들의 창조성을 보여주는 1층에선 현재 영국의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UV의 대형 설치 작품 전시 <움직임의 원리 2>가 열리고 있다. 건물 밖 풍경까지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 유기적이고 인터랙티브한 작품에 빠져들다 보면 이곳이 갤러리인지 자동차 체험관인지 헷갈릴 정도. 부모들에겐 3층 키즈 라운지가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현대자동차의 키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친환경 소재로 만든 슬롯카 게임이 있고 전문 돌봄 교사까지 상주해 부모들은 자동차를 타보고 상담하고 결정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소비자의 소비 욕구를 자극할 뿐 아니라 자동차의 다양한 소재와 재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전시장인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지난 2월 삼성동 코엑스에 두 번째 체험관 ‘현대 모터스튜디오 디지털’을 열었다. 일상과 분리할 수 없는 자동차라는 테마를 라이프스타일과 연계해 모던 프리미엄 공간을 완성한 현대자동차. 그 덕분에 우리의 주말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글. 김이신(<노블레스> 피처 & 아트나우 팀장)
자동차 박물관 외관

아이들은 시가지를 재현한 코스에서 비틀 미니카를 몰며 실제 운전을 체험할 수 있다.

메인 전시장인 콘체른포룸 내부 전경

자동차 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비틀의 원조 모델
Volkswagen
폭스바겐 그룹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 주의 볼프스부르크에는 폭스바겐 그룹의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Autostadt)가 있다. 아우토슈타트는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폭스바겐 그룹 회장으로 일하던 1990년대 중반, 탁송료보다 많은 비용을 들이며 폭스바겐 본사까지 찾아와 새 차를 찾아가는 고객에게 힌트를 얻어 2000년 6월 오픈했다. ‘체험’이라는 주제로 건축가 군터 헨이 축구장 40개 크기의 부지에 디자인한 공간으로 메인 전시장과 자동차 박물관, 출고장, 400여 대의 새 차를 보관하는 아우토투룸, 폭스바겐 그룹 산하 브랜드를 홍보하는 파빌리온으로 구성했다. 개관 이후 평일에는 하루 5500여 명, 주말에는 1만5000여 명이 아우토슈타트를 방문한다고. 이곳엔 자동차가 탄생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 시설이 있는데, 특히 어린이들이 시가지를 재현한 코스에서 비틀 미니카를 몰며 교통신호 체계와 운전자의 의무를 배우는 교통안전 교실이 인기 만점이다. 연비, 안전, 험로 주행 등의 운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성인 대상 프로그램도 있어 그동안 궁금해한 운전 상식 등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 출고를 기다리는 수백 대의 차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는 20층 높이의 유리 타워인 아우토투룸도 흥미진진하다. 새 차를 인수하기 위해 쿤덴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의 새로운 애마를 보관하는 곳인데, 공장에서 완벽한 품질 검증을 마친 새 차지만 쿤덴센터 지하에서 전문 기술자가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피고 광택 작업을 한 뒤 이곳으로 옮겼다가 고객이 차를 찾으러 오면 내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단지 내 리츠 칼튼 호텔 숙박권과 아우토슈타트 투어를 패키지로 제공, 독일의 폭스바겐 고객 가운데 많은 이들이 가족 여행을 겸해 아우토슈타트에 와서 새 차를 찾아갈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폭스바겐 고객에게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병원을 나서는 부부의 설렘’을 전하고자 한 피에히의 소망은 이처럼 실현됐다. 독일 국민차로 시작해 오늘날 해마다 100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No.2 메이커로 폭스바겐 그룹이 올라선 배경 가운데 하나가 아우토슈타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글. 박영웅(월간 <자동차생활> 편집국장)
적색 벽돌 건물은 엔초 페라리가 태어나고 자란 생가. 더 정확하게는 엔초 페라리의 아버지 알프레도 페라리가 운영하던 자동차 정비공장이다. 페라리 경주차의 보닛을 모티프로 한 노란 지붕 건물은 전시 공간.

