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초여름, 오감을 깨우는 전시가 도시 곳곳에 펼쳐진다.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고 새로운 시선과 마주할 시간.지금 이 계절,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를 모았다.
KOREA

강강훈, All Things Pass, 2025. Courtesy of Johyun Gallery.
〈Kang Kang Hoon〉
조현화랑 서울, 서울
5월 16일 ~ 7월 13일
사진처럼 정밀한 환영 너머 실재와 재현, 유형과 무형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가 강강훈의 개인전. 그는 자녀의 얼굴을 담은 초상화를 통해 시간과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며, 세대 간 정서적 연결과 존재의 본질을 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상징하는 ‘목화’ 모티브와 인물화를 결합해 삶과 죽음, 부재와 기억의 층위를 은유적으로 풀어낸 대작 4점과 목화 소품을 선보인다. 절제된 색감과 마티에르는 초월적 세계를 향한 시적 사유를 경험하게 한다.

Anthony McCall, Between You and I, 2006.
〈Anthony McCall: Works 1972-2020〉
푸투라 서울, 서울
5월 1일 ~ 9월 7일
‘빛을 조각하는 작가’로 불리는 앤서니 매콜의 아시아 첫 개인전. 확장 시네마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그는 지난 50여 년간 빛, 시간, 공간, 관람객과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업 초기에 제작한 실험 영화부터 대표작인 ‘솔리드 라이트’ 연작까지 작가의 예술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작품을 공개한다. 특히 스튜디오 모형으로만 존재하던 신작 ‘스카이라이트’를 세계 최초로 실물 설치해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주목받는다.

Camilla Alberti, The Alchemy of Melted Bodies, Body 5, 2025.
〈The Mutable Line〉
지갤러리, 서울
6월 25일 ~ 7월 26일
이해반, 최수진, 카밀라 알베르티 등 여성 작가 3명이 참여하는 그룹전으로 ‘선(line)’이라는 개념을 통해 경계와 연결, 분리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자연과 인공, 개인과 사회, 인간과 비인간, 생과 사처럼 상반되는 영역 사이에 놓인 선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세 작가는 고유의 조형 언어로 이러한 선을 확장하고 교차시키며 경계 너머 새로운 연결 가능성을 시각화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구축한 조형의 리듬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사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Zhou Li, Mandala No.12, 2024~2025.
〈저우리 개인전〉
화이트큐브 서울, 서울
6월 26일 ~ 8월 9일
중국 작가 저우리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린다. 서양 현대미술과 중국 전통 서예의 영향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추상회화는 자신과 주변 세계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 회화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 속 끝없이 이어지는 선, 색의 파편, 반복되는 고리 형태는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 공간을 넘어 또 다른 차원과 연결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M/M(Paris), Alphastool (B,U,S,A,N)_1, 2008.
〈사랑/ 마법 ♥/ MABEOB M/ MAGIE〉
F1963, 부산
6월 4일 ~ 9월 14일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그룹 M/M(Paris)이 2017년 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 이후 7년 만에 다시 한국 관람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사랑’에 이어 ‘마법’을 주제로, 이미지의 힘과 상상력의 잠재성을 탐색한다. 마티아스 오귀스티니아크(Mathias Augustyniak)와 미카엘 앙잘라그(Michaël Amzalag)가 결성한 이 그룹은 음악, 패션, 미술,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기호와 패턴, 상징을 그들만의 시각언어로 재해석해왔다. 이번 전시는 6개 구역으로 나눈 공간에서 아트 포스터 250여 점과 함께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타로카드, 알파벳 스툴, 오페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유쾌한 시각적 여정을 이끈다.
WORLD

〈Walk the House〉 전시 전경. Courtesy of the Artist, Lehmann Maupin, Victoria Miro. Repurposing Supported by Genesis. © Do Ho Suh. Photo by Tate(Jai Monaghan).
〈Walk the House〉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런던, 영국
5월 1일 ~ 10월 19일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뉴욕, 런던 등을 배경으로 펼쳐온 지난 30여 년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건축과 공간, 신체, 기억의 관계를 대형 설치, 조각, 영상,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내며, 거주와 이동이라는 주제에 대한 작가의 깊은 사유를 전한다. 특히 이동과 해체, 재조립이 가능한 한옥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실제 거주했던 공간을 정교하게 재현한 신작들은 공간과 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탐구 결과를 오롯이 드러낸다.