페라리 박물관 내부 전경

페라리 박물관 내부 전경

페라리 박물관 내부 전경

전시 공간에서는 엔초 페라리가 개발했던 각종 브랜드 경주차를 전시하거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Ferrari
프레스티지 카 브랜드의 역사, 엔초 페라리 박물관
이탈리아 북부의 소도시 모데나는 ‘슈퍼카의 성지(聖地)’지만 그런 명성에 현혹돼 어딜 가든 새빨갛거나 샛노란 슈퍼카가 득실댈 거란 상상은 금물이다. 모데나에 본사나 공장을 두고 있는 페라리와 부가티, 파가니 같은 슈퍼카 브랜드가 실제론 도심에서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기거하고 있는 탓이다. 그래도 모데나는 ‘슈퍼카의 성지’로 인정하고 방문할 만한 도시다. 마세라티 공장에서 택시로 5분 거리에 있는 ‘엔초 페라리 박물관(Museo Enzo Ferrari Modena)’ 때문. 2012년 엔초 페라리 생가 박물관(Museo Casa Enzo Ferrari)이라는 명칭으로 개관했으나 지난해에 리뉴얼과 함께 이름도 엔초 페라리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방문하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건 이 건물이 바로 네오퓨처리즘 건축 디자인으로 시대를 풍미한 체코 출신 건축가 얀 카플리츠키의 유작이기 때문. 초현대적 구조의 공간을 덮은 아치형 지붕은 페라리 하면 으레 떠올리는 빨간색 대신 모데나 시를 대표하는 노란색을 입어 더욱 발랄하고 경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매혹적인 건축물 옆에는 엔초 페라리의 생가(보다 정확하게는 그의 아버지 알프레도 페라리가 운영하던 정비 공장)를 개조해 만든 엔초 페라리 기념관이 있다. 최초의 페라리 개발 과정을 낱낱이 기록한 수첩, 페라리 엠블럼의 변천사 등을 말끔하게 정리해 이곳을 방문하면 페라리에 대한 지식을 마스터할 수 있다. 엔초 페라리는 아버지 알프레도가 1903년 구입한 드 디옹 부통 자동차를 보고 자동차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자동차 산업이 막 태동하던 1900년대 초에 차를 구입했을 정도면 그의 아버지도 상당한 재력가였을 터. 중요한 건 모데나에서 정비 공장을 운영하며 상당한 부를 축적한 아버지 덕에 엔초는 일찌감치 자동차에 눈을 떴고 후대가 기억하는 역사적 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 덕에 우리는 몇 년 전 전라도 구석진 서킷에서 F1 그랑프리를 직접 관람할 수 있었고,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그리고 맥라렌과 포르쉐가 벌이는 초유의 속도 경쟁을 생생히 목도할 수 있었다. 최근엔 박물관에서 마세라티 브랜드의 100년 역사를 되짚는 기획전 <마세라티 100-순수한 이탤리언 럭셔리 스포츠카의 한 세기>가 지난 1월까지 열렸다. 엔초 페라리 박물관이 프레스티지 카 브랜드의 역사를 관통하는 공간임을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글. 김형준(<모터 트렌드> 편집장)
BMW 파빌리온 1층 전경

브랜드를 드러내기 위한 상업성보다는 올림픽 파트너사로서 올림픽에 기여하는 부분을 강조한 BMW 파빌리온

브랜드를 드러내기 위한 상업성보다는 올림픽 파트너사로서 올림픽에 기여하는 부분을 강조한 BMW 파빌리온

BMW 파빌리온은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수상구조물 형태로 제작되었다.
BMW
올림픽 정신에 입각한 BMW 파빌리온
지금은 해체되어 볼 수 없지만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BMW가 만든 파빌리온은 브랜드의 정신만 강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람객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BMW 파빌리온은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워터워크스 강 위에 세운 수상 구조물이었다. 평범한 직사각형 구조물이지만 건물에 담긴 의미는 심오했다. 건물로 다가가 보면 양쪽 외벽에서 물이 흘러내린다. 폭포다. 워터워크스 강물이 벽면을 타고 흘러내리며 건물을 식히는 역할을 한다. 주요 전시 모델은 전기차 i3, i8와 E 스쿠터, 전기자전거 컨셉의 i 페델릭(Pedelec) 등 친환경 제품이다. 이쯤 되면 파빌리온의 컨셉을 ‘미래지향적 친환경’이라 생각할 만하다. 그런데 BMW가 내세우는 컨셉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외벽을 타고 흘러내린 물은 다시 강으로 돌아간다. 자연에서 받아들인 무언가로 이득을 얻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선순환, 그것이 ‘지속’이다. 파빌리온에 사용한 뼈대도 재활용도가 높은 강철이었다. 2층에는 삼각형 지붕을 얹은 개별 구조물 9개가 자리 잡았는데, 파빌리온 해체 후 시내 곳곳에 그늘을 드리우는 구조물로 기증했다. 반짝 나타났다 사라지는 파빌리온의 특성이 재활용을 통해 ‘지속’의 의미를 얻었다. 내부도 소박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온갖 첨단 기술을 통해 BMW를 알리지 않았다. 브랜드의 우월함을 뽐내기보다는 올림픽을 보기 위해 온 수많은 대중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파빌리온은 낮보다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무렵에 더욱 인상 깊고 강렬한 빛을 발해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전시 자동차는 런던 올림픽 지원 차였다. 그중 i 페델릭이 ‘물건’이었다. ‘Pedal Electric Cycle’의 약자인데, 탄소섬유를 사용해 만든 경량 자전거다. 자동차와 연계한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타고 도심 근처에 온 후, i 페델릭을 이용해 도심으로 들어간다는 구상의 일환이었다(실제로 i3의 트렁크는 i 페델릭을 접어 고정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올림픽 당시에는 200대를 운용했다. BMW 파빌리온에서는 ‘뻔한 상업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올림픽 파트너사로서 올림픽에 기여하고 있는 바를 적절히 드러내면서, BMW라는 기업의 실체와 가능성을 거부감 없이 표현했다. 높은 점수를 받아 마땅하다.
글. 성현재(<에스콰이어> 피처 에디터)
ⓒ Daimler AG
벤츠뮤지엄의 내부 전경

ⓒ Daimler AG
벤츠뮤지엄의 내부 전경

ⓒ Daimler AG
벤츠 뮤지엄에서는 역사 속 클래식 카들을 관람할 수 있다.

ⓒ Daimler AG
뮤지엄에서 열린 야외 공연에 많은 관객들이 참여했다.
Mercedes Benz
레전드 중의 레전드, 메르세데스 벤츠 뮤지엄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랜드 플랫폼인 이 뮤지엄은 125년 자동차 역사의 자취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공간이다. 벤츠 창업자인 카를 벤츠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부터 벤츠의 초창기 엔진을 얹은 최초의 이륜차와 마차,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 벤츠 클래식 카까지 160대에 달하는 자동차와 1500여 점의 전시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뮤지엄의 규모는 실로 방대하지만, 어쩔 줄 몰라 하며 우왕좌왕하지 않아도 된다. 동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전시 관람은 캡슐처럼 생긴 은색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꼭대기 층인 8층(0층부터 8층까지 9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에서 내려오며 과거부터 시간의 역순을 따라 체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건물의 중심 부분이 시원하게 뚫린 채 삼각형의 아트리움을 형성해 위에서 아래까지 실내 전체를 관통해 조망할 수 있다. 어느 부분 하나 막혀 있지 않은, 이중 나선형 구조의 경사진 경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된 듯한 묘한 기분에 빠져든다. 사진으로만 보던 역사 속 클래식 카와 함께 그 시대 독일의 사회적 환경을 보여주는 모형, 관련 간행물과 사진이 전시돼 있어 더욱 흥미롭다. 레전드 룸에선 자동차의 발명과 브랜드의 탄생부터 전설의 레이싱카 실버애로까지, 컬렉션 룸에선 교황 바오로 2세와 다이애나 비를 비롯한 국빈과 셀레브러티가 즐겨 타던 차와 소방차, 트럭, 버스 등 색다르고 특별한 벤츠 차량을 볼 수 있다. 제대로 보려면 족히 대여섯 시간은 할애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통과 현대, 미래의 면면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몇 차례 더 방문해야 할지도 모른다. 뮤지엄에서 보내는 시간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 가치 있는 체험의 순간임을 깨닫게 될 때, 부유한 이들의 전유물로만 비치던 벤츠의 이미지가 조금 다른 의미의 특별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세 꼭지 별의 위용 뒤에 역사 속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도록 흥미롭고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아이와 동행한다면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것을 권한다. 미니 투어링 레이스를 통해 자동차에 대한 흥미를 높여줄 수 있고, 뮤지엄 내 클럽을 가족과 함께하는 생일 파티 공간으로 무료로 제공한다.
글. 이정주(<노블레스> 리빙 & 뉴미디어 팀장)
Photo : HGEsch, Hennef
건물을 감싼 둥근 콘크리트가 주변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Photo : HGEsch, Hennef
건물을 감싼 둥근 콘크리트가 주변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Photo : HGEsch, Hennef
건물을 감싼 둥근 콘크리트가 주변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Photo : HGEsch, Hennef
포르쉐의 역동성과 유연성을 극대화시킨 포르쉐 파빌리온의 내·외부