Damien Hirst, Beautiful Temporarily Lost at Sea, Drawing, 2008.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 Bildrecht Vienna 2025.
〈Damien Hirst: Drawings〉
알베르티나 모던(Albertina Modern), 빈, 오스트리아
5월 7일 ~ 10월 12일
데이미언 허스트의 드로잉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로, 드로잉이 단순한 밑그림이 아니라 그의 예술 세계를 구성하는 핵심 매체임을 보여준다. 1980년대 이후 제작한 드로잉과 스케치를 시작으로, 관련 회화와 조각 작품을 함께 소개해 작가의 사유와 창작 과정을 입체적으로 좇을 수 있다. 특히 1994년 처음 선보인 회전 드로잉 머신과 이를 활용한 스핀 드로잉 시리즈는 이번 전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관람객은 실제 드로잉 머신과 작품을 함께 경험하며, 작가가 추구해온 ‘우연과 과정’이라는 창작 정신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

Mike Kelley, Eviscerated Corpse, 1989. Photo by My Matson / Moderna Museet. © Mike Kelley Foundation for the Arts / Bildupphovsrätt 2025.
〈Mike Kelley: Ghost and Spirit〉
스톡홀름 현대미술관(Modern Art Museum in Stockholm), 스톡홀름, 스웨덴
5월 5일 ~ 10월 12일
마이크 켈리의 작업은 인간 경험의 본질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20세기 후반 팝아트의 계보를 잇는 그는 1980년대 미국 문화를 날카롭게 비틀고 도발하는 방식으로 그 구조와 모순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그의 퍼포먼스 드로잉 ‘My Space’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 그룹 포르마판타스마가 금속 프레임의 미로 구조로 전시장을 설계했다. 전시장 중심부의 벨벳으로 감싼 방에서 관람객은 작가의 일기와 글을 통해 내면세계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그 후에 펼쳐지는 거대한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 그의 시선을 함께 따라갈 수 있다.

Rosa Barba, Charge, 2025. © Rosa Barba
〈Rosa Barba: The Ocean of One’s Pause〉
뉴욕 현대미술관(MoMA), 뉴욕, 미국
5월 3일 ~ 7월 6일
로사 바르바는 영화에 대한 개념적 탐구를 통해 영화를 건축적 매체로 바라보며 공간의 고유한 특성을 탐색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선 필름, 키네틱 조각, 사운드 작품을 포함해 작가의 지난 15년간 작업을 포괄적으로 소개한다. 영상 신작 ’Charge’가 중심을 이루고, 자연 풍경과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의 변화를 다루며 역사와 개인 서사 그리고 영상이 주는 감각적 경험이 중첩되는 순간을 연출한다. 또한 이 전시를 위해 타악기 연주자와 보컬리스트가 선보이는 라이브 퍼포먼스도 준비했다.

Carol Rama, Senza Titolo(Serpente), 1968. © Archivio Carol Rama, Torino
〈Carol Rama: The Tongue, The Eye, The Foot〉
애스펀 미술관(Aspen Art Museum), 애스펀, 미국
6월 6일 ~ 9월 7일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신의 삶과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 작품을 만들어온 카롤 라마. 인간의 신체와 그에 얽힌 심리적 의미를 들여다보는 전시로,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작가가 몸을 조각난 이미지로 표현하며 만들어낸 환상과 저항의 의미에 집중한다. 수채화, 조각, 추상회화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혀, 눈, 발 등 인체의 일부를 기이하고 강렬한 상징으로 그려냈다. 주사기, 의족, 인공 눈 등 의료 기구를 사용한 작품은 시대의 억압과 개인적 고통을 시각화해 그녀의 도전적인 시선과 함께 강한 울림을 전한다.
에디터 조인정(ijcho@noblesse.com)