Photo : HGEsch, Hennef
포르쉐의 역동성과 유연성을 극대화시킨 포르쉐 파빌리온의 내·외부
Porsche
드림카를 눈앞에서, 포르쉐 파빌리온
폭스바겐이 만든 자동차 왕국, 아우토슈타트에 2012년 새로운 파빌리온이 들어섰다. 폭스바겐 그룹에 새로 편입된 포르쉐 파빌리온이다. 호수를 향해 육중한 콘크리트 덩이를 던지는 듯한 형상은 그 자체만으로 아찔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포르쉐의 역동성과 유연성이 몸속에 스며든다. 경이롭게 뻗어나온 콘트리트 지붕은 금세라도 무너질 듯 아슬아슬하다. 그 아래 들어가 햇빛을 피할 수도 있지만, 콘크리트가 기둥도 없이 공중에 떠 있는 걸 생각하면 마음이 그리 편하진 않다. 누구는 이걸 우주선 같다고 하던데, 콘크리트 아래 서면 그런 공상과학적 생각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페르난디히 포르쉐 박사의 뼈저린 명언이 찍혀 있다. “드림카를 찾을 수 없어 직접 만들었다.” 어두컴컴한 통로를 지나면 은빛 포르쉐 물결이 눈앞에 펼쳐진다. 건물을 꿰뚫고 들어온 흰색 양탄자 위에서 은색 포르쉐 수십 대가 경주를 한다. 최초의 포르쉐 356 로드스터부터 1970년대를 힘차게 달려온 초창기 911, 포르쉐식 한정판의 진한 맛을 보게 해준 1986년식 959, 맨 앞줄에선 포르쉐의 기사회생을 이끈 포르쉐식 SUV, 카이엔과 포르쉐 최초의 4도어 세단, 파나메라가 나란히 달리고 있다. 그 앞에는 가장 최근에 만든 차 3대가 ‘은색으로’ 놓여 있다. 관람객이 마음대로 타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룸미러와 사이드미러 등에 포르쉐의 역사적 모델들이 달려오는 것처럼 비친다는 것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군터 헨이 의도한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포르쉐의 역사적 주인공들에게 추격당하는 느낌에 괜히 뿌듯해진다. 흰색 아스팔트를 주름잡는 은색 포르쉐들의 추격전이 꽤 볼만하다. 아우토슈타트에서 포르쉐 파빌리온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건물을 감싼 둥근 콘크리트가 주변 경관에 너무 잘 녹아들어 자칫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한번 눈에 들어오면 포근한 곡선과 경이로운 균형감, 혹은 아찔함의 조화가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전체에 직선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모두 아찔한 곡선으로 이루어졌다.
글. 장진택(<카미디어> 기자)
에디터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